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WAY 교육 – 유덥 컴싸이 가기는 하늘의 별 따기?

     출근을 하며 집 근처의 고등 학교를 제한 속도인 20마일 미만으로 천천히 지나노라니, 이제 개학을 하고 새 학년을 맞아 등교하는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살갑게 다가와 괜히 마음이 젊고 상쾌해 진다. 그런데, 듬성듬성 끼어있는 휜머리처럼 좀 더 성숙해 보이는 일군의 젊은이들은 안색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세상의 고뇌를 한 몸에 지고 가는 어린양처럼 꼭 해야되지만, 정말 하기 힘든 일을 하는 순교자의 풍모가 느껴 진다. 과장이 심하긴 했지만, 올 해 고교 시니어가 되고 곧 대학에 원서를 제출해야 하는 학생들의 걱정과 조바심을 생각하면 그리 큰 무리도 아니라는 생각이다.

     요즘 대학에 원서를 제출하기 위해 여러가지 궁금한 질문들을 잔뜩 짊어 지고 필자를 찾는 학생들의 발길이 잦아진다. 언뜻 보아서도 성적이 나무랄 데가 없고, 품성도 서글서글한데다가, 이런 저런 과외활동으로 4년을 바쁘게 지낸 녀석들인데도, 자신의 이력서를 필자에게 검토해 달라고 내미는 태도가 자신감으로 충만하지만은 않다. 무언가 부족하다는 듯, 웃는 낯을 지으려 애는 쓰지만, 뭔가 불안한 기운으로 덮인 얼굴이 묘한 어색함을 만드는 아이들과의 대화는 참 쉽지 않다. 게다가 여태껏 전심으로 돌보아 주신 부모님의 도움과 격려에 누가 되는 대답을 들으면 어쩌나하는 걱정이 느껴지니 더욱 말 한마디가 조심스럽다.

     이렇듯 잘 준비된 아이들의 공통점이라면? 뭐 다들 그런 것이야 아니지만, 요즘 이런 학생들의 공통된 희망은 “네. 컴싸이를 공부하고 싶어요”이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정도의 학생들에게 원하는 전공이 뭐냐고 물으면, “의대 공부를 하고 싶어요”라고 단호하게 답하는 것이었는데, 그야말로 컴퓨터가 대세인 현실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음이 피부에 그대로 와 닿는다. 하지만, 컴퓨터 사이언스를 하고 싶다는 아이들에게 정말 하고 싶지 않지만 할 수밖에 없는 말이 있다: “너무 좋지. 하지만, 대학의 컴싸이 학과에 합격하기는 정말 어렵단다. 모든 조건이 좋아도 명문대들의 컴퓨터 사이언스 학과는 정말 하나님의 축복이 있던지, 전생에 나라를 구했어야 되는 것 같애”라고 기운을 빼다가는 아재 개그로 분위기를 좀 누그려 뜨리려 나름 노력을 한다.

     컴퓨터 전공만이 아니라 많은 엔지니어링 프로그램도 들어가기 힘든 것은 마찬가지이다. 유덥에 전공을 정하지 않고 진학한 학생들 중에서 엔지니어링 학과에 들어가기를 원하는 학생들이 갈수록 늘어나지만 유덥측은 정해진 숫자의 학생만을 수용할 수 있기에 많은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학과에 들어가 공부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유덥측이 이년 전부터는 이미 엔지니어링을 공부할 마음의 준비가 된 학생들을 입학 전형에서 따로 심사해 곧장 공과 대학으로 들어가는 길을 마련했다. 이전에도 Freshman Direct라는 제도가 있어 컴퓨터 사이언스나 바이오 엔지니어링 또는 비지니스 프로그램의 정원의 일부 (보통 20% 미만)를 신입생 선발시에 뽑았었다. 하지만 새로이 시행된 제도인 Direct to College admission은 공과대 신입생 정원의 절반 정도인 400여명을 신입생으로 선발해 일년 또는 이년간 공대생으로서 수업을 들은 뒤 자신에게 맞는 공대 전공 (컴퓨터 공학, 전기, 토목 공학 등등)에 들어가게 하는 제도이다. (단, 공대가 아닌 문리과 대학으로부터 학위가 수여되는 컴퓨터 사이언스 학과는 이 새로운 제도를 사용하는 대신 이전의 제도를 사용한다.)

     공과대학 학장인 마이클 브래그 교수에 의하면, 이 제도는 한편으로는 엔지니어가 되기를 원하는 고교 졸업생들에게 대학에 입학하는 첫날부터 최신의 교육을 경험하도록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공과 대학의 전공들은 입학시 공학에 관심이 없었지만 후에 공학에 관심을 갖게된 다른 유덥 학생들과 편입을 원하는 학생들에게도 문호가 개방되어 있다. 즉, 엔지니어링 전공으로 한 해에 졸업하는 숫자가 거의 800명 정도이니, 지난 해부터 이중에 반인 400여명은 엔지니어링을 전공하기 원하는 신입생 중에서, 나머지 반은 유덥에 입학한 일학년과 이학년 학생중에서 엔지니어링 지원자와 편입생으로 이 학과들에 지원한 학생으로 충당한다는 말이다. 참고로, 유덥의 컴퓨터 학과에 들어간 여학생 중에 반은 유덥에 입학할 때까지도 컴퓨터를 공부할 생각이 없었지만 이후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데, 이 학과는 물론이고 공과 대학에 지원하는 여학생 지원자에게 부여하는 가산점이 촉매 역할을 하는 지도 모른다.

     그러면 이 제도를 사용해 유덥 컴퓨터 사이언스에 합격한 학생들의 자격 요건은 어느 정도일까? 지난 수년간에 이 프로그램으로 합격한 신입생들은 지원자의 3~5% (작년, 250/5,000)에 불과했고, 고등 학교 평균 평점은 3.97, SAT 수학 점수 764, 영어 758점, 그리고 ACT 성적은 34 점으로 나와 있다. 여기에 고교 시절에 얼마나 도전적인 과목을 이수했는지를 필두로 의미있는 과외 활동과 강력한 입학 에세이는 물론이고 워싱턴 주 거주민 여부가 중요한 요소였다. 작년 이전에는 이렇게 정원의 30%를 신입생으로, 나머지 15-20%를 편입생으로 뽑고, 나머지는 유덥 재학생 중에서 선발했었다. 하지만, 지난 해부터는 선발 방식을 완전히 바꿔, 일학년으로 입학하는 학생들로 대부분의 정원을 채우고, 주립 대학으로서 약 30%를 커뮤니티 칼리지 편입생을 받아야 된다는 조항에 따라 편입생에게 나머지 정원을 할당하게 되었으니, 신입생 입학생의 성적이나 조건 등이 약간이나마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점쳐 진다. 참고로 유덥 컴퓨터 학과나 공과 대학으로 편입하는 학생들 중에서 약 90%는 워싱턴 주내의 커뮤니티 칼리지 졸업생들이 차지하며, 평균 성적이 최소 3.8은 넘어야 하니 참으로 전생에 큰 공을 세워야 갈 수 있는 조건이라 할 수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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