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하는 칭찬과 위로

봄의 전령사인 유덥의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3월 중순경에는 꽃놀이를 하는 연인이나 가족들 뿐만 아니라 올 해 유덥에 입학이 허가된 고삼 학생들이 그룹을 지어 캠퍼스를 돌아 보느라 왁자지껄하다. 바야흐로 대학들이 합격자를 발표하는 시즌이다. 이 기간은 합격된 학생들의 마음처럼 뭔가 기쁨을 분출하고 싶은 벅찬 마음을 대변이나 하듯 봉우리를 한껏 터트리는 꽃들의 오랫동안 준비해온 노력의 결실로 채워진다. 이와 더불어, 초봄의 매서운 꽃샘 추위처럼, 불합격한 학생들의 속으로 파고드는 절망과 회한도 역시 공존하는 시즌이다.

매년 이맘때면, 온갖 루머들이 횡행한다. 소문의 종류는 해당 가족 자녀의 합격 여부와 주위에 어떤 학생들이 있느냐에 따라 대부분 결정된다. “올 해는 유덥에 아주 우수한 아이들도 꽤 떨어졌다지요? 우리 아이 친구는 …” 등등. 어떤 경우에는 외적인 요인들도 큰 작용을 한다. 꽤 되었지만, 워싱턴 주가 교육 예산을 대폭 삭감한 2011년 3월 합격자 발표 후 시애틀 타임즈가 모아 놓은 루머들의 면면을 보면, “학점이 아주 우수한 아이들도 불합격되었다. 취프 실스 고교의 올 에이 최우수 졸업자도 떨어졌는데, 그보다 성적이 낮은 타주 학생은 합격되었다. 명문 사립대에 합격한 아이들이 유덥에는 대기자 명단에 들었다.” 그 해에는 주 교육 예산의 삭감으로 초래된 등록금 많이 내는 유학생이나 타주 학생 우대 정책으로 이러한 루머가 모두 사실로 드러난 바 있다. 올 해도 여러가지 소문들이 벌써 떨어져 흩날리는 꽃잎들처럼 이리저리 떠돌지만, 그 진위는 시간이 지나야 확인될 것이다.

3월 초 유덥을 시작으로 (물론 UIUC 등을 포함하는 소수의 대학들은 2월 중순에 합격자를 발표) 우리 주위의 고삼 학생들이 합격 여부를 통보 받고 있다. 애독자 여러분이 이 신문을 집어 드시는 주말이면, 아이비 리그 대학들과 버클리, 라이스, 밴더빌트 대학 등이 불과 며칠 전에 합격자를 발표한 즈음일 것이다. 대학으로부터 합격 편지를 받은 내 아이나 다른 댁 자녀들에게 진심의 축하를 보내자. “당연한 말을 왜?” 하시겠지만 우리 아이가 아닌 남의 아이의 명문 학교 합격을 그리 진심으로 축하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니 하다 못해, “남의 슬픔은 클수록 더 진심으로 위로할 수 있지만, 남의 기쁨은 작을수록 더 마음 깊이 축하할 수 있다”는 말이 나왔겠는가? 반대로, 자신의 일지망 대학에서 불합격을 받은 주위 학생들에게는 진심의 위로와 격려를 보내자.

