안전불감증

안전불감증

치과병원 첫방문시에 접수를 하다보면 여러장의 서류를 작성해야하는 번거스러움을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 보았을것이다. 먼저 치료를 받는 환자가 자신임을 증명하기위한 개인정보에 관한 양식이 있다. 소셜넘버, 생년월일, 주소와 전화번호, 보험정보 그리고 때로는 운전면허증과 같은 중요한 개인정보를 묻는다.

그렇지않아도 이것저것 서류양식이 많은데 이와 같이 민감한 개인정보를 요구할때 병원측에서는 연방정부법안 HIPAA규정아래 환자의 권리를 알려주어야하고 환자의 싸인을 받아야하는 HIPAA양식을 법적인 의무로 받아야만한다.. 그 밖에 환자의 진료동의서및 그 병원의 policy등에 관한 환자의 동의를 묻는 양식들이 있기 마련이다. 대여섯장의 양식들을 대기실 한 귀퉁이 의자에 앉아 써내려가다 보면 정작 가장 중요한 환자의 건강내력서에는 대충 싸인만 하고 지나쳐버리는 환자들을 쉽게 볼수있다.

얼마전 임플랜트 수술이 필요한 어느 한 70대 여성환자의 골다공증처방약 복용내력을 알기위해 환자의 주치의와 전화통화를 한적이 있다. 경우에 따라 치과치료를 앞두고 환자의 건강상태를 정검하기 위해 치과에서는 주치의에게 협진을 요청하는것은 일반적인 관례이다. 환자가 가지고 있는 메디컬 컨디션이 치과치료를 받는데에 있어 위험요소는 없는지 사전에 주치의와 논의를 하는것은 환자의 안전과 성공적인 치료결과를 위해 필수이기도하다.

임플랜트에 관련된 수술환자가 주환자층인 까닭에 여느때처럼 환자의 주치의에게 협조를 요청했던터이다. 공교럽게도 이 경우에는 전화속 환자의 주치의가 내 가족의 주치의이기도 했다. 서로 안면이 있던터라 쉽게 협조를 받을수 있을꺼라 믿었던 내 예상은 짧은 시간안에 실망으로 되돌아왔다. “…(골다공증 처방약)그런약은 그 나이대 여자 환자들은 다 먹는거죠…. 이런일로 나한테 연락하는 치과의사는 닥터 리가 처음인거 알아요?” … 귀찮았었나보다. 메디컬 의사가 보기에는 치과의사가 입안이나 열심히 치료하지 골다공증까지 신경쓸 필요가 있냐는 말투였다. 그 주치의의 생각대로 치과치료의 대부분이 일일히 협진을 요구하는 그런 위험한 치료들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진을 요청할때에는 그럴만한 무엇인가가 있고 그것은 환자의 안위와 직결할수있는 사안이라는 사실을 이 의사는 모르고 있었나보다.

“Fosamax 처방하셨었나요?” 내 질문에 그 의사는 “…뭐… 다 그런거죠.” 기록을 살펴보지도 않는 성의없는 대꾸였다. “다 그렇다”, “ 거기서 거기다”라는 그의 표현은 코스코에 즐비하게 쌓여있는 영양제들을 보며 “어떤 브랜드를 사지?”할때 쓰는 말이 아닌가? 참고로 골다골증을 알약으로 2년이상 복용한 환자는 구강수술후 osteonecrosis 또는 “치골괴사”라는 병에 걸릴 위험이 높고 didronel,skelid,actonel,boniva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타 제약회사들의 골다골증 처방약들 보다 fosamax는 치골괴사의 원인이 되는 주성분이 타사 제품보다 2배나 더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골다골증치료에는 탁월한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구강수술후 치골괴사의 위험이 더욱 크다. 발치수술후 임플랜트 식립수술과 차후 그 주위에 정상적인 치골이 형성되는 과정속에 fosamax가 어떤 부작용을 끼치는지 알고는 있는지 의심스러웠다.

환자의 현재 상태를 파악하고 치료를 계획하는 커다란 퍼즐을 맞춰나아가는데 있어서 과거와 현재의 병력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조각이다. 입안에서 벌어지는 치아와 잇몸의 상태를 세부적으로 파악하기전에 우선적으로 파악이 필요한것은 환자의 신체 건강과 내력이다. 특히 임플랜트와 치주치료등 수술적인 치료가 요구되는 환자의 경우 그 중요함은 더욱 말할나위없다.

환자의 혈압과 심장질병내력, 현재 복용하고 있는 처방약목록등 크고 작음을 본인이 판단할것이 아니라 자질구레하다 싶은 작은내력까지도 의사에게 밝혀줌이 의료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당연한 상식으로 여겨지지만 실제로 모든 환자들의 인식이 반듯이 그러하지만은 못하다.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볼수있는 당뇨병 또한 만만하게 볼 병력이아니다. 당뇨환자는 치주염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2배나 높을뿐만 아니라 수술후 상처가 아무는 완쾌기간도 길다. 흔히 풍치라고 불리우는 치주염은 치아와 잇몸 틈바구니에 세균이 들어가 치주인대와 인접조직을 손상시키며 염증이 잇몸과 잇몸뼈 주변까지 진행된 경우를 말한다. 특히 당뇨환자에게 있어 치주염은 매우 위험한 질환이다.

당뇨환자는 세균에 대한 저항력과 면역력이 일반인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치주염이 심하면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더욱 높기 때문이다. 혈당이 일괄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한 환자에게는 아예 처음부터 임플랜트를 권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환자가 당뇨병이 있는지, 없는지 그리고 그에 대한 관리 여부를 환자와 주치의의 도움없이 치과의사 독단적으로 파악할수 없다는것은 새삼 강조할 여지도 없다.

치아와 잇몸은 혈관과 바로 맞닿아 있기 때문에 잇몸 틈바구니로 세균이 침투하면 곧바로 혈관을 따라 온 몸으로 이동하게 된다. 치주염과 심장질환 발병의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연구발표들은 이를 뒷받침하는 한 예일뿐이다. 인공치아를 이식하고 치주골과 조직을 재생하는 치과시술이 현실로 자리매김을한 오늘날의 치의학은 단순히 치아만을 치료하는 과거의 정의를 뛰어 넘어 구강건강을 통해 건강한 신체를 추구하는 의료과목으로 그 페러다임의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골다공증 처방약 전화통화후 곧 나는 내 가족주치의를 바꿨다. 환자의 안전에 불감증을 가진 의사에게 더 이상 내 가족의 건강을 믿고 맡길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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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제공 : 기분좋은 치과 이성훈 원장 425-582-8923

Shaun s. Lee, DDS.
Edmonds Implant & General Dentistry
www.edmondsimplan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