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봇 GPT와 교육

작년 11월 30일에 출시된 후 두 달도 채 안되어 100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한 채팅 로봇 챗봇 GTP가 사회 각계 각층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경이로움을 자아내는가 하면 반면에 여러가지 논란과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와 샘 알트만 등이 주축이 되어 설립한 회사인 Open AI가 만든 이 무료 플랫폼은 사용자가 질문을 입력하면 챗봇이 거의 즉시로 답변을 생성해 알려 주는 일종의 대화식으로 즉시에 생성되는 백과 사전이라 할 수 있다.

필자의 설명 보다는 이 챗봇에게 직접 필자가 물어서 얻은 답변을 보자. 필자가 다음과 같은 질문을 입력했다: “(당신이) 어떻게 기능하는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질문과 거의 동시에 나온 쳇봇의 답변: (저는) 오픈 AI에서 개발한 언어 모델입니다. 제공된 입력에 기반하여 텍스트를 생성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트랜스포머라는 딥 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입력의 맥락을 분석하고 관련성 있고 일관성 있는 응답을 생성합니다. 질문에 대답하기, 텍스트 생성하기, 텍스트 번역하기, 텍스트 요약하기 등 다양한 언어 작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훈련 데이터는 인터넷의 다양한 텍스트를 포함하여,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응답할 수 있도록 학습되었습니다.”

혹시 독자들께서 아직도 이 채팅 로봇에 대해 정확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으신다면, 구글 서치와 비교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어떤 사안에 대한 정보를 검색할 때 지금까지는 보통 구글링을 통해서 해왔다. ‘실존주의’라는 철학 사조에 대해 알고 싶으면, 그 주제의 구글 검색을 통해서 관련된 설명이나 기사 등을 접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 자신에게 적당한 내용을 찾아 읽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즉, 입력된 주제에 관련된 여러가지 사항들에 대한 정보가 제공되면 그 정보들을 통해 사용자가 종합해 결론을 내야하는 과정을 거친다. 즉 구글이 좋은 백과 사전처럼 내용들의 인덱스를 알려 주면, 사용자가 그 정보들을 찾아 분석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내용을 골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다.

이와는 달리 챗봇GPT의 경우에는 사용자가 질문을 입력하면, 챗봇이 입력된 정보에 관해 미리 학습한 내용을 종합해 가장 적합한 내용의 답변을 생성해 보여 준다. 마치 백과 사전적 지식을 꿰고 있는 한 존재가 질문과 관련된 내용들을 잘 분석하고 정리해 즉답해 주는 시스템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논란의 소지는 이 챗봇의 능력이 단지 사전적 지식을 종합해 답하는 정도 이상을 훨씬 넘어 소설이나 시, 에세이나 논문과 같은 창의적인 글쓰기까지도 제공 가능하다는 점이다.

직업 정신이 발동된 필자가 “200 단어 내외로 왜 내가 모모 대학에 지원하기를 원하는지에 대한 에세이를 써 주시요”라고 입력했을 때, 상당한 수준의 에세이를 거의 즉답으로 만들어 내는 것을 보고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물론 대학 입학 사정관들의 눈높이에서 볼 때 아직 미흡한 점이 한, 둘이 아니긴 했지만, 나이가 어린 고교생들의 수준에 상당한 길잡이 역할을 할 정도는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거의 20년쯤 전에 대학 입학 카운슬링을 위해 UCLA 관련 과정을 마치고 처음 만난 학생의 학부모님께서 물은 질문이 불현듯 생각난다. “선생님, 그럼 우리 아이가 지원하는 대학의 에세이도 선생님이 써 주시는 거지요? 제가 알아 본 한국의 많은 분들은 에세이 부분도 책임지신다고 했거든요.” 어이가 없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필자가 한 대답은 시대를 뛰어 넘는 것이었다. “제가 무슨 글 쓰는 로보트도 아니구요, 그런 일들은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이 쓰도록 되어 있고 본인이 가장 잘 쓸 수 있으니 아드님의 능력을 믿으시고 맡겨 두세요.”

이 챗봇이 고백하는 그 자신의 능력을 소개한다: 그 자신의 능력에 대해, “1)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2) 가끔은 해가 되는 내용이나 그릇된 내용을 제공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리고 3) 2021년 후에 일어난 일들이나 사항들에 대한 제한된 정보를 갖고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

이 챗봇의 이름인 챗봇 GPT를 살펴 보면, 이 재한된 능력을 알 수 있다. GPT는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인데, 위에 인용된 챗봇의 자기 소개와도 통한다. 즉, 이것은 (transformer라는) 딥 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미리 학습된 (pretrained) 정보를 활용해 입력된 주제에 관해 분석함으로서 관련된 응답을 생성하는 (generative) 것이다. 즉 이 챗봇에게 주어지고 훈련된 정보는 2021년에 주어진 것이기에 그 후의 정보는 이 로봇이 갖고 있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몇 가지의 제한된 능력 때문에 부정확한 답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기에, 현재로는 AI 전문가들들이나 검색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당장 구글 검색 엔진을 온전히 대체하고 각종 실생활에서 독보적인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무한한 것으로 보여 지고, 특히 교육 분야에서 미칠 부정적인 영향 또한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 챗봇은 법과 대학 입학 시험이나 의사 면허 시험과 같은 시험들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에세이 작성이나 숙제 등을 대신해 주는 부정행위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는 등 대비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뉴욕시는 중고생들이 챗봇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접속을 차단했다는 소식이 있고, 프린스턴의 과학자들이 챗봇이 쓴 에세이를 감별해 내는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있다는 등 대비책들이 강구되고 있다. 대학 입학 관계자들도 에세이와는 별개로 인터뷰나 각종 입학 시험에 직접 에세이를 쓰게 하는 보완 방안 등을 강구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으니 예의 주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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