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입양 작가 질 경, 시애틀 아트페어서 삶과 정체성 담은 목조 작품 선보여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된 한인 목조 작가 질 경(Jill Kyong)이 시애틀을 대표하는 국제 현대미술 행사인 ‘2026 시애틀 아트페어(Seattle Art Fair)‘에서 자신의 삶과 정체성을 담아낸 작품들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이다호주 모스코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질 경은 목재를 주재료로 인간의 관계와 공동체, 기억, 상실, 회복 등을 탐구하는 작업으로 알려진 작가다. 이번 시애틀 아트페어에서는 부스 A24에서 대표작들을 전시하며 국내외 미술 관계자들과 관람객들을 만나고 있다.

질 경은 한국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미국으로 입양됐다. 최근에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친생가족을 찾았으며, 친생모와 연락이 닿아 올해 11월 한국에서 첫 만남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시간 자신의 정체성과 가족의 의미를 작품 속에 담아온 작가에게 이번 상봉은 작품 세계에도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대표작인 ‘Holding Space’를 비롯해 ‘Between’, ‘Between the Cliffs’, ‘Falling Stones’, ‘For Good’, ‘Memories of Roses’ 등 다양한 작품이 소개된다.

특히 ‘Holding Space’는 비어 있는 둥지와도 같은 형태를 통해 비워진 공간과 그 공간을 채우는 기억, 관계의 의미를 표현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나무를 깎아 만든 작은 조형 요소들을 반복적으로 배치하는 질 경 특유의 작업 방식은 가족과 공동체의 연결, 때로는 단절과 고립을 상징하며, 입양인으로 살아온 자신의 경험과도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다.

목재가 가진 따뜻한 질감과 자연스러운 결을 살린 작품들은 화려한 색채보다 여백과 구조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기며, 삶 속에서 잃어버린 기억과 다시 이어지는 관계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질 경은 미네소타대학교 트윈시티 캠퍼스에서 조각과 금속주조를 전공했으며, 두 자녀를 키우는 동안 한동안 작품 활동을 쉬기도 했지만 목공 작업을 꾸준히 이어왔다. 이후 본격적으로 작가 활동을 재개하며 미국 서부를 중심으로 다양한 전시에 참여했고, 보이시 미술관 아이다호 트리엔날레 심사위원상을 비롯해 여러 전시를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한편 올해로 10회를 맞는 시애틀 아트페어는 7월 23일부터 26일까지 시애틀 루멘 필드 이벤트센터에서 열린다. 태평양 북서부를 대표하는 국제 현대미술 행사로 자리 잡은 이번 아트페어에는 세계 각국의 갤러리와 작가들이 참가해 회화, 조각, 설치, 섬유예술 등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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