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시험이 바뀐다: 현 9학년부터 적용

꼭 일 년 전인 작년 이맘때,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을 하루 앞 두고 전 미국이 트럼프 지지자들의 위협으로 인해 취임식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와 새 행정부에 대한 기대로 잔뜩 당겨진 활시위처럼 긴장해 있을 때, 대학 진학을 앞 둔 학생들이나 그런 자녀를 둔 학부모님들의 속을 울렁거리게 하는 발표가 있었다.  미국 대입 시험의 한 축을 담당하는 SAT를 출제하고 주관하는 칼리지 보드가 중대 발표를 한 것이다. 그 내용은 지금까지 오래 동안 대학 입시에서 사용되어 온 SAT 과목별 시험(Subject Test)을 앞으로 미국내에서는 실시하지 않을 것이고, SAT에 필수와 선택 사항으로 부침을 거듭해 온 SAT Essay 부분을 폐지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딱 일 년만인 지난 화요일 칼리지 보드는 (지금 10학년이 12학년이 되는) 2024년부터 SAT 시험을 답안지에 연필로 답을 표기해 온 현행의 방식을 컴퓨터를 사용하는 디지털 시험으로 대체해 시행한다고 발표했다.이 내용을 발표한 칼리지 보드 대입 시험 담당 부사장인 프리실라 로드리게즈에 의하면 이러한 디지털 시험으로의 변화의 이유는 “(학생들이) 시험을 덜 부담스럽게 칠 수 있고, (시행처가) 시행하기도 편하며 안전할 뿐만 아니라, (사용하는 대학들의) 목적에 더욱 부응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먼저 지금까지 알려진 이번 변화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 보는데, 이 방면의 전문가인 애덤 잉거솔과 패트릭 오코너의 분석을 토대로 해 소개한다:

  1. 이 변경될 디지털 형식의 시험은 현재 9학년인 학생들부터 영향을 받으며, 올 해 10학년 이상의 학생들에게는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2. 이 변경될 시험은 디지털 형식이지만 재작년 AP 시험의 경우처럼 학생들이 시험을 집에서 컴퓨터로 치르는 것은 아니고, 정해진 시험 장소에 가서 보게 되어 있다. 시험을 보기 위해 사용하는 컴퓨터는 수험생이 자신의 것을 가지고 가 사용하거나, 시험장에서 제공하는 컴퓨터를 사용할 수도 있다.
  3. 이 시험은 현행의 3시간 짜리 시험보다는 상당히 줄어든 2시간이 걸리는 시험으로 바뀐다.
  4. 영어의 독해 시험에서 종전에는 긴 지문이 주어지고, 그것을 읽고 그 지문에 관계되는 문제들이 10문제에서 11문제 정도가 출제되었는데, 변경될 시험에서는 짧은 지문을 읽고 단 한 문제에만 대답을 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5. 현행의 수학 시험은 계산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20문제, 계산기를 허용하는 문제가 38문제 출제되었는데, 앞으로는 모든 문제에서 계산기의 사용이 허용될 것이라고 한다.
  6. 지금은 시험을 치르고 난 뒤, 시험 결과를 알기 전까지 적어도 3주 이상이 걸렸지만, 변경된 시험의 경우에는 단 며칠 안에 결과를 알 수 있게 된다.
  7. 변경되는 시험에서는 모든 학생이 똑 같은 시험 문제를 풀게 되지는 않는다. 여기서는 현재 워싱턴 주의 영재 교육반 선발 시험이나 토플 등의 각종 시험에서 사용되는 적응형 시험 (adaptive test)을 사용하다. 이 시험은 어떤 학생이 주어진 문제를 정확하게 답하면 다음에 더 어려운 문제를, 그 문제를 틀리면 더 쉬운 문제를 컴퓨터가 저장하고 있는 문제 은행에서 자동적으로 선택해 주는 방식의 시험으로 개인의 학문적 능력을 보다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시험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의 시험을 치르면, 서로 다른 시험 문제를 푼 학생들의 점수를 어떻게 배정하며, 대학들이 이 점수들을  사용하여 각 지원자들의 학문적 능력을 비교하는데 얼마나 신뢰성을 가질 수 있을 지 등의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다른 경쟁사의 시험인 ACT의 점수와 현행의 시험은 호환할 수가 있는 기준이 있는데, 새로운 시험의 경우 이것이 어떻게 가능할 지, 현재의 SAT와 변경될  SAT 사이의 점수 호환 방식은 어떻게 결정될 지, 쉽지 않은  암초들이 도사리고 있으니 앞으로 갈 길이 먼 방식이라고 하겠다.

그래서 이 변경될 시험의 장래를 바라 보면서, 많은 전문가들은 21세기 들어 지나치게 자주 시도하는 (지난 20년간 3번의 큰 변화를 시도함) 이러한 변화가 SAT가 자신의 무덤을 파는 것으로 폄하하는 사람들과 미래를 선도하는 디지털 시험이라고 장밋빛으로 예상하는 사람들로 갈리고 있는 형편인데, 앞으로의 추이가 주목된다. 칼리지 보드는 2024년부터 시행될 디지털 시험을 위해 작년 11월부터 선별된 지역의 학생들에게 새로운 시험을 테스트해 왔다고 밝혔고, 이 시험을 치뤄 본 일부의 학생들은 기존의 시험보다 특히 짧은 자문과 짧은 시험 시간 등에 더 만족스럽다는 의견을 보인다. 반면에 어떤 전문가들은 디지털의 새 부대에 똑같은 내용의 헌 술을 부은 결과로 폄하하니, 필자의 생각에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살펴 볼 일이다

이 시점에서 한가지 분명한 것은 아마도 ACT가 두 시험 사이의 경쟁에서 좀 더 탄력을 받지 않을까 하는 전망이다. 보통 두 시험 경쟁사 중의 하나가 새로운 시도를 할 때, 변화된 방식에 편승하여 힘을 실어 주기 보다는 안전하게 익숙한 형태의 시험에 안주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ACT도 디지털 시험을 제작할 능력이 있기에 어떤 변화를 시도할 지 모르지만, 현상태를 유지한다는 가정하에서 ACT가 근래의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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