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는 왜 자꾸 멈추나…워싱턴주 페리의 구조적 위기
숙련 인력 부족·초과근무·노후 선박 겹쳐…대규모 결항은 예고된 경고음

워싱턴주 페리(WSF) 운항이 5일 아침 대규모로 차질을 빚었다. 엔진실 근무자 23명이 병가를 내고 대체 가능한 자격 보유 인력도 투입되지 못하면서, 운항 중인 18척 가운데 13척이 멈췄다. 시애틀-베인브리지, 에드먼즈-킹스턴, 포트타운센드-쿠프빌, 포트런트러로이-배션-사우스워스 노선 등은 한때 운항이 중단됐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단순한 집단 병가 문제로만 볼 수는 없다. 워싱턴주 페리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숙련 선원 부족, 대규모 퇴직, 긴 교육·자격 취득 과정, 초과근무, 노후 선박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날의 결항은 오랜 운영 취약성이 한꺼번에 드러난 사례다.
병가를 낸 엔진실 직원들은 해양기관사노조(Marine Engineers’ Beneficial Association·MEBA) 소속이다. 다만 워싱턴주 법은 주 페리 직원의 파업이나 업무중단을 금지하고 있어, 이를 공식 파업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당국은 병가와 대체 인력 부족의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엔진실 근무자는 일반 인력으로 즉시 대체할 수 없다. 미 해안경비대 자격, 해상 경력, 안전 교육과 승급 과정이 필요하다. 신입 선원이 선장 자격까지 가는 데는 최대 10년이 걸린다. 민간 해운업계와도 숙련 기관사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노조는 임금이 민간보다 경쟁력이 낮고,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초과근무가 피로와 이직을 부른다고 주장한다. 반면 페리 당국은 수석 기관사의 기본급이 연 15만7천달러이며, 초과근무와 복리후생을 포함하면 연 35만달러 이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보수 수준보다도, 숙련도와 책임에 걸맞은 근무 여건인지가 노사 갈등의 핵심이다.
인력 부족은 이미 페리 운항의 가장 큰 변수였다. 2023회계연도 1분기 전체 취소 운항의 60.5%가 승무원 부족 때문이었다. 인력이 부족하면 초과근무가 늘고, 피로와 이직이 다시 인력난을 키우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노후 선박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선박 한 척이 고장이나 정비로 빠질 때 대체 선박과 대체 승무원이 함께 있어야 정상 운항이 가능하다. 지금의 시스템은 이 두 가지 여유가 모두 부족하다.
워싱턴주는 채용·교육 확대와 새 선박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단순한 충원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자격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과로를 줄이며, 예비 선박까지 갖춰야 페리가 하루아침에 멈추지 않는 교통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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