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자 발표 즈음에 자녀와의 대화 요령

애독자분들께서 이 칼럼을 읽으시는 주말이 지나면 우리 지역의 명문 주립 대학인 UW이 합격자 발표를 시작한다. 요즘 유덥 입시에 관해 말씀을 나누시는 분들, 특히 이 대학 졸업생으로 지금은 부모가 되어 자녀의 유덥 입학을 걱정하는 40대 후반 분들이 교회 친교 시간에 모여 나누는 심각한 톤의 대화 사이에 빠지지 않은 이야기 한토막, “이제 유덥이 우리 때의 유덥이 아니에요. 들어 가기 정말 힘든 것 같아요.” 또 다른 한 분도 거든다: “제가 80년대 말에 이민을 와서, 잠깐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영어 공부를 하고, 유덥에 어렵지 않게 들어가 컴퓨터를 공부했거든요. 지금 이 학과에 들어 가기는 하늘에 별 따기니 참…” 자랑 반 근심 반의 이야기들이 이어 진다. 대학 입학에 관한 무용담은, 한국에서 군복무를 마친 분들의 군대 이야기처럼 끝을 모르고 계속된다.

작년 유덥은 3월1일과 15일 사이에 합격자를 발표했는데, 작년에62,428명이 지원했고 그 중 42.5%인 26,552명 (거주민 7,083; 타주 15,095; 인터내셔날 4374)이 합격되었다. 물론 합격자 중에서 26%인 7.006명(4,487; 1.641; 878)만이 등록을 했으니, 십년 전과 비교해 지원자 수는 거의 배가 되었고 등록율은 약 3분의 2로 줄었고, 약 20%의 학생만이 SAT/ACT 성적을 제출했는데, 평균 점수가 각각 1,410/32점이나 되었다. 그러니, 위의 무용담이 그리 과장된 일은 아니다. 이 대학의 합격자 발표 방식도 변했다. 예전에는 합격자에게는 두꺼운 봉투를, 불합격자에게는 얇은 봉투를 보냈지만, 요즘은 지원자가 유덥의 포털에 들어가 확인하게 된다. 지원자의 숫자가 상당하기에, 유덥은 합격자 발표도 정해진 2주 중에 나누어서 발표하니, “옆 집 아이는 합격되었는데 우리 아이는 안된 건가?” 하시며 괜한 걱정을 하시지 말일이다.

다시 2주전 진행하다, 잠시 중단된 자녀와의 대화에 관한 문제로 돌아 가 보자. “아니, 우리 아이가 사춘기(思春期)가 왔나 봐요. 봄은 왔는데, 지원 대학들에서 좋지 않은 소식만 오니, 마음이 많이 상하긴 하겠지만, 걸핏하면 화를 내며 대들지를 않나, 아주 힘들어 죽겠어요!” 필자를 찾아오신 한 부모님께서 하소연을 하신다. 위로겸, 사춘기 아이와 곧 어머님께도 다가 올지 모를 사추기를 연관시켜 말씀을 드린다. 왜 하나님은 자녀가 10대의 사춘기를 그칠 때 쯤에나, 부모의 50대 전후에 사추기(思秋期)인 갱년기를 주시는 가를 생각하니 참 타이밍이 오묘하다는 생각이다. 대부분의 경우 이 둘이 겹치지 않으니, 즉, 부모에게 힘과 열정이 아직 남아 있을 때, 사춘기 자녀가 힘든 시기를 잘 극복하도록 도울 수 있으니 말이다. 다음엔 교대로 부모님이 사추기를 잘 극복하도록 자녀가 힘이 될 터이고. 춘하추동 우주의 질서가 참으로 오묘하지 않은가? 그러나 춘과추 사이에는 찌는 듯 무더운 여름과 혹독한 추위의 겨울이 있듯,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기에, 워싱턴 포스트가 ‘부모들이 자신의 십대 자녀들에게 범하는 일곱 가지 실수’라는 기사를 필자의 번역과 해석을 가미해 지난주에 이어 다음 두 가지를 소개한다.

3. 십대 자녀와 대화하는 것이 힘들고 의무감에서 억지로 합니까?
만약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네’라면, 자녀는 이것을 당연히 알아차리고 상처를 받는다. 십대 아이들은 자기를 가르치려 하고 억지로 고역을 치르듯 대화하는 어른을 질색한다. 대화가 훈계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 듀피의 권고 한마디, “대화가 가끔은 고역이나 훈계, 또는 부모가 마음에 안 드는 자녀의 행동에 관한 이야기가 가미될 수도 있지만, 주된 논의의 초점은 대화를 통해 서로 나누고, 서로가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며, 웃으며 마음을 나누는 것이어야 한다.”

사춘기 청소년 상담 전문가인 마리아 코일의 지적처럼, “당신의 십대 자녀를 위해 곁에 있어 주고, 그들에게 진심으로 이야기 하며, 어떤 일들이 그들에게 일어 났는 지를 알아 차리며, 그들을 격려하고 어깨를 다독여 주는 것은 자녀들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에 끊임없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이 십대들의 삶에 부모의 역할은 아주 중요한 요소라는 말이다. 다시 말해, 가정 교육이라는 힘든 일은 아직도 우리 십대들에게 필요한 것이며, 이 나이 자녀들의 삶에 부모의 의도적이고 자발적인 개입은 어느 때보다도 더욱 중요하다는 말이다.

이러한 태도로, 지난 칼럼에서 소개한 스마트 폰 사용법에 대해 자녀와 진중한 대화를 나누어 보는 것이 어떠신가? “네가 잠을 푹 자는 것이 굉장히 정신 건강에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니, 오늘 저녁에는 한 번 셀폰을 거실에 두고 자는 것이 어떻겠니?”라고 다정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화를 시작해 보시라. 자녀의 반응이 처음부터 긍정적이지는 않을 가능성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몇 번 자녀가 이를 시도하고 나서 오랜만에 잠을 푹 자고 나면 자신에게 유익이 됨을 확실히 깨닫게 될 것으로 믿는다.

4. 십대 자녀들에게 부모님이 원하시는 액티비티를 하도록 강요합니까? 아니면 자녀들이 품은 열정을 따르도록 허락해줍니까?
몇 년 전 미국 교육계를 강타했던 동양식 ‘타이거 맘’ 이야기의 저자인 에이미 추아 교수는 “자녀에게 절대로 액티비티를 선택하도록 허락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는데, 우리네 정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와는 달리, 코일에 따르면, “이 때는 사춘기의 십대들이 다음과 같이 질문하는 시기입니다: ‘내가 하기를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 걸까?’ 이러한 질문과 탐구를 위해 이해하는 마음과 만반의 지원을 제공해 주는 것이 건강한 자아를 형성하도록 돕는 일이다.” 부모의 희망과 꿈을 자녀에게 무차별하게 투사해 그것을 반영하도록 자녀에게 원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것에 책임감을 갖고 자녀 자신이 행하도록 돕는 것이 옳다. 하지만, 만약에 자녀가 원하는 것이 없을 경우에는 부모가 판단해 자녀에게 맞는 일을 권해 주는 것도 방법이다.

| 벨뷰 EWAY학원 원장 민명기 Tel.425-467-6895 ewaybellevu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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