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적은 워싱턴 동쪽으로…야키마강 협곡에서 만나는 늦가을 풍경

엄태넘 크릭 휴양지 근처의 야키마강

시애틀의 잦은 비를 피해 가을 나들이를 떠나고 싶다면 캐스케이드산맥 동쪽의 야키마강 협곡(Yakima River Canyon)을 찾아볼 만하다. 화려한 단풍 숲 대신 금빛 풀밭과 바위 절벽, 강물이 어우러진 풍경이 펼쳐진다. 차로 협곡을 따라 이동하며 전망을 즐기고, 강변 휴양지에서 짧게 산책할 수 있어 가족 당일치기 코스로도 적합하다.

시애틀에서 출발하는 당일 코스

시애틀에서 I-90 동쪽 방향으로 엘렌스버그까지 이동한 뒤, 821번 도로(Canyon Road)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 협곡으로 들어선다. 움타넘 휴양지는 엘렌스버그에서 남쪽으로 약 16마일 떨어져 있다. 협곡을 따라 야키마까지 내려간 뒤에는 I-82와 I-90을 이용해 시애틀로 돌아오는 순환 코스를 잡을 수 있다.

운전 시간이 긴 편이므로 오전 일찍 출발하고, 여러 곳을 서두르며 둘러보기보다 움타넘에서 산책한 뒤 경관도로를 따라 여유 있게 이동하는 일정이 알맞다. 11월에는 해가 일찍 지고 기온도 낮아질 수 있으니, 출발 전 날씨와 도로 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야키마강 협곡은 비 내리는 서부 워싱턴의 숲과는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늦가을의 탁 트인 하늘과 강, 바위산을 바라보며 잠시 쉬어가고 싶을 때 선택할 만한 조용한 동쪽 여행지다.

엘렌스버그와 야키마를 잇는 27마일 협곡

야키마강 협곡은 엘렌스버그와 야키마 사이에 약 27마일 이어진다. 강은 완만한 사막 언덕과 현무암 절벽 사이를 굽이쳐 흐르고, 일부 절벽은 높이가 2,000피트가 넘는다. 협곡을 따라 이어지는 주립 경관도로(Yakima River State Scenic Byway)에는 움타넘(Umtanum), 루마 크릭(Lmuma Creek), 빅 파인스(Big Pines) 등 여러 강변 휴양지가 있어 차를 세우고 주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지역은 시애틀보다 비가 적은 편이다. NOAA의 1991~2020년 기후 평균을 바탕으로 한 자료에서 11월 강수량은 야키마 공항이 약 0.9인치, 시택 공항은 약 6.3인치로 나타난다. 다만 이는 두 관측 지점의 장기 평균이므로, 실제 협곡의 날씨나 당일 상황을 보장하는 수치는 아니다.

강 위의 다리와 전망대를 걷는 움타넘

가족 나들이의 중심 장소로는 미 국토 관리국이 관리하는 움타넘 휴양지를 추천한다. 주차장에서 강변 길을 따라가면 야키마강을 가로지르는 보행자 다리와 전망 지점이 나온다. 긴 등산을 하지 않아도 강과 협곡을 가까이서 볼 수 있으며, 휴양지에는 피크닉 테이블과 화장실도 마련돼 있다. 하루 이용료는 5달러다.  움타넘을 포함한 강변 휴양지에는 식수가 없고, 협곡 일부에서는 휴대전화 신호가 제한적이다. 물과 간식은 미리 준비하고, 바람이 불거나 기온이 떨어질 때 입을 겉옷도 챙기는 것이 좋다.

11월의 야키마강 협곡은 단풍 명소와는 풍경의 결이 다르다. 붉고 노란 잎이 산 전체를 물들이기보다, 마른 언덕의 황금빛 풀과 강변의 나무, 어두운 현무암 절벽이 어우러진다. 맑은 날에는 탁 트인 하늘과 강의 대비가 선명해 사진을 찍거나 천천히 드라이브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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