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생존학생 70여명 합동분향소 찾아

세월호 침몰사고 당시 목숨을 건진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 75명 가운데 70명이  합동분향소를 찾아 먼저 간 친구들을 조문했다. 

30일 오후 2시20분께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세월호 생존 학생들은 퇴원하자마자 6대의 버스를 나눠 타고 경기도 안산시 초지동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정부 합동분향소에 도착했다.

흰색 와이셔츠에 검은색 바지 차림의 남학생들과 하얀색 블라우스에 검은색 치마를 입은 여학생들은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버스에서 차례로 내렸다. 왼쪽 가슴에는 모두 실종된 친구들의 생환을 염원하는 노랑 리본을 정성스럽게 달고 있었다.

인파가 몰려 있는 것을 본 학생들은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살아와 줘서 고맙다’는데도, 학생들은 마치 죄인인 양 고개를 숙이고 분향소 안으로 들어갔다. 

자원봉사자들이 나눠준 꽃 한 송이씩을 받아들고 분향소에 들어선 학생들의 눈에 친구들의 모습이 들어왔다. 정겨웠던 친구 158명과 다정했던 4명의 선생님 영정을 따라 20여m 정도를 걷던 학생들은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떨리는 손으로 친구의 영정에 꽃송이를 바치던 일부 학생들은 오열하기도 했다. 

영면한 친구 158명은 서럽게 울고 떠나는 친구들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듯했다. 상처입은 푸른 청춘들이 피워보지도 못하고 진 꽃들을 애도하는 안타까운 조문은 17분여 만인 오후 2시37분께 끝났다.

이날 조문을 한 세월호 생존 학생들은 그동안 사고의 충격으로 큰 정신적 고통을 겪어왔다. 사고 초기 극도의 불안감과 자책감에 시달렸다는 게 병원 관계자들의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