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굴 양식업계, ‘유령새우’ 퇴치 새 해법 찾았다…진동 압축 기술 주목

워싱턴주 굴 양식업계가 수년째 골칫거리로 여겨온 ‘유령새우(Ghost Shrimp)’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방법으로 ‘진동 압축’ 기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워싱턴대학교(UW) 연구진은 최근 독성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도 유령새우 개체 수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새로운 기계적 방제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유령새우는 워싱턴주 남서부의 윌라파 베이와 그레이스하버 지역의 갯벌에 서식하는 토착종으로, 굴 양식장 바닥을 끊임없이 파헤치며 퇴적물을 뒤섞는다. 이 과정에서 굴이 진흙 속에 묻혀 질식하면서 대량 폐사가 발생하고 있다.

워싱턴주의 굴 산업 규모는 연간 약 2억7,000만 달러에 이르지만, 유령새우 개체 수가 급증하면서 상당수 양식장이 생산량 감소와 경제적 손실을 겪고 있다.

태평양 조개류 양식업체인 퍼시픽 셸피시(Pacific Shellfish)의 지역 운영 책임자인 카일 디어콥은 “유령새우는 작은 개가 땅을 파는 것처럼 계속 퇴적물을 뒤집어 놓는다”며 “수만 달러 상당의 굴 종패와 투자금이 그대로 진흙 속에 묻혀 사라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굴 양식업계는 1960년대부터 살충제인 카바릴(Carbaryl)을 사용해 유령새우를 방제해 왔다. 그러나 해당 약제가 2013년 사용 중단됐고, 이후 대체 약제인 이미다클로프리드(Imidacloprid)를 사용하려 했으나 환경단체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이미다클로프리드는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 농약으로, 벌과 조류, 연어, 게 등 다양한 생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결국 워싱턴주 생태부는 2018년 사용을 금지했고, 양식업계가 제기한 소송도 패소로 끝났다. 이후 업계와 연구진은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한 연구를 이어왔다.

이번에 주목받는 진동 압축 기술은 대형 콘크리트 공사 현장에서 사용하는 장비 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연구진은 진동 장치를 장착한 플랫폼을 갯벌 위에서 이동시키며 퇴적층 내부의 산소를 제거하고 토양을 단단하게 압축했다.

연구를 주도한 워싱턴대학교 생물학과 제니퍼 루싱크 교수는 “유령새우가 굴을 파고 숨어 사는 습성이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했다”며 “토양을 충분히 압축하면 새우들이 다시 굴을 파지 못한 채 지하에 갇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진동 압축 기술은 유령새우의 72~98%를 제거하는 효과를 보였다. 사멸한 새우는 자연적으로 분해되며, 갯벌은 다시 굴 종패를 뿌릴 수 있는 상태로 복원된다.

다만 연구진은 대규모 상용화에 앞서 장비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이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추가로 검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유령새우를 먹이로 삼는 회색고래 등 다른 생물종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연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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