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서 자란 안내견 200마리…배숀섬의 특별한 25년
중·고교생이 수업 함께하며 미래 안내견 훈련
25년간 200마리 이상 양성…학생들은 책임감·자신감 배워

워싱턴주 배숀 아일랜드의 중·고등학교에서는 교실과 복도를 오가는 특별한 ‘학생’을 만날 수 있다. 바로 훗날 시각장애인의 눈이 될 안내견 후보 강아지들이다.
학생들이 강아지와 함께 수업을 들으며 직접 돌보고 사회화 훈련까지 담당하는 이 프로그램은 비영리단체 ‘가이드 독스 포 더 블라인드(Guide Dogs for the Blind)’와 지역 학교의 협력으로 25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배숀에서 길러진 안내견 후보 강아지만 200마리가 넘는다.
프로그램은 배숀 주민 샤 필립스에서 시작됐다. 필립스는 13세 때 처음 안내견 후보 골든리트리버를 키웠고, 이 강아지는 이후 텍사스의 시각장애인을 위한 실제 안내견이 됐다.
세월이 흘러 아들이 6학년이 되자 어머니처럼 안내견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 했다. 당시 배숀중학교에서 근무하던 필립스는 교장과 교육감에게 강아지를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훈련시키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학교 측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2000년 초 첫 안내견 후보 강아지가 학교에 들어왔다. 이후 프로그램은 배숀고등학교까지 확대됐고 학생회(ASB) 산하 클럽으로 자리 잡았다.
참여 학생은 가족과 함께 신청하고 가정환경 확인 절차를 거친다. 어린 강아지는 배변훈련과 기본 사회화를 마친 뒤 학생과 함께 교실에 들어간다. 학생들은 일주일에 두 차례 모임을 갖고 사회화 훈련과 목줄 사용, 그루밍, 기본 행동 교육 등을 배운다.
지난 학년도 말에는 중·고교생과 성인 자원봉사자들이 배숀 전역에서 13마리의 안내견 후보 강아지를 키우고 있었다. 프로그램의 또 다른 성과는 학생들의 변화다. 학생들은 훈련 중인 강아지를 다른 사람이 만지거나 방해하려 할 때 직접 상황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해야 한다.
필립스는 평소 사람과 눈을 맞추기도 어려워하던 학생들이 안내견을 키우면서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표현하고 리더십과 자신감을 갖게 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고 말했다. 안내견 프로그램은 이제 학교를 넘어 배숀 지역사회 문화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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