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준비 길라잡이 4: 지원 대학 선정과 SAT/ACT 준비

지난 주말에는 텍사스 주의 달라스에 사시는 친척 댁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타주나 새로운 장소를 방문하면 의례 그렇듯이 이번에도 예외없이 필자의 직업 정신이 발동했다. 이왕에 비행기 값을 들여 타지에 왔으니, 참새가 방앗간을 그저 지나치는 법이 없듯 근처의 대학들을 방문했다. 물론 일이 있는 곳 근처에 있는 대학들도 그렇지만, 좀 멀더라도 관심 있는 대학들을 돌아 보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달라스 공항에서 렌트카를 빌려 인터스테이트 35를 따라 주도인 오스틴으로 내려 가는 하이웨이변에 있는 베일러 대학을 잠깐 보고 텍사스 주립 대학의 대표 캠퍼스인 UT-Austin을 구경했다. 그 후 거의 세시간을 남쪽으로 달려 라이스 대학이 있는 휴스턴에서 일박을 하며 이 글을 쓴다. 이전에도 말씀드린 것처럼 각 대학의 장단점 등은 따로 모아 소개할 예정이다. 오스틴 캠퍼스를 돌아 볼 때의 기온은 97도를 넘나드는 날씨였음에도 건물들의 내부는 에어컨이 빵빵하게 들어와 추울 정도였다. 다시 밖으로 나오니, 시애틀에서는 덥다고 불평을 했던 80도 정도의 기온과 비교해, 텍사스의 온 몸을 달아 오르게 하는 화씨 100도에 가까운 후끈한 열기를 경험하며, “시기적으로 이 열기는 기후에서 뿐만이 아니라 서서히 대학 입시에도 몰아 치겠군”하며 속으로 되뇌인다.

지난주까지, ‘이제 고교 시니어들이 된 학생들이 해야 할 일’에 대한 시리즈로서, 대입 지원 에세이 쓰기와 추천서 준비 등을 소개했다. 오늘은 좋은 추천서 받기에 대한 약간의 보충 설명에 이어 지원 대학 선정과 ACT나 SAT와 같은 대입에 필요한 시험 준비에 관해 소개한다.

다가 오는 8월 1일부터 미국의 대부분 명문 대학들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대입 공통 원서 (Common Application)가 열린다. 이론적으로 이 시점부터는 지원자들이 원서 작성에 들어 갈 수 있다. 물론 극소수의 발 빠른 학생들의 이야기다. 이들은 이미 지원할 학교가 정해졌기에 이 원서들의 해당 학교 사이트에 들어가 그 학교가 원하는 사항들을 자세히 파악하고 열심히 원서 제출을 위해 준비할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공평하지 않아서 모두가 다 빠른 발을 가진 것은 아니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아직 지원 대학에 대한 그림이 분명히 그려지지 않은 상태일 것이다. 이러한 느리지만 찬찬한 학생들의 경우에 이 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일은 지난 주에 언급한 것처럼 지원 대학의 리스트를 정하는 것이다. 전국 대입 카운슬러 협회의 통계에 의하면, 2013년 이후 매년 81% 이상의 학생들이 적어도 3학교 이상에 지원한다. 필자의 경험으로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요즘 학생들의 경우 대부분 8-12 학교 정도는 기본적으로 지원하는데, 상위 대학을 희망하는 경우에 이 숫자는 좀 더 12 학교 쪽에 가까운 경향이다.

복수 지원이 허용되는 미국 대학의 입시에서 지원 대학을 선정할 때 유의할 점은 ‘균형’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대망의 학교, 적당한 학교, 그리고 안전한 학교의 세가지 유형으로 학교를 나눠 찾아 본다. 이 과정에서 FISKE GUIDE와 같은 대학 소개서, 각 대학들의 웹 사이트, 전문 카운슬러와의 상당 등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대학들의 찾으면 될 것이다. 여기에 해당 대학을 방문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요즘같은 상황에서는 컴퓨터상에서 버츄얼 투어를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아무리 자신을 높이 평가해 보아도 이 대학들에는 정말 합격 가능성이 적지만 정말 입학해 공부하고 싶은 대학들을 먼저 꼽아 본다. 소위 꿈속에서도 가고 싶은 한, 두 대학들(reach schools)을 말한다. 다음에는 학교도 마음에 들고 자신의 성적이나 과외 활동 등을 감안해 자신에게 적당하고 합격이 가능한 학교(good fit schools)를 몇 학교 뽑는다. 여기에, 이 정도의 학교는 아무리 양보해도 합격할 수 있겠다는 학교(safety schools)를 한, 두 학교 선정한다. 필자의 지난 20여년의 경험에서 감히 말하건데, 미국 대학 입시에서 아무리 스펙이 좋은 학생도 특정 학교에 꼭 합격한다는 보장은 누구도 할 수 없기에 이러한 지원 학교의 균형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학교가 정해지면, 그 학교에 합격하는 학생들의 평균 점수를 확인하고, 아직 해당 점수를 받지 못한 경우에, 이번 여름 동안 ACT나 SAT와 같은 대입에 필요한 시험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좋다. 지난 몇 년간 대입 표준 시험인 SAT와 ACT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창궐로 인해 잇달아 취소되는 전대미문의 사태를 맞아, 대부분의 미국 대학들이 이 시험 점수를 입학 사정에서 필수적으로 제출해야하는 종목이 아닌 제출하지 못할 상황이면 제출하지 않아도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 Test Optional 정책을 사용했고 그 정책은 올 해도 대부분의 대학들에 적용된다. 하지만, 만약에 시험을 치를 수 있고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열심히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꼭 보기를 권한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이 시험 점수들이 대입 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특히 주립 대학들의 경우에는 상당했고, 명문 사립 대학들에서도 대입 사정의 많은 요소들 중의 하나이기는 하지만 그리 비중이 작지 않은 요소였음은 분명하다. 그러니, 비록 선택 사항이 되기는 했지만,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경우에 이를 제출하지 않을 이유가 없음은 자명하다고 하겠다. 여름 방학이 이 시험들을 준비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임은 삼척동자도 안다. 학기 중에는 학교 수업과 과외활동 등으로 짬을 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보통 SAT는 여름 방학이 끝나가는 8월말 (올해는 8월 26일 토요일)에 시험을 시행하니 이 시험을 겨냥하는 것이 좋다. 이 8월과 10월의 시험 결과는 조기 전형 마감일을 맞출 수 있고, 정시 전형의 경우 거의 모든 대학이 12월 시험 점수까지는 받아 주니 시간을 갖고 최선을 대해 준비하면 될 것이다.

| 벨뷰 EWAY학원 원장 민명기 Tel.425-467-6895 ewaybellevu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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