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ay 교육 – 올림픽의 발버둥, 입시에선 마음버둥

요즘 한창 동경 올림픽이 열기를 더 하고 있다. 각종 종목에서 지난 5년간 혼신의 힘을 다해 준비해 온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경쟁하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이다. 특히 한국이나 미국 선수들이 나오는 경기의 텔레비전 중계를 보노라면 나도 모르게 손에 땀을 쥐고 긴장하며 응원을 한다. 특히, 양궁에서는 전통의 강호 대한민국의 남녀 팀이 주어진 메달 여섯개 중에서 남자 개인전을 제외한 모든 종목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는 소식을 듣고 느낀 자부심은 소식을 듣고 나선 산책길에서의 걸음걸이에 영향을 줄 정도로 어깨가 올라감을 느꼈었다. 우리 교회 목사님 말씀마따나, 올림픽 경기에 참가한 운동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며, 어떤 의미에서는 메달을 따기 위해 발버둥을 친다고 할 정도이다. 말 그대로 수영하는 선수들은 물살을 일으키려 발버둥을 치며, 육상 선수들은 공기를 가르며 발버둥을 친다.

우리네 삶도 다르지 않고, 대학 입시를 위해 준비하는 우리 자녀들의 마음가짐도 그와 틀리지 않게 ‘마음버둥’을 친다. 이제 8월의 문턱을 넘어서게 되니, 미국 대학들의 조기 전형 마감일이 저만치 다가 오고 마음이 바빠지신 한 어머님이 약속을 하고 필자의 사무실을 찾으셨다. 물론 마스크를 하신지라, 밖에서 만났으면 누구신지도 몰라 볼 뻔 했을 정도이다. 몇 년 전에 큰 딸이 아이비 리그의 한 대학에 합격했는데, 둘째 아이가 이번에 대학에 지원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단다. “우리 아이가 누나가 다니는 학교에 지원을 하면 합격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 둘째 녀석은 큰 아이보다는 학력이 좀 모자라는 지라 걱정이 목소리에 배어 있다.

서로 멀찍이 자리를 잡고 앉아, “누나처럼 동생도 잘 하겠지요”라 격려를 하느라 “운동 선수들 중에는 특히 대를 잇거나 형제 자매 선수들이 뛰어난 경우가 많찮아요. 한국의 체조 선수 중 도마에서 은메달을 딴 여홍철선수의 딸이 이번에 뜀틀 종목에서 동메달을 땃다고 하네요.” 증거를 덛붙인다. 여서정 선수의 동메달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미국 대학이 운용하는 레거시 (Legacy, 친족이 졸업한 대학에 입학하려는 지원자에게 특혜를 주는) 제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기본적으로 MIT나 CalTech과 같은 명문 공과 대학들은 이 제도를 사용하지 않고, 코넬이나 유펜 등이 이 제도를 입시에 많이 적용하는 편이라는 것을 지적한 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이 지원자들은 보통 지원자들과 비교해 보통 약 3배 정도의 입학 가능성이 있고 1순위 레거시 (직계 부모가 해당 대학을 졸업한 경우, 45% 합격율)와 2순위 레거시 (형제, 자매, 조부모 등, 13.7% 합격율)이 구별되어 사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을 나누었다. 그리고 아이비 리그 대학들의 경우, 보통 전체 재학생의 약 10% 이상이 레거시 정책의 적용으로 혜택을 받은 학생들이라는 통계가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케네디 대통령의 실예를 들어 설명을 드린다.

지금으로부터 약 80여년 전.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이 17살이던 1935년 4월 중순. 그가 하버드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쓴 대입 지원 에세이 한 편이 케네디 대통령 도서관/박물관에 보관 되어 있다. 당시에는 펜으로 직접 써야했던 종이 원서에 주어진 공간이 얼마 없기도 하지만, “당신은 왜 하버드 대학에 입학하기를 원합니까?”라는 주제에 답한 케네디의 다섯 문장으로 된 에세이는 요즘 보통 사람 지원자들의 기준으로 볼 때 참 성의도 없고 그리 인상적이지도 않다. 필자의 번역으로 여기 원문과 함께 소개한다:

“본인이 하버드에 입학하기를 원하는 이유는 여러가지 입니다. 제 생각에는, 하버드가 다른 어느 대학보다 훌륭한 배경과 교양 교육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귀 대학이 어떤 그렇고 그런 대학이 아닌 특별한 어떤 점을 제공하는 대학이라고 생각하기에 항상 귀 대학에 입학하기를 원했습니다. 게다가, 저는 제 아버님이 다니신 대학에 가기를 원합니다. “하버드 맨”이 되는 것은 어느 누구라도 원하는 것이며, 저도 꼭 그렇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1935. 4. 23. 존 에프 케네디.”

케네디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이 에세이가 포함된 폴더에는 고교 성적을 포함하는 여러 다른 대학 원서와 런던 경제 대학에서 공부하기 위해 하버드에 입학을 1년 연기해 달라는 편지도 함께 포함되어 있다. 케네디의 고교 성적은 거의 대부분의 과목에서 100점 만점에

70점 정도로 공부면에서는 그리 대단한 학생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여 진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주식과 부동산으로 큰 부를 축적한 하버드 출신 부자였고 메사추세츠 지역의 아일랜드계 사회의 유지였을뿐만 아니라, 나중에는 주영 대사 등을 지낸 유명 정치가였기에, 그리고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명문 대학 입학의 광풍이 불지 않았기에, 이런 성적과 지원 에세이로도 합격이 가능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다시 말해, 아마도 가장 큰 합격 요인 중의 하나는 케네디가 에세이에서 자랑한 것처럼 그의 아버지가 이 대학 출신 유력인이었기에 적용된 레거시 효과가 아니었을까 생각되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 대통령의 자녀들이 대학을 선택하는 방식을 살펴 보면, 아들 부시 대통령의 두 딸 중 바바라는 아버지의 모교인 예일에, 제나는 텍사스 오스틴에 갔는가 하면, 클린턴의 딸 첼시는 부모와 상관이 없는 스탠포드에, 오바마의 큰 딸 말리아는 아버지의 모교인 하버드에, 동생 사샤는 친구가 진학하는 미시간 대학에 진학 하는 둥 우리네처럼 크게 대학의 순위에만 집착하지 않는 경향도 역시 볼 수 있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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