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의 피로를 풀자

세계 보건기구에서 ‘건강’을 정의할 때 등장하는 개념이 있다.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 건강이 바로 그것이다. 육체적으로 불편한 점이 전혀 없다 하더라도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건강한 상태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니 사회 구성원으로서 원만한 사회생활을 영위하지 못한다면 그것 또한 온전한 상태라고 말할 수는 없다. 같은 이유로 영적 건강도 매우 중요하다.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우선 육체적으로는 질병이 있는 상태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정신적인 상태도 마찬가지이다. 그럼, 질병은 왜 발생하는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는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로 피로를 꼽는다. 세계 보건기구는 ‘건강’의 정의를 내리고는 있지만 ‘피로’에 관한 설명은 자세하게 하고 있지 않다.

건강한 상태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우선 ‘육체적 건강’을 꼽을 수 있다. 육체적으로 피로가 쌓이면 당연히 건강을 잃는다. 육체적 피로는 어떻게 생기는가? 당연하지만 육체를 지나치게 썼을 때 피로는 쌓이게 마련이다. 육체노동자들, 농촌에서 사는 농부들이 대표적이다. 육체노동을 많이 하면 젖산이 많이 만들어져 세포 사이사이에 쌓인다. 피로한 정도에 따라 활성산소 역시 쌓이게 마련이다.

지속적인 육체노동과는 별개로 일시적으로 일을 많이 해도 당연히 육체적 피로를 느끼게 된다. 명절증후군이 바로 그런 예이다. 평소에 비해 갑자기 많은 일을 하게 되면 육체적 피로를 견디지 못해 병이 나고 스트레스가 쌓이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명절증후군인 것이다. 옛날 어른들은 너무 일을 많이 해서 건강을 해치고 몸이 상하는 경우가 많았다. 피곤하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활성산소의 양은 늘어난다. 피로가 누적되면 그야말로 병이되는 것이다. 그래서 피로가 병의 근원이라 불리는 것이다.

이런 경우, 각성제나 피로회복제 등을 먹으면 잠깐 반짝하는 효과는 있지만 사실, 근본적인 치료는 되지 않는다. 일을 많이 해서 쌓인 피로를 약으로 풀 수는 없다. 최선의 방법은 바로 잠을 자는 것. 잠을 충분히 자면 피로가 풀리고 몸의 상태가 회복된다,

문제는 요즘 현대인들의 잠자리 문화가 육체피로를 푸는 데 적절치 않다는 데 있다. 예전에는 뜨끈뜨끈한 온돌에 요와 이불을 깔고 잤다. 체온을 높여 혈액순환이 잘되는 까닭에 피로가 쉽게 풀리고는 했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가 있었다. 바로 ‘어둠’이다.

잠을 제대로 자려면 주위가 깜깜해야 한다. 예전에는 해만 지면 달빛에 의지하지 않는 한, 그야말로 주위가 깜깜하고 적막했다. 졸음이 쏟아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24시간 내내 그야말로 불야성을 이루는 환경이 대부분이다. 정전이 되지 않는 한 아파트 단지 내에 완벽한 소등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없다. 여기에 소음까지 곁들여진다면 수면의 질은 그야말로 최악일 수밖에 없다.

아무리 피곤해도 잠을 잘 자고나면 대부분의 피로는 풀리게 마련이다. 잠을 자지 못하는 고통만큼 큰 것도 없다. 그래서 제일 무서운 고문이 잠을 재우지 않는 것이라고 하지 않던가.

다시 강조하지만 피로를 풀어주는 약은 없다. 피로회복제에 의존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법이 아닌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내 잠자리를 살피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 필요하다면 수면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