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소매 절도 ‘미국 최악’…효과 입증된 대응사업도 예산 삭감으로 중단

워싱턴주가 미국에서 소매 절도 피해가 가장 심각한 주로 평가받는 가운데, 효과가 입증된 절도 대응 시범사업이 예산 삭감으로 중단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워싱턴주는 인구 대비 소매 절도 피해 규모가 전국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절도 피해액은 전국 3위, 절도 발생 건수는 2위를 기록했으며, 종합적으로 소매 절도 영향이 가장 심각한 주로 평가됐다.

전문가들은 최근 조직적인 소매 절도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일부 마약 중독자들이 하루 수백 달러에서 많게는 1,500달러 상당의 물품을 훔쳐 장물업자에게 넘기고, 그 대금으로 펜타닐과 메스암페타민 등 마약을 구입하는 범죄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실태는 워싱턴주 상무부가 지난해 킹카운티와 스노호미시카운티, 스포캔카운티에서 실시한 조직적 소매 절도 시범사업에서도 확인됐다. 5개월 동안 접수된 조직적 소매 절도 신고는 모두 5,868건이었지만, 실제 경찰이 출동한 사례는 402건에 그쳤다.

KIRO 뉴스라디오 진행자인 찰리 하저는 이를 단순히 경찰의 대응 부족으로만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주는 주민 1,000명당 경찰관 수가 1.38명으로 전국 평균인 2.31명보다 크게 낮아 미국에서 경찰 인력이 가장 부족한 주라는 설명이다.

시범사업은 전담 검사 배치와 수사기관 간 협력을 통해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 킹카운티 검찰은 전담 검사를 운영하면서 6개월 동안 소매 절도 사건 142건을 기소해 이전보다 약 2.5배 많은 사건을 처리했다. 워싱턴주 상무부도 사업 평가에서 해당 프로그램을 “매우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시범사업 예산은 지난해 종료됐으며, 올해 주의회가 50만 달러 규모의 예산을 다시 편성했지만 밥 퍼거슨 주지사는 주 재정 적자를 이유로 해당 예산을 최종 예산안에서 제외했다.

하저는 현재 시행 중인 약물 중독 치료 연계 프로그램의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시범사업에서는 치료 프로그램 참여 대상자 1,194명 가운데 검찰이 실제로 치료를 제안한 인원은 323명이었으며, 이 중 치료를 받아들인 사람은 142명에 그쳤다.

소매 절도 문제는 단순히 상점의 손실에 그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매업체들은 절도 피해에 따른 손실을 상품 가격에 반영하고 있으며, 도난을 막기 위해 공구와 의약품, 생활용품 등을 잠금 진열장에 보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반 소비자들은 물건 하나를 구입하기 위해 직원을 불러야 하는 등 쇼핑 과정에서 불편을 겪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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