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ay 교육 – “등록금이 걱정없는 의과 대학/대학”

요즘은 이과에 소질이 있는 우수한 학생들이 컴퓨터 관련 학과를 많이 지원하는 경향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대학을 마치고 의과 대학을 지원하고자 희망하는 한인 학생들이 많다. 아마도 우리네 부모 세대들에게 각인된 기술이 있어야 안전하다는 인식에다, 공부 기간이 길기는 하지만 일단 의사가 되면 안정적인 생활이 보장된다는 생각, 거기에 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고쳐 줄 수 있다는 사명의식까지 합쳐진 마음에서 비롯된 희망일 것이다.

     많은 학생들이 의대에 관심이 있다 보니, 의대에 들어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몇 년씩 재수를 하다가, 진로를 바꿔 치대, 약대, 심지어는 간호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들까지 있을 정도이다. 이렇게 들어간 의료 관련 학과를 졸업하기 위해서는 또 다시 최소한 4년은 공부해야 하고, 이 공부에 대한 비용은 결코 싸지 않기에 많은 학생들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좋은 소식도 있다. 작년부터 본교 캠퍼스와는 떨어져 뉴욕의 맨하탄에 위치한 코넬 의대가 이 대학에 진학하는 의대생들 중 재정 보조 조건에 합당한 이들에게는 전액 (학비와 생활비

등을 포함하는 전체 비용) 장학금을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이미 2017년에 컬럼비아 대학 의과

대학이 등록금을 위한 융자를 없애 장학금으로 대체해 주고, 최대한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는

생활비도 지급한 경우가 있었고, UCLA 의대는 신입 의대생의 20%에게 전액 성적 장학금을

지급하는 파격적인 정책을 이미 시행하고 있다

     이보다 더욱 꿈과 같은 제도의 주인공은 뉴욕 대학 의대인데, 이년 전부터 재학중인 학생들을 포함하는 모든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완전히 면제해 주는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이 대학은 재정 보조이거나 어떤 성적 이상의 학생들에게만 지급하는 부분적인 것이 아닌 아무 조건없이 모든 의대생들에게 등록금 전액인 $55,000을 면제해 주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다만, 숙식비인 $27,000 가량은 본인이 부담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유는 의대를 졸업하는 학생들이 너무 비싼 학비와 생활비로 인해 많은 빚을 지게 될 뿐만 아니라, 재정적 부담감에서 가정의학이나 소아과학 등의 소위 돈이 안되는 과는 피하고 빚 갚기에 수월한 돈 되는 학과에 몰리는 현상을 막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말한다. 한 예로 지난해 뉴욕 의대를 졸업한 의사들의 62%가 평균 $184,000의 빚을 떠안고 사회로 나갔다 (참고로 미국 의과 대학 협회의 통계에 의하면, 주립 의대의 연 평균 비용은 $60,945, 사립 의대는 $82,278이며 졸업생들의 평균 빚 액수는 $192,000임). 그래서 뉴욕대 의대의 이름을 따온 기부자인 홈디포 설립자 랭건부부가 기부한 1억 달러를 비롯한 4억 5천만 달러의 기금을 조성해 이러한 프로그램이 가능해 진 것이다. 여담이지만, 랭건 부부는 공화당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많은 기부금을 낸 열혈 공화당원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연유로, 진보적인(?) 일부 젊은이들은 집을 고치다 말고 갑자기 특정한 공구나 재료가 필요하게 되자 홈 디포가 가까운 곳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멀리 있는 다른 스토어에 가서 사왔다는 일화도 있다. 아마도 의대 지망생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이것이 이유인지는 모르나, 이 의과 대학의 이름은 작년까지 Langone school of Medicine이었지만, 작년에는 현 의대 학장의 이름을 딴 Grossmann school of Medicine으로 바꿨다.

     대학원 과정 뿐만이 아니라, 대학 과정에도 대규모 전액 장학금을 제공하는 학교들이 적지 않다. 몇 대학을 소개한다. 첫째, Curtis Institute of Music이다. 커티스 음대는 펜실베니아주의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음악대학이다. 이 대학은 재정 보조의 필요를 떠나 (즉, 재정 보조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되는 학생은 물론이고, 그 자격이 안되는 학생들에게도) 성적 또는 특기에 기반해 장학금을 수여하는 merit scholarship을 제공한다. 이 학교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실기 시험을 봐야하며 나이 제한은 없다.

     둘째로, College of the Ozarks이다. 미조리 주의 포인트 룩아웃에 있는 이 기독교 대학은 교수대 학생 비율이 13:1이고 30여개의 전공을 제공하는 대학인데, 회계, 생물, 화학과 컴퓨터 사이언스 프로그램이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초등학교 교사 자격증 프로그램이나 법대, 의대, 약대 등의 진학을 위한 예비 프로그램들이 풍성한 대학이기도 하다. 전체 학생수가 1400여명인 작은 학교이며, 이 대학에 입학한 90% 이상의 학생들은 FAFSA (무료 연방 재정 보조 신청서)의 결과가 재정 보조가 필요한 가정의 자녀로 나온 학생들이다. 이에 더해, 이 대학의 별명이 “Hard Work University”인 것에서 잘 나타나듯이 등록금을 안내는 대신, 학생들은 학기 중에는 주당 15시간, 방학 중에는 주당 40 시간을 일해야 한다. 특이한 것은 일을 하는 태도와 성과등이 성적표에 기록될 정도로 중요시되는 학교이다. 요즘에는 해외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며 수고하시는 선교사 자녀들이 많이 관심을 갖는 학교이기도 하다

     셋째로, Berea College도 전액 장학금을 제공하는 학교이다.  켄터키 주의 풍광이 뛰어난 베레아에 위치한 이 대학은 모든 학생들에게 매년 이만 사천여불의 등록금을 지급한다. 신약 성경의 사도행전 17장 26절에 나오는 “인류의 모든 족속을 한 혈통으로 만드사 온 땅에 살게 하시고”를 모토로 1855년에 설립된 기독교 학교로서 32개의 전공을 자랑하는데, 눈길을 끄는 것은 African and African American Studies, Asian Studies 등의 종족학 연구 프로그램이 있고, 컴퓨터 사이언스나 생물, 화학, 등의 각종 과학 분야의 과목들을 비롯해 철학과 비지니스 등등 다양한 전공들을 제공하고 있다. 이 학교의 재학생들은 기숙사비나 용돈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주당 10시간을 의무적으로 일하도록 되어 있다. 다음주에 이어서 몇 대학을 더 소개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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