위로를 어떻게? 합격한 학생들은 오랜 수고를 보상 받았다는 느낌에 환호를 지를 것이고, 불합격이나 대기자명단에 오른 학생들의 경우에는 절망의 나락에 떨어진 기분이리라. 특히 자신이 제1지망으로 지원했던 대학에서 불합격을 받은 학생들이 왜 자신이 이런 결과를 받았는지 수긍할 수 없는 경우에 이 아픔은 더욱 커진다. “아니, 나보다 학교 성적이나 시험 성적이 더 좋지도 않고 과외활동의 경력을 따져도 비교가 안되는 것같은 학교 친구는 합격을 했는데, 왜 제가 떨어졌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선생님.” 거의 눈물을 흘리며 따지듯 묻는 학생에게 뭐라 설명을 해야할지. 좀 더 머릿속에서 좋은 답을 찾으려 노력을 한다. “글쎄, 내가 아는 다른 학생의 장단점은 아주 일부이기 때문에 우리가 단정을 지을 수는 없지. 그리고, 미국 대학의 입학 사정 방식이 대부분의 경우 통합적/총체적 사정 방식 (holistic review, 해당 학생의 사정 가능한 모든 점—학습 능력, 과외활동, 개인적 특징, 가정 형편, 인종, 가족 중에 해당 대학 졸업자 여부 등—을 통합적으로 사정에 고려하는 방식)을 쓰기에 우리가 예상치 못한 점들이 불합격의 요인이 될 수도 있었을 거야.”라고 위로를 한다. 여러분의 위로에 사용할만한 이유들–학교성적 (GPA)이나 시험 성적 (SAT/ACT) 등처럼 확실하게 비교할 수 있는 것 이외에, 지원자가 예상치 못한 또는 숫자로 나타나지 않는 입학 사정의 고려 사항들을 아래에 소개하니 참고하시고, 불합격자들을 위로하실 때 또는 미래에 자녀들이 대학에 지원하실 때 사용하시기 바란다

미국 대학의 입학 사정 방식이 대부분의 경우 통합적/총체적 사정 방식을 쓰기에 학교성적 (GPA)이나 시험 성적 (SAT/ACT) 등처럼 확실하게 비교할 수 있는 것 이외에, 지원자가 예상치 못한 또는 숫자로 나타나지 않는 입학 사정의 고려 사항들이 있는데,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몇가지를 소개한다. 첫째는 교사 또는 카운슬러 추천서의 영향이다.

대부분의 학생이 자신을 좋게 볼 거라고 생각하는 선생님에게 추천서를 부탁하므로, 학생의 결점을 특히 지적하는 혹독한 평가를 보내는 경우가 그리 많지는 않다. 하지만, 특정 학생의 개인적이고 특징적인 장점을 감동적/효과적인 일화를 들어 칭찬하기 보다 의례적인 칭찬으로 메워진 편지는 공감을 끌어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둘째로 지원 학교가 선호하는 지리적, 인종적, 성별적 특징이다. 많은 명문 대학들은 사회 경제적 소수자나 그 가정에서 처음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숫자를 늘리기 위해 상당히 노력을 한다. 또한 남녀 신입생의 등록자 비율을 균등하게 맞추고 (요즘엔 여학생의 숫자가 월등히 많기에), 외국 유학생의 비율이 어느 특정 국가 출신에 편중되지 않도록 하며, 미국내의 특정 지역 출신자가 표나게 많거나 적어지지 않도록 지역 안배에도 노력을 기울인다. 셋째로, 특정 연도에 특정 사항에 대한 가치가 변한다는 것이다. 각 대학이 신입생 사정에서 중점을 두는 사항은 해당 연도마다 달라 질 수도 있는데, 문제는 특정 대학이 어떤 해에 어떤 가치를 중시하는 지 예상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어느 해에는 프렌치 혼을 연주하는 학생이 필요할 수도 있는가 하면, 다른 해에는 디베이트나 체스에 출중한 지원자가 관심을 끌 수도 있다. 네번째는 지원 학과에 따른 장단점이다. 어떤 학교들은 인기가 많은 이공계나 경영 대학을 다른 인문/자연 대학과 구별해서 신입생을 선발하는가 하면, 다른 대학들은 일괄적으로 신입생을 선발한 뒤, 대학의 이학년이나 삼학년에 올라가는 시기에 전공을 정하도록 한다. 그러니 지망 대학이 어떤 방식을 사용하는 지 숙지해야 하는 것은 필수이다. 마지막으로, 하지만 가장 중요할 수도 있는 대입 에세이의 질은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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