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ay 교육 – 유덥 입학 사정관이 원서 읽는데 8분

어제 저녁 오랫만에 손에 땀을 쥐게하는 풋볼 게임을 시청했다. 시애틀 시혹스와 숙적인 뉴 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와의 게임은 항상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지라 기대를 했는데, 기대에 부응하는 재미 있는 경기였다. 올 해는 팬데믹의 영향으로, 풋볼 게임이 시범 경기가 없이 시작되고, 그나마도 관중이 없이 하는 경기라 뭐 재미가 있으랴 좀 우려를 했었다 하지만, 텔레비전 앞에서 경기를 보는 것은 관중들의 응원을 녹음으로 만들어 틀어 주고 카메라의 앵글이 운동장 안에만 머무니 관중의 유무와 별 차이가 없었다.

     마지막 쿼터의 종료를 2분도 채 안 남긴 상황에서 공격권을 갖고 있던 시혹스 쿼터백 러셀 윌슨이 던진 패스가 간발의 차이로 어긋나, 뉴 잉글랜드가 공격권을 넘겨 받고 숨가쁘게 시애틀 진영으로 넘어와 공격을 계속했다. 마침내 종료 4초쯤을 남기고 마지막 공격을 시도한 뉴 잉글랜드의 쿼터백 캠 뉴튼이 2야드 지점에서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러싱 터치다운을 시도할 때는 시애틀을 응원하는 분들의 숨이 가빳을 것이다. 응원단의 바램대로, 황소처럼 뚸어 들어가던 뉴튼이 수비에 걸려 넘어져 득점에 실패하고, 시혹스가 승리를 했다.

     빼어난 두 팀의 쿼터백이 활약하는 것을 보며, 나이로는 한 살이 많은데다가 쿼터백으로서는 비교적 작은 (1m80) 윌슨과 그 보다 20cm 정도가 크고 한 살이라도 젊은 뉴튼을 비교해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이 떠 올랐다. 캠 뉴튼은 2011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이 된 반면, 윌슨은 그 다음 해의 드래프트에서 전체 순위 75위로 지명이 된 선수이다. 지금은 뉴튼도 진가를 발휘하며 좋은 활약을 보이고는 있지만, 프로에 온 뒤로는 윌슨이 계속 최고의 활약을 보여 왔고, 올 해는 벌써 두 게임 만에 최고 선수 후보로 벌써 거론이 되고 있다. 또한, 오늘 맞대결에서는 게임의 승자로서 기쁨을 누리고 있다. 사람의 지위는 언제라도 바뀌는 것이니 인생의 한 모퉁이에서 일어난 일들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이 꾸준히 노력하고 묵묵히 정진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 칼럼에서 너무 길게 스포츠 이야기가 늘어져 죄송함을 느끼다가, 게임을 중계한 킹 5의 이어진 뉴스에서 드물게 다룬 교육 관련 뉴스가 생각이 났다. 뉴욕 타임즈의 교육 관련 기자인 제프 샐링거가 새 책을 출간했는데, 유덥의 입학 사정에 관한 이야기가 포함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간단한 기사 중에 눈길을 끄는 것은 유덥은 20명 미만의 입학 사정관들이 거의 4만 6천명이나 되는 지원자의 원서를 읽어야 하므로 한 학생의 원서에 약 8분 정도밖에 할애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이어지는 인터뷰에서 유덥 입학처의 한 시니어 담당관은 자신들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형편은 아니지만, 쌓여진 방식들과 주어진 시간만으로도 좋은 학생을 선발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방송의 내용과는 상관이 없지만, 유덥이 나온 김에, 새로운 소식 하나를 전해 드린다. 유덥은 올 해 신입생 선발을 위한 에세이에서 주어진 에세이 제목은 예년의 것들을 그대로 유지했지만, 에세이의 길이에서 약간의 변화를 주었다. 작년까지는 유덥의 주 에세이의 최대 단어 수가 500단어와 550 단어를 오갔는데, 올 해는 길이를 650단어로 넉넉히 조정했다. 그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다른 공통 원서인 Common Application의 최대 허용 단어 수가 650 단어이므로, 학생들의 편의를 돕기 위해 같은 길이로 조정한 것으로 보여 진다.

     유덥은 미국 대학이 사용하는 세 가지의 다른 공통 원서 중에서 Coalition Application을 사용한다. 코얼리션 원서의 에세이는 원래 주어진 5개 에세이 제목 중의 하나를 선택해 쓰도록 하는데, 유덥은, 이 원서를 사용하는 다른 학교들과는 달리 에세이 주제 중의 하나를 선택해 이 제목만으로 에세이를 써서 제출해야 한다고 못박고 있다. 유덥이 요구하는 에세이는 “Tell a story from your life, describing an experience that either demonstrates your character or helped to shape it. (당신의 사람됨을 나타내거나 그것을 형성하는데 기여한 경험을 중심으로 당신 인생 속의 한 이야기를 써 보시요.)”이다. 이 제목을 가지고, 유덥은 에세이 관련 안내문에서 길이는 300-400 정도면 충분하고, 길어도650 단어 미만을 요구한다. 그러니, 사정관들이 에세이 읽는데 주어진 시간이 5분 내외라는 점을 명심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기간이지만 최선을 다 해서 짧지만 좋은 에세이를 쓰기 바란다.

    이것에 더해, 유덥은 공통 원서에서 각 대학의 “보충 원서”에 해당하는 조금 짧은 에세이 한 편을 다음과 같이 추가로 요구하며,  300 단어 이내로 쓰도록 지시하고 있다:

“Our families and communities often define us and our individual worlds. Community might refer to your cultural group, extended family, religious group, neighborhood or school, sports team or club, co-workers, etc. Describe the world you come from and how you, as a product of it, might add to the diversity of the University of Washington (우리가 속한 가족이나 커뮤니티는 종종 우리 자신이나 우리 각 개인의 테두리를 정해 주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서 커뮤니티란 당신의 문화적 동아리나 대가족, 종교 그룹, 이웃이나 학교, 스포츠 팀, 클럽이나 동료 등등을 말한다. 당신이 속한 세계에 대해 말해 보라, 또한 그러한 세상의 배경을 가진 당신이 어떻게 다양한 학생들이 모인 유덥 사회에 기여할 것인지에 대해 말해 보시요).” 마지막 당부 한가지. 고삼 학생들이여, 이 마지막 에세이를 쓸 때, 주어진 두가지 질문(1. 당신이 속한 세계, 2).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에 답하는 것을 잊지 마시게. 대부분은 1번에만 답하니 당부하는 말일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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