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 원서 에세이로는 무엇이 좋을까?

필자가 이 칼럼을 쓴 지난 월요일 보스턴의 한 법정에서는 많은 교육계 인사들과 학생, 학부모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거의 30년간을 하버드 대학의 입학 처장으로 일해 온 윌리엄 피츠시몬즈 처장이 법정에 증인으로 선 것이다. 피츠시몬즈씨는 하버드 교육학과를 1967년에 그리고 동 대학원을 이어 졸업하고 하버드의 입학처에서 수장으로 일하며 각종 입학처의 정책들을 수립해 왔는데, 그가 대학 재학중 아이스 하키 팀의 골텐더로서 한 경기에서 무려 34개의 골을 막아낸 경력에 빗대어 하버드의 수문장으로 불리워 왔다. 그런 그가 이제는 하버드 대학이 입학 사정에서 아시아계 학생을 차별한다고 소를 제기한 ‘공정한 입학 사정을 원하는 학생들의 모임’이라는 단체에 맞서 아시아계 학생들을 차별한 적이 없다고 증언을 했다.

이번 법정에서 첫날 공방의 주된 촛점은 원고측이 제기한 문제인 학생을 리쿠르트하는 편지에 관한 사항이었다. 원고측에 의하면, 하버드는 매년 10/11학년 학생들의 PSAT 시험 성적에 근거해 고득점자들에게 학교 소개와 원서 제출을 촉구하는 편지를 보낸다. 이 편지 발송에서 보인 구체적인 차별은, 발송 대상을 선별할 때, 백인과 아시아계의 남학생은 1380점 이상의 득점자, 여학생은 1350점이었고, 히스패닉, 흑인, 미 원주민계 학생들의 경우는 1100점 이상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웨스트 버지니아나 사우스 다코타와 같은 약 20개 주의 시골 농촌에 거주하는 백인과 소수계의 경우는 1310점 이상의 학생들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아시아계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 원고측의 주장이다.

앞으로의 전개가 흥미를 끌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사안이 대법원까지 올라갈 것이고, 입학 사정에서 소수계를 우대하는 정책인 어퍼머티브 액션의 합헌성 여부가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예상인데, 몇주전 새로이 임명된 브렛 캐버노 대법관의 입성으로 보다 보수적으로 기운 대법원이 이를 어떻게 판결할 지가 관심의 촛점이라 할 수 있다..

이렇듯 미국 명문 대학들을 대표하는 하버드의 입학 사정 방식에 사법부의 도마에 오르고, 그 요리 방식의 귀추가 전미 교육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손을 놓고 그 결과를 기다릴 시점은 물론 아니다. 벌써 10월도 거의 다 지나고 이미 이번주 중인 11월1일에 하버드를 비롯한 많은 명문대들의 조기 전형 원서 마감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원서 제출에 있어서 특히 신경과 시간이 많이 쓰이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에세이 작성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4주 전부터 각종 다른 에세이 제목들을 소개하고 있다. 오늘은 마지막으로 가장 역사가 길고 참여 대학이 가장 많은 공통 원서 (Common Application)의 에세이를 소개한다:

1. 어떤 학생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특정한 배경, 또는 자신의 정체성, 자신의 관심 사항과 재능을 언급함이 없이는 지원서가 완성될 수 없다고 느낄 것이다. 당신이 이 경우라면 그것에 대해 써 보시라.

2. 우리가 맞닥뜨리는 장애물들로부터 배우는 교훈은 미래의 성공을 위해 대단히 중요하다. 당신이 도전, 방해 또는 실패에 직면했던 때와 상황을 재구성해 보라. 그러한 경험에서 어떤 교훈을 얻었는가?

3. 당신이 어떤 신념이나 사상에 도전거나 의문을 제기했던 경우가 있었다면, 무엇이 그런 도전을 하도록 이끌었는지에 대해서 기술해 보시요.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 이야기해 보시요.

4. 당신이 해결했거나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있다면 무엇인지 말해 보라. 지적인 도전일 수도, 연구 과제일수도, 윤리적인 갈등일수도 있는데, 당신에게 중요하면 되지 거창한 것일 필요는 없다. 왜 그 문제가 당신에게 중요한지, 어떻게 그 문제의 실마리를 풀 가닥을 잡을 수 있을 지에 대해 써 보라.

5. 당신 자신이나 주위 사람들에 대해 새롭게 이해할 수 있게 되고, 개인적으로 큰 발전을 하는데 도움이 된 사건이나 업적 또는 깨달음이 있다면 설명해 보시요.

6. 당신의 넋을 쏙 빼놓을 만큼 대단한 토픽, 아이디어 또는 개념에 대해 이야기해 보시요. 왜 그것들이 당신을 사로잡았습니까? 당신이 그것들에 대해 더 알고 싶을 때, 누구에게 또는 어떤 것에로 당신의 관심을 진전시켰습니다?

7. 당신이 선택한 어느 주제에 대해서라도 써 보시요. 이전에 쓴 에세이도 괜찮고, 다른 주제에 대한 것, 또는 당신 자신이 구상한 주제에 관한 것 등, 어떤 것이라도 괜찮다.

이 중에서 하나를 뽑아 쓰면 되는데, 항상 가장 어려운 것이 어떤 주제를 선택하느냐의 문제이다. 참고로, 재작년에는 이 원서를 사용한 80만 명의 지원자 중에서, 47%가 1번 주제를 사용했고, 업적에 관한 5번은 22%, 실수한 경험(올 해는 장애 극복으로 개정, 2번)은 17%, 문제 해결에 관한 4번 주제는 10%, 그리고 가장 적은 수의 지원자가 뽑은 항목은 3번의 주제인 “어떤 정해진 신념이나 아이디어에 저항해 본 경험”에 대해 쓴 에세이는 단 4%였다.

반면에 작년의 경우는 5번이 23.6%, 자유제목 22.5%, 1번이 21.4%를 차지했다. 1/5번과 자유 제목 주제는 거의 어떤 내용을 써도 적용이 되는 것이니 가장 많은 학생들이 선택했을 터이고, 2년에 걸쳐 3번이 가장 드물었던 이유는 아마도 요즘에는 고교생 나이에 제임스 딘과 같은 저항아는 많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짐작이 되는데, 에세이를 읽는 대학 관계자들은 참신한 주제를 선호한다니 잘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