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 잘 보내기: 1. SAT 시험 준비


몇 년전 명문 대학에 간 큰 딸 아이에 이어 작은 딸의 대학 준비를 위해 한 중국계 학생의 어머님이 사무실을 방문했다. 자랑스럽지만, 100% 성에 안 찬 (우리네 타이거 맘의 마음에 꼭 들어맞게 차는 자녀가 어디 있겠는가?) 큰 딸의 근황에 대한 이야기는 작은 아이에 관한 상담으로 이어졌다. 자녀의 교육에 큰 비중을 두는 가정의 형제들이 일반적으로 그렇듯이 작은 아이가 큰 아이보다 전반적으로 성적이나 스펙이 좋은 경우가 많은데, 이 가정도 예외가 아니었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큰 아이가 가는 길을 보고 자란 터라 별 큰 저항이나 무리없이 정해진 길을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작은 애가 큰 딸 보다는 좀 빠르네요. 올 가을에 11학년이 되는 딸이 몇 달전 치른 ACT 연습 시험에서 33점 (구 SAT로 환산하면 2400점 만점에 2190점 정도, 개정 SAT로는 1600점 만점에 1500 정도)를 받았는데요…” 긴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방학 중에 학원에서 수업을 듣고난 뒤 방학이 끝나고 시험을 보면 만점에 가까운 (이라고 말씀하셨으나, 솔직하게는 만점) 점수를 받을 수 있겠느냐고 다짐을 하시듯 물으시는 것이었다. 지금의 성적이나 학교 성적등에 나타난 능력으로 보아 불가능한 일은 아니나 집중적으로 시간과 열심을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말씀드렸다. 이 분의 희망은 많은 아시아계 학생의 부모님들이 방학을 앞두고 가지고 계신 희망이고, 설사 아직은 그리 높은 성적이 나오지 않는 자녀를 둔 부모님이시라도 묻고 싶으신 질문을 이 분이 대신한 것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우리 아이가 올 여름 방학을 의미있게 보내기 위해서는 뭘 하면 제일 좋을까요?” 10주나 되는 긴 방학을 앞두고 점차 초조해지시는 부모님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들 중의 하나이기에 이 질문에 대답을 드리는 시리즈를 시작한다. 이번주에 다룰 현행의 SAT 준비에 이어, 다음주에는 ACT 준비 방법 등에 대해 차례로 소개할 예정이다.

고등학교 학생들은 많은 경우에 여름 방학 동안 SAT 준비에 힘을 쏟는다. 우리 자녀들이 학기중에는 학과 과목을 위해 공부하고 숙제를 하느라 SAT/ACT와 같이 비교적 시간이 오래 걸리는 시험을 집중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지극히 어려우므로 상당히 학교생활을 성실히 해온 학생들도 시니어가 되는 방학전까지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여름 방학 기간 중에는 학기중보다 훨씬 많은 자유 시간이 있고, 여름 학기를 수강하지 않는 보통의 경우에 숙제나 학과 공부에 얽매이는 부담이 없이 이런 시험 준비에 전력을 다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임에 틀림없다. 그러면 어떤 방식으로 이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좋을까? 발표된 전문가들의 의견을 근간으로 필자의 의견을 가미해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소개한다.

첫째, 모든 시험 준비가 그렇듯이, 실전문제를 가상의 실제 시험장 분위기 속에서 풀어 보는 연습보다 더 좋은 시험 준비는 없다. 매년 출제되는 시험 문제의 유형은 거의 비슷하므로 실제 기출 문제를 풀어 보는 것은 두말할 나위없이 중요하다. 연습은 좀 느긋하게 하고 실제 시험에서는 정신 바짝차려하면 되겠지는 우리의 희망사항에 불과하다. ‘연습은 실전처럼’이 중요하다. 문제는 개정된 SAT 시험의 경우 지난 3월부터 실시되었기에 실제로 출제된 기출 문제들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칼리지 보드가 펴낸 참고서 등을 보면 네 세트 정도의 문제를 구할 수 있고, 칸 아카데미와 협조해 만든 문제들이 칸 아카데미의 웹 사이트에 있으니 그 문제들을 풀어 보면 될 것이다.

둘째, 구형 SAT 시험에서 독해 (Critical Reading) 문제의 30%는 단어 시험이었는데, 개정된 SAT에는 이 일상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고급 용어들을 테스트하는 유형의 문제들이 완전히 없어졌으므로 훨씬 단어에 대한 부담이 없어진 것이 사실이다. 개정된 시험의 영어 시험은 두가지로 나뉘는데, 첫째인 독해 문제(Reading Test)들은 Rhetoric (저자의 의도와 관점을 묻는 문제들)과 Synthesis (연관된 구절들 사이의 관계를 이끌어내도록, 또는 글과 그래프나 도표로 표현된 내용들로부터 올바른 논점을 이끌어 내도록 요구하는 문제들이다. 이 문제들의 내용은 ACT에서와 비슷한 과학이나 사회 등의 주제를 다룬다. 두번째 형태인 쓰기와 언어(Writing and Language Test) 부문은 어떻게 쓰여진 글을 올바르게 고치는 지를 테스트하는 것으로 문법이나 어법등의 문제들이 출제된다. 수학 역시 큰 변화가 있는데, 특이한 점은 데이타 분석 문제들이 상당 수 출제된다는 점이다.

세번째, 꼭 보지는 않아도 되는 선택형으로 되어 있는 작문 시험은 주어진 글을 읽고 저자의 논리 전개를 분석하도록 요구하는데, 특히 책읽기나 논리적인 글들을 좋아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불리한 시험이다. 아이비 리그 대학 8개 대학중 4개의 대학은 (하버드, 예일 , 프린스턴, 다트머스) 이 에세이를 필수로 요구하는 반면 나머지 4개의 대학은 (브라운, 코넬, 컬럼비아, 유펜) 이 선택 에세이 시험의 점수를 요구하지 않는다. 유덥 역시 추천하는 정도이고 필수로 요구하지는 않는다.

네번째, 이 시험들은 며칠 밤을 세워 잘 준비할 수 있는 성격의 시험은 아니다. 독해와 수학, 작문의 광범위한 부문에 대한 이해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이기에, 학교의 중간 시험을 위해 밤새우고 A를 받는 것과는 틀리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8주의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