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W 보고서 “워싱턴주 운전자 정보, ICE 이민 단속에 활용”…58건 체포 확인

워싱턴대학교(University of Washington·UW) 산하 인권센터가 워싱턴주 운전자 정보가 연방 이민 당국의 단속에 지속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개인정보 보호와 공공안전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

UW 인권센터는 최근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과 세관국경보호국(CBP)이 전국 법집행기관 정보공유망인 Nlets(National Law Enforcement Telecommunications System)를 이용해 워싱턴주 차량 및 운전자 정보를 조회한 뒤 최소 58건의 이민 단속 및 체포가 이뤄진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와 별도로 122건의 사례도 추가 확인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주는 ‘Keep Washington Working Act’ 등을 통해 주정부 기관이 민사상 이민 단속에 협조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UW 연구진은 연방기관이 Nlets 시스템을 통해 워싱턴주 차량등록 정보와 운전자 정보를 계속 조회하고 있으며, 실제 이민 단속에도 활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UW 인권센터의 안젤리나 고도이 소장은 “올해 1월 관련 보고서를 발표한 이후에도 같은 관행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문제의 전체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지만 매일 가족과 변호사, 지역사회 단체들로부터 새로운 제보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사례에서는 영장 없이 도로에서 체포가 이뤄졌고, 차량에 어린 자녀가 함께 타고 있었거나 물리력이 사용된 사례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연방 요원들은 먼저 차량번호를 조회한 뒤 워싱턴주 차량등록 시스템에서 소유주의 이름과 주소 등 정보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단속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CBP 계정을 이용한 차량번호 조회 기록과 워싱턴주 면허국(DOL)의 응답 자료를 제시하며, 차량 소유자의 이름과 주소 등이 제공된 사례를 공개했다.

연구진은 일부 ICE 요원들이 직접 계정 대신 CBP 계정을 활용해 정보를 조회한 정황도 확인했다며, “마치 다른 사람의 넷플릭스 계정을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조회가 이뤄진 지 수분 만에 해당 차량이 도로에서 정차되고 운전자가 체포된 사례도 여러 건 확인됐다고 밝혔다. 워싱턴주 면허국(DOL)은 Nlets를 전면 차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면허국은 Nlets가 이민 단속뿐 아니라 범죄 수사와 실종자 수색, 공공안전 업무 등 전국 법집행기관 간 정보 공유를 위한 핵심 시스템인 만큼 완전한 차단은 수사와 치안 유지에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밥 퍼거슨 워싱턴주지사 사무실도 현재 주민 개인정보가 부적절하게 활용되지 않도록 추가적인 제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워싱턴주가 이민자 보호 정책을 시행하고 있음에도 연방기관이 전국 정보공유 시스템을 통해 사실상 동일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운전자 정보가 민사상 이민 단속에 활용되는 것은 주법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주장하는 반면, 주정부와 일부 법집행기관은 Nlets가 범죄 수사와 공공안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스템인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UW 인권센터는 추가 사례 분석을 계속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워싱턴주의 운전자 정보 보호 정책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