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탓을 하기 전에 먼저 집안을 정돈하세요

     독자들께서 이 신문을 읽으시게 될 주말이 지나면, 대부분의 미국 명문 대학들이 신입생 원서 접수를 마감한다. 시기상 올 해는 차치하더라도, 차후의 대입 준비에 관심있을 고교 10/11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님들께 도움이 될 내용을 소개한다. 유펜의 입학 처장을 역임한 세라 하버슨이 밝힌 “대입 준비에 관한 7가지 최악의 조언들”을 두주에 걸쳐 필자의 첨언과 함께 소개하니 읽어 보시고 학부모님들이 먼저 대입에 필요한 사항들을 숙지하시고 난 후에 자녀들에게 조언하시기 바란다

     1. “대학들은 전반적으로 모든 일에 뛰어난 팔색조 학생을 요구하기에 할 수 있는 모든 클럽이나 과외 활동에 참여하라.” 대학은 학생 개개인이 팔방미인이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학년 전체로 보아 이런 저런 재주가 있는 다양한 구성원이 모여 하나가 된 클래스(학번)을 만들기 원한다. 즉, 수줍음을 타지만 창의성이 있는 아이, 수학이 뛰어난 너드 학생, 오보에에 특기가 있는 음악가, 게토에서 자랐지만 리더쉽이 있는 흑인 아이, 미식 축구의 런닝백, 과학 경시 대회 우승자 등등이 모인 학교에서 서로 다른 재능의 학생들이 서로 돕고 경쟁하며 4년간 시간을 보내노라면, 대학을 졸업하고 진출할 실제 사회와 유사한 환경 속에서 미래를 위해 준비하며 서로 다른 장점들을 서로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몇 년전 레이크 사이드 고교에서 열린 대학 설명회에서, 당시 듀크 대학의 입학 처장이 밝힌 이야기와 동일한 지적이다. 대학이 가장 먼저 찾는 학생들은 여러 가지 면에서 특별한 지원자(well-rounded)라기 보다는 한, 두가지의 방면에 탁월하게 뛰어난 학생들(angular)이라고 한다.

     하버슨의 조언을 구체적으로 살펴 보면, 대학이 원하는 지원자는 자신이 선택한 어떤 방면의 활동에서, 그것이 운동이든, 클럽 활동이든, 아니면 예술 분야이든, 그 활동의 영역에서  “영향력 (impact)”을 미치는 학생이다. 다시 말해, 지원자가 속한 분야에서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대학의 사정관들이 눈여겨 보는 점이라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집안의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아 파트 타임으로 동네의 수퍼 마켓에서 일을 한다고 치자. 여기에서 번 돈으로 형편이 좋지 않은 가계에 조금이라도 보탬을 드린 것은 물론이고, 마켓에서 당일 소비하지 못한 물품을 모아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일을 시작했다면, 이것이 결코 전국 과학 경연 대회에서 우승을 한 업적보다 뒤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둘째로, “우리는 저 대학의 엄청난  학비를 감당할 수 없어”라고 단언하는 것이 결코 사실이 아닐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이다.  사실 많은 명문 사립 대학들의 총비용은 거의 8만불이 넘는다. 이런 학교에서 재정 보조를 받지 못한다면, 학비를 다 내고 수학할 수 있는 학생은 아주 극소수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이러한 명문 사립 대학들은 상당히 많은 액수의 보조금을 지급하는데, 이것은 공부나 특기 장학금이 아니라 경제 사정에만 근거한 보조금(financial aids)이다. 학교에 합격하기 이전이라도 해당 대학의 Net Price Calculator에 들어가 그리 길지 않은 질문에 대답을 입력하면 상당히 정확한 재정 보조의 내역을 미리 받아 볼 수 있기에 지원 대학 선정에 유익하다. 또한, 가계수입이 6만5천불 이하의 학생들에게 총비용 전액을 지원하는 하버드, 예일  등의 대학들은 물론이고, 시카고 대학은 수입이 12만 5천불 이하 가정의 학생에게 융자가 아닌 전액을 무료로 보조한다거나, 올 해부터 브라운 대학은 10만불 이하의 학생들에게만 적용하던 무료 융자를 10만불 이상 가정의 학생에게로 확대한 것은 저/중소득층 가정의 자녀들도 학비가 비싼 대학에 지원할 용기를 제공하는 것이다.

      세번째 조언은 “SAT나 ACT를 연습으로라도 봐라. 원하는 점수가 나올 때까지 몇번이라도 봐도 전혀 상관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 두 시험 중의 어느 하나만 정식으로 보고 그 점수를 지원하는 대학에 보내면 되는데, 미국의 거의 모든 대학은 두 시험 중의 하나를 차별하거나 선호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두 시험의 실제 시험이 아닌 연습 시험을 본 뒤 두 점수를 비교하고 자신에게 더 잘 맞는 시험의 실제 시험을 보면 된다. 보통 11학년의 봄 정도에 한, 두번을 보고, 만족할 만한 점수가 나오지 않으면, 12학년 가을까지도 기회가 있으니 (UW의 경우는 12학년 12월 시험까지 받아주고, 많은 사립 명문들의 경우 1월 시험도 받아 줌) 틈틈히 열심히 공부해 시험을 치르면 된다. 많은 대학들이 각 분야별 최고 점수를 합산해 사용하는 Super Score 제도를 사용해 사실상 몇 번을 봐도 상관은 없지만, 세번 이상 볼 경우 점수의 상승폭이 그리 크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니 유의할 일이다.

     먼저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파악하는 것이 대입 준비의 첫걸음이듯이, 올 해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조던 피터슨 교수의 “12가지 삶의 법칙 (12 Rules for Life: An Antidote to Chaos)”은 여섯번째 챕터인 “세상탓을 하기 전에 먼저 집안을 정돈하세요 (Set your house in order before you criticize the world)” 이다. 지면상 짧게 요약하면, 피터슨 교수는 이 장에서 중국의 사서삼경 중 하나인 ‘대학’에 실려 있는 내용인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가르침과 통하는 주장을 하고 있다. 즉, 자신을 먼저 수양하고, 집안을 다스린 후, 나라를 다스리고 그후 천하를 평정할 수 있다는 말이다. ‘대학’에서 이 문구의 의미가 자기 수양에 중점이 있고 평천하에 방점이 찍히지 않은 것처럼, 피터슨 교수 역시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 중에 잘못된 것이 있는지 살펴 고치고, 아내와 가족에게 귀를 기울이노라면 주어진 세상 탓을 할만한 것이 없고 만족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점을 피력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먼저 자기 자신을 살피며 주위를 따뜻한 눈으로 돌아보면 세상사가 평안하리라는 것은 동일한 생각인 듯하다. 올 해를 마무리하며 우리 부모들 모두가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할 것은 반성해 자녀들에게 평안한 세상을 물려 주려 노력하라는 의미로 읽힌다면 지나친 무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