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 입학 사정에 사용되는 중요 요소들 5

한국에서 미국으로 자녀의 교육을 위해 이민 오셨거나 기러기 가족으로 지내시는
부모님들이 자주 하시는 고백 중의 하나는 “이제는 미국에서 명문대 가는 것도
한국에서 못지 않은 힘든 전쟁인 것 같아요. 아이들을 공부만 하는 기계로 만들고
싶지 않아 입시 지옥에서 떠나왔는데…”과 같은 푸념이시다. 자녀들이 어릴 적에
미국에 데리고 오신 경우에는 한국의 입시/과외 지옥에서 이제 벗어났으니,
우리 아이들을 마음껏 뛰놀고 여러가지 운동이나 과외활동을 즐기도록 해야지
하시며, 아이들을 풀어 놓으신다. 하지만 어쩌랴! 이 시간이 길어지고, 이 상태로
중학교 중반쯤에 이르면 영어는 물론이고, 한국을 떠나 미국에 도착한 때는
자신있었던 수학마저도 감이 떨어진다.
모든 것이 마음 먹은 것처럼 잘 향상되기는 커녕, 오히려 또래의 보통 미국 아이들에
비해서도 학력이 떨어지는 것이 확연히 눈에 보이고, 아이는 점점 자신감을 잃어 가는
경우가 많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곳도 이제는 지옥의 변방이 아니다. 오히려, 공부에 더해
한국에서는 소홀히 해도 큰 문제가 없었던 과외활동까지 구색을 맞춰야 하니
더 복잡한 하이테크 전쟁터에 온 것 같아 더욱 죽을 맛이라는 부모님들이 많다
.

이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 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는 대입
전형에서 입학 사정관들이 어떤 점을 중요시하는 지를 본인이 철저히 파악하고
,
자녀의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미리 대비하는 것이리라. 이 시리즈의 초두에 소개한
대학들이 입학 사정에서 가장 주안점을 두는 사항들 중 지난 주에는 지원자가
지원 대학에 표명한 관심의 정도가 어떻게 대학 전형에서 사용되는 지를 소개했고
오늘은 고교 학년 석차에 대해서 설명한다.

먼저 고교 학년 석차 (Class Rank)란 무엇이고 어떻게 산정하는 지에 대해 알아 본다.
학년 석차란 어떤 학생이 재학중인 학교의 같은 학년 학생들 중에서 성적을 따져
어떤 순위에 속하는 지를 말하는 것이다
. 가령 한 학생이 같은 학년 학생 500명 중에서
지금까지 수강한 과목들의 평균 성적순으로 몇 등인지를 말하는 것이다
. 여기에서
많이 물어 보시는 질문은 이런 비교를 할 때
, 어떤 성적을 어떻게 포함시키는 가의
문제인데
, 어떤 고교의 경우는 AP, IB 또는 Honor 과목들과 같이 Regular 과목들 보다
수강하기 어려운 과목들에는 가신점을 부과해 계산한 결과로 나온 전학년 성적
평균점
(Grade Point Average, 줄여서 GPA라고 함)을 학년 석차 산정시에 사용한다.
, 대학 수준의 어려운 과목들의 A에는 5점을 주고, 보통 과목의 A에는 4점을
준다거나 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다
.

이에 비해, 다른 학교들의 경우에는 과목의 구분없이 동일한 점수를 부과해 학년
석차를 산정하는 경우도 있고
, 어려운 과목들에 가산점을 주는 방식 (Weighed GPA)
가산점을 주지 않는 방식
(Unweighed GPA)의 두가지를 다 계산해 학생들이 대학
원서에 둘 중 하나를 골라 유리한 것을 기입하는 방식을 취하기도 한다
. 공통 원서를
포함하는 대부분의 대입 원서들의 학년 석차 기입난에는 학년 석차를 적는 난의
다음에 이 석차가 가산점을 적용한 석차인지 아닌지를 표시하는 난이 있기 때문이다
.
물론 요즘에는 이 두가지 성적이 다 있을 경우 공통 원서는 가산점이 포함된 점수를
기입하도록 요구한다
.

필자도 속해있는 전미 대입 카운슬러 협회의 통계에 의하면, 전국의 고교들 중에서
절반이 넘는 학교들은 고교 학년 석차를 산정하지 않는다
. , 그 이유는 시험을 보고
학생을 선발하는 명문 사립 고등학교들이나 명문 공립 고등학교 학생들의 경우에
대학 입학 사정에서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인 학년 석차가 다른 일반 고등 학교에
재학중인 학생들과 비교해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기에 이러한 단점을 미리 차단하려는
노력의 결과인 것이다
. 중학교에서 상위권에 있던 학생들이 명문 공,사립에 진학하여
성적면에서 상위 학생들이 모인 학교에서 경쟁을 하기 때문에 중하위권의 학년 석차를
받는 경우에
, 중학교에서 자기보다 훨씬 학력면에서 뒤처져있었고 현재의 전국 단위
시험등의 결과에서도 차이가 나는 학생이 일반 고교에서
상대적으로 쉬운 경쟁으로
얻은 고교 석차에서 높은 위치를 점한 학생들과 대입 사정에서 비교될 경우 손해를 볼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

이러한 불평등의 가능성을 알고 있는 대학들도 점차 이 학년 석차의 중요성을 입학
사정에서 그다지 큰 비중을 안 두는 방향으로 점차 바꾸는 경향이다
. 전미 카운슬러
협회의 발표에 의하면
, 지난 1990년대 초에는 이 사항을 입학 사정에서매우 중요한
요소로 사용한 대학이 42%였음에 반해 2009년에는 단지 15%만의 학교들이 학년
석차를 중요한 입학 사정 요소로 사용하고 있고 가장 최근의 통계는
14%를 보여
주고 있는 형편이다
.

그러나 아직도 많은 대학들이 해당 대학들의 신입생들의 학력을 자랑하는 통계
사항으로 동 대학의 신입생 중
90% 이상이 출신 고교에서 상위 10% 이내의 학년
석차를 가졌다는 식으로 신입생 학력을 발표한다
. 그러나 비전문가의 눈에도 보이는
의문은 절반 이상의 고교들이 학년 석차를 산정하지 않는데
, 어떻게 해당 대학
신입생의
90%가 그런 성적을 보였다고 발표할 수 있는 지 의구심이 든다.
이러한 통계가 대학의 랭킹을 정하는 것의 요소로도 사용되니 학교들의 사정도
이해는 가지만
, 안스러운 것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