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ay 교육 – 여름 방학 잘 보내기 2: 좋은 책 읽기

     기나 긴 여름 방학을 맞아 우리 자녀들이 뭘 하면 좋을 지 몰라 이리 둥글 저리 뒹글하다가 결심이나 한 듯 다시 게임기를 붙잡고 씨름을 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 부모님들 한결 같이 머리에 열불 천둥이 치신다. 지난 번 이 시리즈를 시작하며 말씀드린 것처럼, 이번 여름 방학 동안 우리 아이에게서 보고 싶은 이상적인 모습은 좋은 책 몇 권을 골라 차근차근 읽어 독서하는 습관도 기르고 마음의 양식도 축적한다든지, 동네의 친구들과 팀을 이루어 규칙적으로 한 주에 두 세번 축구 연습을 하며 몸에 단 비를 뿌리는 것이리라. 규칙적이고 활동적인 일들에 익숙해 지면, 방안에 꼬부리고 앉아 게임기만 붙잡고 씨름을 하거나 텔레비젼 앞에서 만화나 보고 하루 반나절을 눈 버리고 마음 찜찜하게 앉아있는 무의미한 일들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녀가 고교생이라면, 책읽기와 운동 등의 특기 활동에 더해, 나이에 걸맞는 봉사 활동 거리를 찾아 귀중한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어떨지?  그럼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 약속한 대로, 부모님들의 좋은 책 찾아 주기 노력을 돕는 도우미로서 이번 주부터는 우리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연령대별 고전 양서로부터 흑인들이  겪고 있는 ‘인종 차별’ 상황을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추천해 드리기로 하겠다.

     다시 한 번 지적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은 여름이 긴 방학을 맞은 학생들에게 책 읽기 좋은 계절이라는 것이다. 학기 중에는 학교 수업 따라 가기도 벅찬 틈에 어느 세월에 학교 수업과 관련없는 책을 읽는 호사를 누릴 것인가? 여하튼, 이렇듯 독서 예찬론을 설파하면, 대부분의 학생들과 부모님들께서 짜증을 숨기시며 물어 오는 질문: “좋은 건 알겠는데, 어떤 책들을 읽으면 좋을까요?”

     먼저 코로나 바이러스의 창궐로 집에 와 있는 대학생 자녀가 있으신 경우, 처음 며칠은 공부하느라 집 떠나 고생한 아이들을 오냐 오냐 늦게까지 푹 자고 맛 난 것 많이 먹으라고 상전 대접을 해 주셨다. 이제 세월이 깊어 3개월이 지나고 여름에도 계속 집에서 동거해야 하는 경우가 되자 은근히 모든 일에 부아가 나기 시작하신다는 부모님들이 많다. 이런 친구들을 위해 지난 해 여름, 우리 지역의 유지인 빌 게이츠가 추천한 책 한 권이 떠 올라 소개한다. 이 책 ‘사실 충실성(Factfulness: Ten Reasons We’re Wrong about the World—and What Things Are Better Than You Think)’은 재 작년에 게이츠가 2018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세상으로 막 첫 발을 딛는 모든 대학 졸업생들에게 무료로 나누어 주며, “세상을 분명하게 바라 보는 방법을 일러 주는 필수 안내서”라고 극찬한 책이다. 세상을 바라 볼 때, 고의나 우연에 의해 굴절된 것인 아닌 사실에 근거해 대상을 바라 보고 이해하는 관점에 대해 설파한 책이다. 스웨덴의 의사요 통계학자인 한스 로슬링이 아들, 며느리와 함께 공저한 것으로,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세계가 우리들이 생각하는 또는 선동적인 정치인들이나 종교인들이 주장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세상임을 각종 통계 지표를 통해 보여 준다.

     빌 게이츠가 추천하는 또 다른 책으로, 하버드 대학의 심리학자인 스티븐 핑커가 펴낸 책 ‘깨달음 (Enlightenment Now: The Case for Reason, Science, Humanism, and Progress)’도 작금의 세계가 18세기에 출현한 계몽주의 시대 이래로 참 살만한 세상으로 진보되어 가고  있다며, 각종 학문이나 과학의 진보가 세상을 발전시키지 못하고 인류를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 가고 있다는 비관론을 불식시키는 긍정적인 현실 인식론을 전개하고 있다.

     여기에서 관심이 가는 대목은 이 두 책과 이것을 추천하는 게이츠가 모두 같은 편을 먹은 것같이 세상은 좋은 방향으로 진보하고 있다는 긍정론을 설파하고 있고, 이러한 책들이 작년에는 득세했다는 점이다. 올 해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창궐로 이러한 긍정론이 한 풀 꺽인 느낌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 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다음은 고등 학생들이 읽으면 좋을 책을 소개한다. 우리가 미국에 살고 있지만, 좀 새로운 접근법으로 한국의 문제 의식이 있고 똑똑한 고등 학생들이 읽는 좋은 책들의 리스트로부터 시작하자. 모국의 서울 대학에 수시 전형으로 지원한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을 조사해 발표한 것이 있는데, 미국의 고등 학생들에게는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둣하여 여기 소개한다. “고교 재학 기간 중에 읽었던 책 중에서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을 3권 이내로 선정하고 그 이유를 기술하라”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분석해 보니, 이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들을 순서대로 보면 다음과 같았다: 1) 장 지글러,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스위스의 사회학자인 지글러가 세계의 기아 문제에 대한 통찰을 보여 주는 책으로 불어로 된 원제목(La Faim Dans le Monde Expliquee a Mon Fils, 내 아들에게 설명하는 세계의 기아, 1999)에 나타나는 것처럼 아들에게 세계의 기아 문제를 설명하는 형식을 띠므로 자칫 어렵고 불안한 주제를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인도하는 책이다. 2) 고가 후미타케/기시미 이치로 공저, ‘미움받을 용기, 2013.’ 이 책은 지그문트 프로이트, 칼 융과 함께 근대 세계의 삼대 심리학자로 불리우는  알프레도 아들러의 심리학을 일본의 두 공저자가 설명한 책이다. 아들러는 자신의 제자들과의 대화 형식을 통해 자신의 이론을 설명하고 있어 심리학에 문외한인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주제는 열등감의 문제(inferiority complex)는 모두가 갖고 있는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주어진 상황을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그의 심리학의 묘미를 보여 주니 혹시 우리 아이들이 그러한 감정으로 힘들어 한다면,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3) 레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 (Silent Spring, 1962)’은 과학이나 환경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특히 영향을 받은 책으로, 미국의 해양 생물 학자인 레이철 카슨이 쓴 책이다. 한 예로 모기 살충제인 DDT가 모기만 죽이는 것이 아니라 먹이 사슬을 통해 인간의 건강에 까지 영향을 준다는, 즉 의도치 않은 환경의 파괴가 세계를 재앙에 빠트린다는 이론으로 1960년 대 풀뿌리 환경 운동의 기폭제 역할을 한 책이다. 다음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4)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이 뒤를 이었으니, 우리 자녀들에게 읽도록 권하시면 좋을 일이다. 책을 읽어 마음의 양식을 차곡 차곡 몸 속에 저장한다는 의미에 더해, 미국의 많은 대학들도 입학 원서에 가장 흥미있게 읽은 책들을 두, 세권 적고 그 이유를 쓰라는 문제들이 있으니 염두에 두고 책 몇 권 열심히 읽어 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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