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Way 교육 –새 해에는 맡겨진 현재의 날들을 즐기세요

이제 2020년 새해를 맞는다.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의 섭리를 인간 나름의 이해와 해석을 거쳐 계절과 날짜와 시간을 정해 규칙을 만들고, 지금은 오전 한 시이고 내일은 1월 1일이라 정해 놓고 인간 모두가 예외없이 지키는 것이 너무도 당연해 한 번도 이상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는 것이 참 신기하다는 느낌이 든다.

     동양에서는 오랜 시간동안 ‘12간지’라고 해서 하늘의 시간인 십간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와 땅의 시간을 상징하는 12가지 동물(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를 결합하여 특정한 해의 이름을 붙이고, 그 해에 태어난 아이의 미래를 점쳐 보는 풍습이 있어왔다. 이에 따르면, 올 2020년은 십간의 일곱 번째인 ‘경’과 12지의 첫 째 동물인 ‘자 (쥐)”가 결합되어 경자년이며, 올 해 태어난 아이는 쥐의 특성인 영민하고 부지런한 특성을 가진 아이가 될 것이라는 식의 기대를 하게 된다.

     한 해가 지나고 새해가 올 때면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세월은 참 빠르게 지나며, 삶의 종점에 이르기 전에 아직 할일이 많이 남아 있음에 초조해 지기 시작한다. 이년 전에는 황금 개띠의 해라고 개띠들이 황금빛 꿈을 품었고, 작년에는 황금 돼지 띠들이 내심 큰 꿈을 가졌을 터인데, 노력이 받쳐 주지 않는 꿈은 그저 꿈임을 깨달았다는 후일담만 그득하다. 인간의 삶이라는 것이 얼마나 우리의 의지나 바램처럼 안 되는 것인지에 대해 깨닫게 되자, 한없는 초라함과 동시에 신의 존재에 대한 경외심이 엄습했다.

     인간 의지의 무력함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대해 잠시 명상하다 보니, 매년 새해를 앞두면 생각나는 침례교 목사님인 로버트 헤이스팅스가 1980년에 쓴 “The Station (종착역)”이라는 시가 떠오른다. 아시는 분들도 많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필자의 졸역으로 여기 다시 소개한다 (전문을 글자 그대로 번역하지 않았기에 원문을 원하시는 분들은http://www.thestationessay.com/을 참조하시기 바란다): 

     “잠재의식의 저 깊은 곳에 우린 머나먼 대륙을 횡단하는 긴 열차 여행을 하고 있다는 소박한 느낌을 갖고 있다. 기차의 창가로 지나가는 자동차들, 철로변에서 손을 흔드는 아이들, 한가로이 풀을 뜯는 가축들, 발전소에서 뿜어나오는 연기들, 끝없이 펼쳐지는 목화밭과 옥수수밭, 평지와 계곡들, 도시의 건물들과 시골의 공회당을 보며 우리는 커피 한 잔을 즐긴다.”

     “하지만 우리의 의식속에 항상 꿈틀대는 것은 종착역에 대해서이다…모월 모시에 우린 목적지에 신나게 기적을 울리며 도달해, 휘날리는 깃발과 밴드의 환영을 받을 것이다. 그날이 오면 모든 아름다운 꿈들이 확연히 이루어질 것이다. 그곳을 기리며 쉼없이 우린 객실 내의 통로를 서성이며 시계를 바라보며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그렇지 그곳에 도착하면, 모든게 이루어 질거야. 암, 그렇구말고 우린 다짐한다. 열 여덟살이 되면, 이번에 승진만하면, 우리 애가 대학에 들어가기만 하면, 벤츠 450SL만 사면, 은퇴 연금만 타면. 계속 다짐을 한다”  

     “그날 이후론 우리의 행복한 삶은 영원히 지속되는 거야.”

     “그러나 멀지 않아, 우린 안다. 세상 어디에도 그런 종착역은 없고, 땅엔 한번 도달하면 모든 게 한 번에 해결되는 그런 곳은 없음을. 여정은 기쁨이다. 그 종착역은 환상이다…그 역은 가까이 가는가 하면 계속 멀어진다. 어제는 기억이며, 내일은 꿈이다. 과거는 역사이며, 내일은 하나님에게 속한 것이다. 어젯밤에 스러진 황혼은 내일의 어슴프레한 여명이다. 단지 오늘만이 사랑하고 살아가기에 충분한 빛을 준다.”

     “그러니 어쩌랴, 지난 시간에 살며시 문을 닫고 열쇠를 치워버려라. 사람들을 몰아대는 것은 오늘의 짐이 아니라 지난날에 대한 회한이며, 올 날에 대한 두려움인것을. 회한과 두려움은 오늘을 사는 우리를 볶아대는 두 얼굴의 도적인 것을.”

     “성경의 시편 118장 24절에 나오는 ‘이 날은 여호와께서 정하신 날이라. 이 날에 우리가 즐거워하고 기뻐하리로다”라는 말씀과 함께 생각할 때, ‘현재의 날들을 기쁘게 즐기라’는 경구는 참으로 맞는 말이지 않은가?”

     “그러니 객실 내의 통로를 서성거리거나 지나간 거리를 세지 마라. 그러기 보다는 강에 나가 수영을 더 하고, 산들을 더 오르고, 어린아이들에게 더 많이 뽀뽀하고, 밤에 나가 더 많은 별들을 세어 보라. 좀 더 자주 활짝 웃고, 가능하면 덜 울어 보라. 더 자주 맨발로 걸어 보며, 좀 더 자주 아이스크림을 먹어 보라. 더 자주 회전목마를 타 보라. 해가 넘어 가는 서산의 모습을 더욱 더 즐기라. 삶이란 우리가 지내는 대로 살아야 하는 것인걸. 종착역은 곧 올 것인 것을.” 

우리 모두 올 한 해에 우리 아이들의 어깨를 좀 더 토닥여 주고, 우리가 만나는 이들에게 좀 더 활짝 웃어주고 마음 깊이 사랑하며, 소속한 커뮤니티에서–그것이 가정이든 교회든 비지니스이든 직장이든– 하나되어 서로를 격려하며 함께하는 현재의 날들을 즐겨 보시지 않겠는가? 그러면 두려움과 염려는 저만치 비켜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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