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유명 레스토랑 파업, 업계 위기의 민낯 드러냈다

시애틀을 대표하는 레스토랑 가운데 하나인 ‘더 월러스 앤드 더 카펜터(The Walrus and the Carpenter)’의 파업 사태가 노사 잠정 합의로 일단락됐지만, 이번 사태는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시애틀 외식업계가 직면한 구조적 위기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제임스 비어드상을 수상한 셰프 르네 에릭슨이 운영하는 시 크리처스(Sea Creatures) 그룹의 대표 레스토랑인 이곳은 임금과 복리후생, 그리고 기존 팁 제도를 폐지하고 음식값의 22%를 서비스 요금으로 부과하는 정책을 둘러싸고 1년 넘게 노사 협상을 벌여왔다.

협상이 결렬되면서 직원들은 파업에 들어갔고, 회사는 대체 인력을 투입해 영업을 이어가다 고객 안전 문제를 이유로 이틀간 임시 휴업했다. 이후 노사는 잠정 합의에 도달하면서 영업을 재개했다. 하지만 이번 갈등의 근본 원인은 노사 문제만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 크리처스는 공개서한을 통해 월러스 앤드 더 카펜터가 지난해 약 78만7,000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그룹 전체로는 약 1,000만 달러의 부채를 안고 있다고 공개했다. 회사 측은 식재료 가격 상승과 인건비 증가, 고객 감소가 경영 악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기존에는 고객이 자율적으로 남긴 팁(Tip)이 서버들의 주요 수입원이었지만, 회사가 음식값에 22%의 서비스 요금을 의무적으로 부과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면서 일부 직원들의 실제 수입이 오히려 줄었다고 주장했다. 고객이 내는 서비스 요금은 회사가 직원들의 임금과 복리후생 등을 위해 일괄 관리·배분하기 때문에, 예전처럼 서버들이 팁을 직접 받던 방식보다 소득이 감소한 직원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번 사례는 최근 시애틀 외식업계 전반에서 나타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팬데믹 이후 식재료와 임대료, 보험료가 크게 오른 데다, 시애틀의 높은 최저임금과 인건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레스토랑들의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영업은 활발해 보여도 실제로는 적자를 감수하며 운영하는 식당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일부 업소는 팁 대신 서비스 요금을 도입하거나 운영 시간을 줄이고, 메뉴를 축소하거나 카운터 주문 방식으로 전환하는 등 새로운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동시에 문을 닫는 레스토랑도 계속 늘고 있어, 시애틀의 외식업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파업이 한 레스토랑만의 문제가 아니라 높은 운영비와 인건비, 소비 둔화가 동시에 겹친 시애틀 외식산업의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보고 있다. 유명 레스토랑조차 경영난과 노사 갈등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앞으로도 서비스 요금과 임금 체계를 둘러싼 논의는 시애틀 외식업계의 중요한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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