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튼 번호판 인식 카메라 놓고 논란…주민들 “계약 종료해야”

렌튼시가 운영해 온 자동 차량번호판 인식 카메라를 둘러싸고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주민과 시민단체들은 카메라를 물리적으로 가리고 운영업체와의 계약도 종료하라고 요구하는 반면, 경찰은 범죄 수사와 실종자 수색에 필요한 장비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자동 차량번호판 인식기(ALPR) 운영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지난 17일 렌튼시청 앞에서 시위를 열고, 플록 세이프티(Flock Safety) 카메라의 완전한 철거와 계약 종료를 촉구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집회 후 렌튼시의회 회의에도 참석해 대규모 감시와 개인정보 수집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렌튼 경찰은 주요 교차로와 도로에 약 24대의 플록 카메라를 설치해 운영해 왔다. 이 카메라는 통과하는 차량의 번호판뿐 아니라 차종과 색상, 이동 시간과 장소 등의 정보를 자동으로 촬영해 저장한다. 경찰은 수집된 정보를 이용해 도난 차량이나 범죄 현장에서 목격된 차량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반대 주민들은 이 같은 기능이 영장 없이 개인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데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이민자를 비롯해 낙태 등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주민과 집회 참가자의 이동정보가 다른 수사기관이나 연방기관에 제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논란은 워싱턴대학교 인권센터 연구진이 플록 시스템의 정보 공유 문제를 지적하면서 더욱 커졌다. 연구진은 미 국경순찰대가 플록 네트워크를 통해 렌튼을 포함한 워싱턴주 일부 경찰기관의 차량번호판 정보에 접근한 사례를 확인했다. 렌튼시와 경찰의 승인을 받지 않은 접근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렌튼 경찰은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한 뒤 플록 시스템을 통한 외부기관과의 정보 공유를 중단했다. 이후 워싱턴주에서 차량번호판 정보의 수집과 사용을 제한하는 운전자 개인정보보호법이 제정되자 시스템 운영 전반을 다시 검토했다.

새로 시행된 워싱턴주법은 번호판 인식정보를 중범죄와 중대한 경범죄 수사, 도난 차량 및 체포영장 대상자 관련 차량 수색, 실종자·위험에 처한 주민 발견 등의 목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렌튼시는 앞으로 주민설명회를 열어 경찰의 번호판 인식 기술 사용 방식과 개인정보 보호 대책을 설명할 예정이다. 플록 세이프티와의 계약을 계속 유지할지는 아직 최종적으로 결정되지 않아 사생활 보호와 공공안전 사이의 논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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