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보는 ACT 와 SAT

독자들께서 이 신문을 받아 펴시는 3월 초가 되면, UC 버클리와 UCLA를 포함하는 캘리포니아 대학들의 신입생 합격자 발표가 나오는 것을 필두로 유덥과 대부분의 사립 대학들이 올 해 가을에 입학할 신입생들의 원서 접수 결과를 4월초까지 발표한다. 고교 시니어들의 마음이 기대와 걱정으로 양분되어 하루에도 열두번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시간을 지내고 있을 것이다. 세상은 어느 정도 공평한지라, 고교 주니어나 아래 학년 학생들이라고 마냥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다. 3월 초에 AP 시험의 등록을 마치고 5월 첫 두주간 볼 시험을 준비하느라 마음이 불편한 것은 시니어들의 상황과 도긴개긴이다. 게다가 6월에 SAT 과목별 시험까지 준비하는 학생들은 추운데 배고프기까지 한 상황을 맞은 배낭 여행객의 처량함을 생각나게 한다고 하면, 과장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런 고등 학교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일 제도적 변화가 작년 이맘 때쯤 있었는데, 이를 다시 한 번 거론해 보며 우리 동포 고교생들이 어떤 일정으로 대학 지원을 위한 시험에 대비해야 할 지를 되짚어 보기로 한다. 작년 3월에, SAT를 주관하는 칼리지 보드가 아주 중요한 발표를 했다. 1970년대 이래로 지금까지는 연중 이 시험을 1, 3, 5, 6, 10, 11월과 12월의 7번을 실시했는데, 2017년을 마지막으로 1월 시험이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을 하고 새로이 여름인 8월에 시행하는 시험을 시작한다는 소식이었다. 올 해에도 변함없이 시행될 이 여름 시험은 수험생들에게는 아주 반가운 희소식임에는 틀림이 없다. 여름이 지나면 고등 학교 시니어가 되는 학생들의 경우, 아직까지 만족할만한 점수가 나오지 않아 여름에 열심히 공부를 했는데, 여름이 지나 처음으로 시행되는 시험이 예전에는 10월 첫주의 토요일에나 있었기에, 열심히 공부한 기억들이 한달이 훨씬 지난 그 때쯤에는 먼 옛날의 기억처럼 희미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점에 더해 여름 시험은 조기 전형으로 대학에 원서를 제출하려는 학생들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조기 전형의 원서 접수 마감이 보통 11월초이기 때문에 많은 조기 전형 대학들은 10월 시험의 결과인 해당 점수까지는 확실하게 받아 주지만, 11월 시험은 늦을 수도 있다고 겁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고로, 8월에 시험이 시행되면 학교 공부에 부담이 없는 여름에 시험 준비를 하고, 여름에 시험을 볼 수 있게 되니 상당히 마음에 위안을 주는 시험이고, 한번 더 시험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의미에서 아주 희소식인 것이다.

이러한 시험 날짜의 변경은 학생들을 위한 칼리지 보드의 인본주의적인 결정에서 나온 결과만은 분명히 아니다. 여러 번 본 칼럼에서 지적한 것처럼, 칼리지 보드는 지난 2016년 1월23일을 마지막으로 SAT의 내용과 형태를 바꿨다. 1901년에 처음으로 시행된 이 시험은 원래 주관식 테스트로 시작했지만, 1926년부터는 현재의 형태처럼 객관식 시험으로 변경되었다. 가장 최근의 수정은 2005년에 이루어졌는데, 그 이전의 영어 독해와 수학 시험에 에세이 시험을 더해 3과목 2400점 만점의 형태를 띄게 되었다. 이 변화의 주된 이유는 당시 영어와 수학 시험으로 구성된 SAT는 학생들이 대학에서 공부할 준비가 되었는 지의 여부를 판단하는데 도움이 안되며, 에세이 쓰기의 능력을 평가하는 분야가 필요하다는 대학측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당시10만명을 넘는 학생이 원서를 제출하는 UC 계열 대학의 수장이 이러한 요구의 선봉에 섰기에 SAT를 만드는 칼리지 보드로서는 이 큰 손 고객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상황은 바뀌어 10여년이 지나면서 후발 주자이고 경쟁사인 ACT(1959년에 처음 시행된 시험)에게 거의 더블 스코어 차이로 계속 앞서가던 SAT가 2012년경부터는 시험을 치르는 학생의 숫자면에서 역전을 당하게 된다. 이 전세 역전은 SAT로 하여금 새로운 포맷의 SAT로 바뀌는 계기가 되었고 마침내 올 해인 2016년 3월부터는 새로운 형태의 시험 (Redesigned SAT라고 부름)으로 선을 보이게 된다. 이러한 변경의 이유가 고스란히 작년부터 변경된 시험 날짜의 진짜 이유임은 불문가지이다. 사실 지금까지는 SAT의 1월 시험이 가장 인기가 없는 시험으로 알려져 왔고, ACT의 9월 시험이 최고의 인기를 누려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칼리지 보드의 결정은 아주 사업적이고 논리적인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우리 학생들이 명심해야 할 일은 이 8월의 SAT, 그리고 9월의 ACT 두 여름 시험들은 상당히 인기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미리 미리 등록을 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ACT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또 다른 희소식은, 올해부터 ACT는 또 다른 여름 시험인 7월 시험을 추가한다는 것이니, 이 날짜가 가장 잘 맞는 학생들은 고려할 사항이다. 참고로 올 해는 7월 14일에 처음으로 추가 시행되는 7월 시험이 시행되며, 뉴욕과 캘리포니아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시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