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의 원서 접수 방식 2: 워싱턴 주의 대학들

독자 여러분께서 주말에 장을 보러 나가셔서 이 신문을 집어 드시는 주말이면 벌써 어느덧 9월 중순이다. 한국에서는 지난 토요일 추석을 맞아 직장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로 떨어져 있던 온 가족이 만나 행복한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아마도 그럴 것이라고 확신을 가지고 단언하지 못한 것은 명절이라는 것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따뜻한 마음과 환경을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지 않더라도 우리 모두가 짐작하듯 명절에는 더욱 어려움과 소외감을 느끼는 분들이 어느 곳에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주위에도 가을의 문턱을 넘었지만, 마냥 천고마비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세상사의 절기로는 본격적으로 가을에 접어든 것인데, 수험생들이 사용하는 마음의 시계는 벌써 겨울로 움직여 벌써 이른 추위를 맛보게 되는 시기이다.

이제 눈 깜빡할 사이에 미국의 명문 사립대 대부분의 조기 전형 원서 마감이 있을 것이다. 일부 소규모 리버럴 아츠 대학들의 조기 전형이 11월 중순에 있기는 하지만 (대표적 리버럴 아츠 대학인 윌리암스와 스와스모어 칼리지가 11월 15일, 포모나와 앰허스트 칼리지 등은 11월 1일 등), 대부분의 대학들은 11월초가 지나면 원서 접수를 마감하고, 한 달 보름이 지난 뒤인 12월 중순에 합격자를 발표한다. 물론 이 대학들 중의 일부인 포모나 대학 등은 1월초에 2차 조기 전형 (Early Decision 2)으로도 신입생을 모집하지만, 대부분은 1월 초까지가 원서 마감인 정시 모집으로 학생들을 선발하는데, 이 정시 합격자 발표는 3월 중순에서 4월초까지 진행된다. 지난 주에 소개한 사립 대학들의 조기 전형에 이어 오늘은 우리 워싱턴 지역 공/사립 대학들의 조기 전형 방식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

 지난 주에 언급한 것처럼, 미국 대학의 입시에서 조기 전형을 채택하는 대학들은 대부분 사립 대학들이다. 조기 전형 제도 중에서 가장 많은 대학들이 채택해 쓰고 있는 방식이 Early Decision이라고 부르는 것인데, 이 전형의 가장 큰 특징은 이 것을 사용하는 대학에 조기 전형 원서를 제출하면, 다른 학교에는 조기로 원서를 넣지 못한다는 것과, 이 대학에 합격할 경우, 꼭 등록을 해야한다는 강제 (binding) 조항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많은 수의 명문 사립 대학들이 이 조기 전형 방식을 사용함에 반해 공립 대학들은 예외없이 얼리 디시전과 구별되는 다른 조기 전형 방식인 Early Action을 사용한다. 이 방식은 합격할 경우 반드시 등록을 해야한다는 강제 조항이 없다. 그러니, 일단 합격이 되어도 다른 대학들에 지원한 결과를 보고, 복수의 대학에 합격한 경우, 재정 보조 등의 조건을 비교해 본 뒤에 등록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지원자 우선의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연유로, 대부분의 사립 대학들은 이 제도를 그리 달가워 하지 않는다. 당연히, 널리 통용되는 대학 랭킹인 US News & World Report의 순위에서 상위 20위권에 드는 학교들이 사용하는 경우를 손에 꼽을 정도로 많지는 않다. 즉, 시카고 대학 (이 대학 마저도 작년부터는 ED와 EA를 같이 사용함), 캘리포니아 공과 대학 (Cal Tech)와 매사추세츠 공과 대학 (MIT) 정도가 이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그리고 특기할 사항은 올 해부터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가 이 제도를 채택했다.

우리 워싱턴 주내 대학들의 조기 전형을 살펴 보면, 사립 대학들만이 이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시애틀의 Seattle Pacific University는 얼리 액션 방식을 사용하는데, 우리 지역의 학교 중에서는 가장 일찍 11월1일에 원서 접수를 마감한다. 그 이외에는Seattle University, 스포케인의 Gonzaga University와 Whitworth University 등이 11월 15일이 마감인EA를, 동부 워싱턴의 명문 리버럴 아츠 대학인 왈라왈라의 Whitman College가 ED방식의 전형을 운용한다.

이에 반해, 유덥은 11월 15일에 주립 대학으로서는 상당히 이른 시기에 정시 신입생 지원 원서 접수를 마감하는데, 유덥은 지난 4년동안 마감일을 1월15일에서 11월 15일로 점진적으로 두 달이나 앞당긴 바 있다. 다른 공립 대학들의 경우는 신입생 원서 접수 마감이 1월 31일 주변으로 정해져 있는데, 웨스턴 워싱턴 대학과 우리가 ‘와쥬’라고 부르는 풀만의 워싱턴 주립 대학이 정시 모집 마감일을 이 날로 정해 놓았다. 하지만, 이 대학들은 롤링 어드미션 (원서를 내면 마감일이 지나지 않아도 합격 여부를 결정해 바로 바로 통보해 주는 제도)를 사용한다.

타 주 공립대학의 경우, 우선 미시간 대학 (University of Michigan at Ann Arbor)의 경우에는 몇 년 전까지 Early Response라는 이름의 조기 전형 프로그램을 사용했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는 주립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얼리 액션 제도를 채택했는데, 이름은 다르지만 내용은 전과 별 다른 점이 없다. 올 해의 경우 마감일이 11월 1일이고 결과를 12월 24일 이전에 통보하도록 되어있다. 정시 전형의 경우에는 각 단과 대학별로 마감일이 다르지만, 대부분의 단과 대학들은 늦어도 2월 1일까지만 원서를 접수시키면 된다. 다만, 경영 대학의 경우는 11월1일까지, 음악 대학의 경우 예외적으로 12월 1일임을 기억해야 한다.

 다른 소수의 주립 대학들 역시 이러한 얼리 액션 제도를 사용하는데, 각 주를 대표하는 최고 (Flagship) 대학들이 대부분이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 대학의 채플힐 캠퍼스, 버지니아 대학, 퍼듀, 일리노이 주립 대학의 어바나 샴페인 캠퍼스 등이 이 제도를 운용한다.

한가지 기억하면 좋을 사항은 얼리 디시전의 경우, 대부분의 대학들은 얼리 액션에 동시 지원을 허용하며, 심지어 다른 사립 대학들의 얼리 디시전이나 얼리 액션에의 지원을 막는 제한적 얼리 액션을 사용하는 대학들조차도, 위에 언급한 주립 대학들의 얼리 액션에 동시에 지원하는 것을 막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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