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참사 사흘째’ 선체 진입 구조-인양작업 급물살…선장·항해사 3명 영장 창구

수학여행, 축제 잇단 취소…단원고 교감 자살
475명 중 28명 사망, 268명 실종, 179명 구조

 ‘세월(SEWOL)’호 침몰사건이 발생한 지 사흘째인 18일 잠수요원들이 선체 진입과 공기 주입에 성공하면서 수색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러나 진입로 확보에 난항을 겪으면서 생존자 구출이나 사망자 추가 발견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선장 이준석(69)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각급 학교에서는 수학여행을,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축제를 속속 취소했다.
475명의 탑승자 중 300명 가까운 인원이 숨지거나 실종된 가운데 희생자들에 대한 장례도 개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학여행 학교의 교감이 목매 자살하는 일까지 발생하면서 파장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숨가쁜 선체 내부 진입
오후 3시38분께. 해경구조대 소속 잠수요원들이 2층 화물칸의 문을 여는데 성공했다. 오후 2시26분부터 선체 수색에 나서 화물차칸 문위치를 확인, 두 차례 문을 여는데 실패한 끝에 결국 성공했다. 잠수요원들은 앞서 이날 오전 11시19분께부터 선내 식당까지 공기주입 통로를 확보해 공기 주입을 시작했다. 대형 공기주머니도 설치됐다.
그러나 화물의 무게 등으로 선체가 해저 밑바닥으로 완전 침몰하면서 선내 수색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색 당국은 경비함정 108척, 민간 어선과 관공선 60여 척, 대형 크레인 4대(1대 예정), 잠수요원 등 구조 인력 535명을 투입,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펴고 있다. 
◇합수부, 선장 3차 조사…조만간 영장 청구
검·경 합수부는 이날 3차 조사를 토대로 선장 이준석(69)씨와 사고 당시 운항 책임자인 3등 항해사 박모(26)씨 등 핵심 승선원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씨는 지난 16일 오전 10시31분께 진도군 조도면 해역에서 완전 침몰한 청해진해운 소속 6825t급 세월호 선장으로 조타실을 비운 채 운항 지휘를 3등 항해사인 박씨에게 맡기는 등 운항관리규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3등 항해사 박씨는 사고지점 변침(變針·선박이 진행하는 방향을 트는 것) 과정에서 운항 미숙으로 세월호를 침몰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합수부는 이들이 침몰 과정에서 승객들을 두고 먼저 빠져 나가고 부적절한 선내 방송으로 탈출을 지연시킨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합수부는 이들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 선박의 선장 또는 승무원에 대한 가중처벌)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수사 당국은 앞서 침몰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선사인 청해진해운과 세월호 개조작업을 한 전남 영암의 한 조선소를 압수수색했다.
한편 이성윤 본부장은 이날 오전 1차 브리핑에서 “각종 침몰 의혹에 대해 엄정 수사하고 있다”며 “SNS상에 괴담을 유포하는 것도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변침점 급선회+ 선박 하자’ 초미 관심 
변침점에서의 선박 회전각도와 속도 등이 통상적인 수준이였는지 무리한 항로 변경이었는지가 수사 쟁점이 되고 있다. 수사 당국은 또 침몰 원인이 변침의 과도 여부 이외에 선박유지 관리문제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다각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합수부는 “변침은 3등 항해사가 지시했지만 급박한 회전인지, 통상적인 수준인지 여부는 수사 중”이라며 “당시 배는 특정 각도로 특정 방향으로 가고 있었으며 ‘몇도에서 몇도로 틀어라’ 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당국은 세월호가 급히 뱃머리를 돌리다 선박내 화물들이 한 쪽으로 쏠리면서 균형을 잃고 침수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조타수가 급히 키를 회전시킨 이유도 관심사다. 
무리한 구조변경도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세월호는 2년 전 일본에서 들여온 뒤 배의 굴뚝인 연돌 부분 뒤쪽을 객실로 증축해 무게가 239t 늘고 정원도 840명에서 900여 명으로 늘었다.
◇수학여행-축제 줄줄이 취소
경기도에 이어 광주·전남에서도 수학여행이 전면 금지됐다. 시·도교육청은 이날 “‘세월호 침몰사건’이 수습될 때까지 수학여행 행태의 체험학습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학생, 학부모를 포함한 전 국민의 애도와 현장체험학습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시·도 교육청은 또 1일 현장학습이나 수련활동은 가급적 순연토록 하고 불가피한 경우 사전에 안전교육과 현장지도를 철저히 실시토록 했다. 아울러 여행사와의 위약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부에 해결 방안을 요청했다.
지난 16일 현재 학년별 수학여행을 진행 중이거나 이달안으로 수학여행을 떠날 예정이었던 학교는 광주가 오치초교, 풍암중, 광주전자공고 등 44개교이며 전남이 순천 성남초와 강진 작천중, 광양여고 등 57개교에 이른다.
축제 취소도 이어져 광양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릴 예정인 ‘장애인 어울마당 큰 잔치’와 24일로 예정된 ‘시립합창단 정기연주회’가 무기한 연기했고, 나주 영산포홍어축제도 희생자를 애도하는 취지에서 전격 취소됐다.
◇”혼자 살아났다” 단원고 교감 자살
수학여행에 동행했다가 생존한 경기도 안산 단원고 교감 강모(52)씨가 이날 오후 4시5분께 진도공설운동장 뒤편 야산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강씨는 지난 16일 ‘세월호’ 침몰 당일 구조됐다. 동료 교사들은 강씨가 구조된 뒤 “나만 혼자 빠져 나왔다”며 스스로 극심한 책임감을 느껴왔다고 전했다.
경찰은 교사들과 함께 학생들을 인솔해 수학여행에 나섰던 강씨가 침몰 사고 당시 자신만 살아남은 것을 자책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세월호 침몰로 이날까지 탑승객 475명 중 179명이 구조됐으며 28명이 사망하고 268명이 실종된 상태다. 그러나 승선자 명단에 없던 사망자 1명이 확인되면서 사상자수가 더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