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ay 교육 – 자녀들과 함께 꿈을 나눕시다

이번 선거에서 삼선에 성공한 우리 워싱턴 주의 인슬리 주지사가 새로운 행정 명령을 발동해 식당 내에서 식사를 금지했다. 요식업을 하시는 분들에게는 이제 좀 상황이 풀려 가려나 기대를 갖기 시작하는 시점에 또 다른 장애물이 앞을 막는 셈이다. 그 분들의 절망과는 비교도 안 되지만, 이것은 또한 식당에서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식사하는 것이 일주일간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푸는 일종의 의식처럼 느끼는 필자와 같은 사람들에게도 좋지 않은 소식이다. 그러나, 어쩌랴? 거의 아홉 달 동안이나 끈질기게 인류를 괴롭혀 온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제는 백신의 개발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러 막 긴장을 풀고 안심하는 마음들을 사정없이 후려 치고 있는 국면이니 참고 인내하며, 정부의 시책에 잘 따라야 할 수 밖에.

     추수 감사절이 가까워 오니, 집 떠나 타지에서 일하거나 공부하는 아이들이 보고 싶고 같이 식사라도 하고 싶은 것은 모든 부모님의 공통된 심정일 것이다. 가끔 전화나 카톡으로 서로 안부를 챙기기는 하나 직접 얼굴 마주 보고 손이라도 잡는 것과 어찌 비교가 되랴? 이제는 다 컷다고, 제 엄마가 안기라도 하는 날에는 질색하는 시늉을 하는 아들 녀석이나, 온갖 스위트한 말로 부모를 챙겨 주는 딸 아이를 생각하면 왜 이리 피식 웃음이 나고 마음 저 안쪽이 아려 오는지. 부모의 마음은 참 비 이성적이다. 곁에 있을 때는 그리도 말 안 듣고, 공부 안 하는 것만 보이더니, 멀리 떨어져 있으니 조그마한 일이라도 같이 나누고 싶고 사소한 먹을 거리라도 좀 더 먹이고 싶은 마음이다. 

지난 해 이 때 쯤의 일이 떠 오른다. 아내를 일터에서 픽업해 집으로 가는 길에, 집에 먹을 것이 별로 없다는 아내의 걱정도 덜 겸 간단히 식사를 할 요량으로 한국 식당엘 들렸다.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데, 때 맞추어 딸 아이가 전화를 했다. “뭐 하세요. 혹시 바쁘신 거 아니예요?” 항상 자상한 아이라 배려하는 마음이 듬뿍 든 물음이다. “응, 아빠랑 저녁 먹고 들어 가려고 식당에 와 있어요.” “뭐, 드시려구요?” 의례껏 하는 질문에 아내는 과잉 반응을 한다. “응, 아냐, 그냥 맛 없는 것 먹으려구…” 집 떠나 마음껏 먹고 싶은 것도 못 먹을 아이를 위한 배려에서 나온 대답이지만, 별로 이해가 되지 않는 대답이라 말을 끝내고 같이 웃어 버린다. 아이들이 자신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타지에서 고생을 하는 것이 안스럽기는 하지만, 꿈은 노력하고 고생을 감내하는 자만이 이룰 수 있으니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워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리라 자위하며 ‘맛없는 음식’을 다 비웠다.

     꿈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작년 추수 감사절을 맞아 돌아 온 아들 녀석이 해 준 재미난 일본 라면 집 이야기가 떠 오른다. 하버드 캠퍼스에서 북쪽으로 기차역 하나를 지나면, North Porter 지역이 나오는데, 이 근처 버스 정류장 앞에 “Yume wo katare (꿈을 나누세요)”라는 아주 조그마한 일본 라면 식당이 보스턴에는 흔한 던킨 도우넛 매장과 스파 사이에 없는 듯이 위치해 있단다. 소문이 나 길게 늘어선 줄에서 한참을 기다리다가 식당엘 들어 가면, 주방쪽을 향해 긴 식탁 세개와 각 테이블당 의자 6개가 학교 교실의 것들처럼 앞 사람의 등짝을 보며 앉게될 손님들을 기다리며 놓여 있다. 메뉴는 단 두가지, 대짜와 소짜 라면으로 가격은 좀 쎈 편인 각 $11과 $13이다. 차이는 국수 위에 얹어 주는 두툼한 돼지 고기 등목살이 각 두개와 다섯개의 차이란다. 주문을 마치면, 종업원이 “당신의 꿈을 다른 분들과 나누시겠습니까?”라고 묻는다. “그러지요”라고 하면 식사가 끝난 뒤에, “이분이 꿈을 나누시겠습니다”라는 신호에 따라 일어나 “제 꿈은 세계 각지를 여행하는 것 입니다”라는 등의 꿈을 나누는데, 이후에 종업원이 라면 그릇을 살핀뒤, 식사량을 기준으로 다음 중의 하나를 큰 소리로 외치고 식당의 다른 종업원과 손님들도 같이 합창을 한다고 한다: 많이 남기면, nice try; 조금 남기면, good job; 거의 다 먹으면, almost; 국물과 면을 모두 다 깨끗이 비웠으면, perfect.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또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는) 열정과 인내, 그리고 헌신이 필요한데, 위의 순서와 반대로 즉 음식을 많이 비울수록 꿈을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이 많음을 말한다고 한다. 그 식당의 인스타 그램에 나온 문구: Any Dream can be achieved with a little help from friends! Share a dream with us today for lunch 11-3 and dinner 5-10pm!

     그렇다. 우리 모두에게는 꿈이 있다. 내일은 일찍 일어 나서, 출근 전에 맨손 체조라도 해야지 등의 작지만 건설적인 꿈이 있다. 내년에는 좀 더 큰 집으로 이사를 가야지, 더 좋은 차를 사야지 등등의 조금은 세속적이고 개인적인 꿈도 있다. 매일 출근 길에 뵙던 집 근처 학교로 통하는 횡단 보도에서 길 건너는 학생들을 위해서 차량 통제원으로 봉사하시는 할아버지가 몸이 불편하신지 며칠 동안 모습을 뵐 수가 없다. 그 분 대신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봉사하는 일을 해 봐야지 등의 남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꿈도 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님의 꿈은 무엇인가? 자녀가 아시안으로는 처음으로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으면 하는 꿈이 있으신가? 가장 가까운 친구로서 용기를 주고 격려하며, 그 꿈에 가까이 갈 수 있도록 같이 힘이 되어 주시기를 바란다. 이번 선거에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한인 삼총사 여장부들(워싱턴의 메릴린 스트릭랜드, 캘리포니아의 미셸 스틸과 영 킴)을 보며, 우리 아이들의 세대에는 열심히 노력하고 꿈을 위해 최선을 다 하면 그 꿈을 이룰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척박한 이 세상에서라도 당신이 최선의 것을 갖기 원하는 가족, 친구들과 꿈을 나누시며 서로를 격려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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