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ay 교육 – 올 가을엔 어떤 형태의 수업을 할까?

요즘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는 뭐니 뭐니해도 가을에 문을 열 학교들이 어떤 방식의 수업을 진행할 것인지의 문제와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에 발표한 ‘외국 유학생들이 온라인으로만 수업을 듣는 경우에는 미국에 머물지 못하도록 한다’는 결정이다.

     워싱턴주를 비롯한 전국의 초중고교와 대학들은 가을 학기에 수업을 어떻게 진행하는 것이 학생들과 교직원들의 안전과 교육의 효과에 도움이 되는 지를 고민하고 있다. 고민의 일환으로 각 지방 교육구는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설문을 돌려, 부모와 학생이 희망하는 올 가을 학기 등록의 형태를 묻고 있다. 이미 대부분의 학부모님들께서 이미 등록 양식을 작성해 제출하셨으리라 생각하지만, 잠깐 살펴 본다. 벨뷰 교육구에서 학생들에게 보낸 등록 양식(Fall Intent to Enroll Form)은 두가지의 다른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각 시나리오가 실현될 경우 두가지 다른 사항 중에 하나를 선택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Scenario A: 100% 대면 수업 또는 100% 온라인 수업; Scenario B: 50% 대면 수업과 50% 온라인 수업의 혼합 형태, 또는 100% 온라인 수업.

     이러한 가상의 시나리오 중에서 어떤 형태의 수업을 하게 될 지는 지금 상황에서 누구도 확신을 할 수가 없다. 생각하기도 싫지만, 만약 가을에 이 바이러스의 창궐이 더욱 심해진다면, 온라인 수업 이외의 선택은 가능하지가 않을 것이다. 희망하기로는 가능한 한 빨리 상황이 개선되어 모두가 대면 수업에 참여하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 기대는 온라인으로 하는 수업에 학생들이 집중하기 힘들고 아직은 초보 단계여서 선생님들도 완벽하게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학생들이 집에 머물면, 이들을 돌봐야 하는 부모님들이 자신의 직장이나 직업을 포기하거나 최선을 다 하기 힘들다는 것이 하나요. 학생들이 학교에 가 대면 수업을 하는 이유는 집중해 공부를 하는 것만이 아니라 다른 학생들과 어울려 사회 생활을 배우는 것도 학교 생활의 큰 목적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가을에 학교가 열릴지, 어떤 형태의 수업을 할 지는 미국에 사는 우리네 학생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있는 그래도 여유가 주어진 선택이다. 하지만, 이곳 미국의 대학에 다니고 있는 유학생들에게는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절대적인 위협이다.

     지난 주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들이 온라인으로만 수업을 수강할 경우 미국내에 머물지 못한다는 결정을 발표했다. 그렇지 않아도 코비드-19의 영향으로 유학생들의 움직임이 극도로 제한된 상태에서 이제는 대면 수업이 불가능해진다면 미국에 머물 수도 없는 상황에 내몰린 것이다. 즉, 이 바이러스의 창궐로 인해 여행이 극도로 제한되고, 비자의 발급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이 명령의 시행은 유학생들의 수족을 묶는 조치가 될 것이고 나아가 외국 유학생들이 미국 대학에 지원할 가능성을 상당히 저해하는 조치가 될 것임에 틀림 없다.

     이러한 조치에 대해, 즉각 하버드와 MIT 같은 대학들은 연방 정부를 고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지난 수요일의 뉴욕 타임즈에 따르면, 이 대학들은 “이 정책이 정치적인 계산에서 비롯된 것이며, 고등 교육을 혼돈으로 몰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게다가 AP가 보도한 것처럼, “이 정책은 이것을 정당화할 합리적인 기반을 제공하지 않았고, 일반 대중들이 그 정책에 대해 논할 여지를 부여 하지 않았기 때문에 관련 법령을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워싱턴 주에서도 주 검찰총장이 이 결정에 대해 소를 제기했고 많은 다른 주들과 대학들이 여기에 동참하고 있다.

     그러면, 왜 트럼프 행정부는 가을에 100% 온라인 수업만을 대학들이 진행할 경우 유학생들의 비자를 취소하고 그들이 모국으로 돌아 가도록 하는 명령을 내렸을까? 당연히 정치적인 배경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주된 이유는 대학들에게 온라인 수업이 아닌 대면 수업을 진행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이다. 가능한 한 조속히 비지니스의 재개를 주장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과 맥을 같이 한다. 유학생들이 내는 등록금과 부대 지출은 미국의 대학들 뿐만 아니라 전체 미국 경제에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국제 교육가 협회(Association of International Educators)에 따르면, 이들이 미국 경제에 기여하는 액수는 연간 거의 410억 달러에 달한다 (다른 통계에 의하면 44.7 billion). 이러한 사실을 모를 리 없는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정책이 대학들의 대면 수업 결정에 큰 요인이 될 것이라고 계산하는 것이다. 몇 해 전부터 주 정부들이 교육에 지원하는 보조금의 액수가 감소하자 대학들은 거주민 학생 학비의 거의 3배를 지불하는 유학생들의 지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니, 만약 이 정책이 시행되고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온라인 수업만이 가능한 선택이 될 경우에는, 많은 학교들은 신입생 입학 사정에서 전액 등록금을 낼 수 있는 학생들을 선호하게 되고, 그 결과 학자금 재정 보조의 액수는 상당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니 선거를 앞 둔 트럼프 행정부에는 양면의 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런 사정들을 고려할 때 가을에 대면 수업을 일부만이라도 시행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봄 학기에 경험한 유쾌하지 않은 온라인 수업의 기억과 부정적인 효과, 그리고 부모님들이 자녀 교육에 묶이게 된 상황들을 타개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기 때문이다. 이미 팬더믹의 상황을 극복하고 부분적인 성공이나마 대면 수업을 하는 독일이나 덴마크와 같은 다른 나라들의 경우를 교훈 삼으면 좋을 것이다. 이들의 성공의 조건을 보면, 먼저 감염 가능성의 정도를 낮춰야 하고, 둘째로는 학교들에 대한 재정 보조를 상당 부분 늘려야 한다. 그래서 각급 학교들이 문을 열 수 있도록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테스트를 늘리고, 학교에 방역과 감염을 막는 조치들을 취하는 데 소용되는 재원을 지원한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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