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이 없는(또는 싼) 대학 9: 해양 사관 학교

학비가 거의 없거나 싼 대학들“시리즈의 초두에 항상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대학 연감의 통계에 의하면, 7년전인 2009-10 학년도에는 미 전국에서 58개 대학만이 1년 총 학비가 $50,000을 넘었는데, 그 다음해에는 그 숫자가 100 학교, 2011년에는 123 개 대학이, 다음 해에는 $60,000이 넘는 대학도 다수룰 기록했다. 사립대 4년을 마치고 졸업하려면, 20만불이 훌쩍 넘는 비용이 든다는 계산이다. “6만불대” 고지를 넘어선지 5년이 경과한 올 해의 주요 대학 학자금 발표를 살펴 보면, 이러한 추세는 수그러지지 않고 7만불대를 약간 상회하는 분위기이다. 2016-17년 학비와 기숙사비 등을 포함한 전체 비용을 살펴 보면, 아이비 리그 대학중 오픈 커리큘럼을 자랑하는 브라운 대학은 학비 $50,224을 포함해 $68,106 (하버드 대학의 경우를 준용하면, 항공료를 포함할 경우, 평균 7만불 정도), 소규모 리버럴 아츠 대학으로 의대 진학율이 뛰어나 인기가 있는 스와스모어 대학은 $48,720의 등록금을 포함해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을 위한 총 경비를 $63,550으로 산정해 발표했다. 서부 지역의 이공계가 뛰어난 명문 리버럴 아츠 칼리지인 하비머드 대학의 경우는 총 비용을 $71,917로 잡아 발표했으니 정말 대학 졸업하기 위해 드는 비용은 규모가 작거나 크거나를 막론하고 폭풍으로 쓰러지는 나무들만큼이나 섬뜩한 느낌을 주는 액수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연고로, 몇 주전부터 우리 한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학비 부담이 거의 없는 명문 대학들을 선별하여 소개하는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는데, 몇주전부터는 미국내의 각 군 사관 학교들을 다루는데 오늘은 그 마지막인 미 해양 사관 학교를 살펴 본다.

미국 해양 사관 학교 (The U.S. Merchant Marine Academy)는 1938년 설립되었으나 1942년에 뉴욕주의 킹스 포인트로 옮겨 현재에 이르고 있다. 1943년 이 학교의 낙성식에서 당시의 대통령이던 프랭클린 루즈벨트가 한 연설 중, “웨스트 포인트는 육군을 애나폴리스는 해군을 위해 봉사한다면, 해양 사관학교는 상업 선박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다”라는 언급이 이 대학의 목적을 잘 요약한다. 미국의 지도를 보면 미국이 많은 경계를 바다와 접하는 것을 알 수 있고, 미국의 인구가 전 세계 인구의 6퍼센트밖에 안되지만, 전세계 원자재 생산량의 3분의 1을 수입하며, 이것의 99퍼센트가 상업용 선박들에 의해 운반된다는 사실은 해양 사관 학교의 중요성을 잘 말해 준다고 할 수 있다. 즉, 이 학교는 평시에는 상업용 선박의 운행과 관련된 각종 분야에서 일하며, 전시에는 전쟁 물자의 보급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의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학교이다. 이 학교 역시 무상 교육을 실시하며, 이 댓가로 졸업 후 장교로 최소 5년의 의무 복무 기간을 갖는 것은 여타 사관학교의 경우와 동일하다.

이 학교에 지원할 수 있는 조건은 다른 사관 학교들과는 조금 다른데, 다른 학교들이 17세 이상 23세 미만임에 비해, 이 대학은 17세 이상은 같으나 입학하는 해의 7월 1일을 기준으로 25세 미만으로 조금 더 나이가 많은 학생들에게 문호가 개방되어 있다. 제출 서류로는 육, 해, 공군 사관 학교의 경우와 같이 해당 주의 상, 하원 의원으로부터 지명을 받아야 되나 대통령이나 부통령의 지명은 받지 않도록 되어 있다. 이에 더해, 고교 성적표, 대입 학력 고사 (SAT/ACT) 성적과 추천서 세통이 필요하며, 다른 사관 학교의 경우와 동일하게 체력 검사와 신체 검사가 역시 필수이다. 이 모든 서류는 지원자가 고교 주니어인 해의 5월 15일부터 접수시킬 수 있으며, 마감일은 지원자가 시니어가 된 3월 1일이다.

다른 사관 학교들이나 일반 대학들과는 달리, 해양 사관 학교에 지원하기 위해서 필요한 독특한 조건이 있는데, 이 학교는 지원자에게 대입 학력 고사의 최소 성적이 정해진 한도를 넘기를 요구한다. 즉, 개정된 SAT 성적 중에서 독해가 최소 30, 수학이 580, ACT의 경우는 영어 24점과 수학 24점을 동시에 넘지 못하는 학생은 지원 자격이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SAT의 작문 부문은 사정에서 사용되지 않고, 입학시 어떤 과목을 수강할 지를 결정하는데 사용된다.

작년에 해양 사관 학교에는 1,872명이 지원해 380명이 합격했고, 그 중 279명이 등록했다. 여학생이 약 20%, 그리고 유색인종의 비율은 24% 정도였다. 합격자의 구형 SAT 평균 점수는 독해와 수학 점수만을 합산했을 때 1,280점 (각각 633점과 647점)이었는데, 해양 경비대 사관 학교의 점수 (1,290 점) 보다는 조금 낮으나 근래에 들어 매년 10여점이 상승하는 추세이다. 또한, 해양 경비대 사관 학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학업 능력에 더해 체력과 건강 상태, 그리고 명예를 중시하는 태도가 중시되는 대학이기에 지원자가 학교 성적은 물론이지만 고교 재학 중 보이 스카웃, 걸 스카웃, JROTC나 Civil Air Patrol등의 활동을 하고 이글 스카우트나 골드 어워드를 받은 것에 더해, 여타 특별활동에서도 지도력을 발휘한 기록이 있는 학생들이 입학 전형시에 이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국인 유학생의 경우는, 원서 마감일이 내국인 지원자보다 이른 2월 1일이다. 또한, 내국인 학생에게 요구되는 SAT/ACT시험 결과는 물론이고 영어 구사 능력 시험인 TOEFL 시험을 치르고 점수를 제출해야 하는데, 560(IBT 83)점 이상을 받아야 원서를 제출할 자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