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한인 입양인 첼시 리, 영국해협 단독 횡단 성공
14시간 3분 동안 영국서 프랑스까지 완영…한국 출신 여성 최초 기록으로 알려져

시애틀에 거주하는 한인 입양인 첼시 리가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영국해협을 단독으로 헤엄쳐 건너는 데 성공했다. 리는 지난 7월 23일 영국 도버의 셰익스피어 비치에서 출발해 프랑스 푸앵트 드 라 쿠르트뒤느 해안에 도착했다. 횡단에 걸린 시간은 14시간 3분이었다.
이번 도전에는 호위선 아나스타샤가 동행했다. 롭 톰프슨이 배를 조종하고 멜리사 케글러가 지원팀을 이끌었으며, 아일랜드하이디와 피카부오션 등이 리의 완영을 도왔다.
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영국에서 프랑스까지 수영으로 건너는 목표를 이뤘다고 알렸다. 소식을 공개한 날은 1926년 여성 최초로 영국해협 횡단에 성공한 미국 수영선수 거트루드 에덜리의 기록이 세워진 지 100년이 되는 시점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리는 뜻깊은 시기에 자신의 도전을 돌아볼 수 있어 영광이라며, 알려진 기록을 기준으로 한국 출신 여성 가운데 처음으로 영국해협을 단독 횡단한 사실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고 밝혔다. 한국계 수영선수 가운데서는 ‘아시아의 물개’로 불린 고 조오련 선수가 1982년 8월 영국해협을 9시간 35분 만에 건넌 기록이 있다. 첼시 리의 완영은 한국계 여성으로서는 처음 확인된 사례로 알려졌다.
미국 중서부의 타인종 가정에 입양돼 성장한 리는 어린 시절 자신과 닮은 롤모델을 접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후 시애틀로 이주해 야외 장거리 수영 공동체에서 소속감을 찾았지만, 이 분야에서도 자신과 비슷한 배경과 외모를 지닌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도전은 리가 자신의 한국인 정체성과 다시 연결되는 과정과도 맞닿아 있다.

리는 약 10개월 전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접한 것을 계기로 한국 문화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후 한국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한국어 공부와 한식 요리 수업에도 참여했다. 케이팝 그룹 가운데서는 스트레이 키즈를 가장 좋아하게 됐다고 전했다. 장시간 이어진 훈련과 실제 해협 횡단 과정에서도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스트레이 키즈의 음악이 힘이 됐다.
리는 ‘골든’, ‘소셜 패스’, ‘두 잇’, ‘런 잇’ 등의 노래가 훈련과 횡단 과정에서 마주한 어려움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 문화 콘텐츠와 음악을 통해 장벽을 넘어 인정과 수용을 얻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깊이 공감했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자신의 경험을 공개하는 일을 망설였지만, 자신과 같은 배경을 가진 사람이 비슷한 도전에 나서는 모습을 보기 어려웠던 경험이 혼자만의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리는 자신의 도전이 한국 여성과 한국계 미국인 여성, 한인 입양인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더 많은 사람이 힘들지만 매력적인 야외 장거리 수영의 세계에서 자신과 닮은 모습을 발견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리는 이번 영국해협 횡단에 대해 지금까지 경험한 일 가운데 가장 멋진 동시에 가장 힘든 도전이었다며, 끝까지 완주한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