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 전형 흐름의 변화 2

미국의 현행 대학 입학 제도에서 지원자들을 평가할 때 지나치게 강조되어 온 업적 위주의 평가와 거기에서 비롯된 학생과 학부모들이 느끼는 지나친 중압감을 타파할 새로운 입시 제도의 필요성이 오랫 동안 교육 관계자들 사이에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여망에 부응하여, 하버드 교육 대학원이 주체가 되어 미국 대학 입학 사정에서 사용될 올바른 사정 원칙을 만들어 확산하자는 취지에서 “Making Caring Common Project (남을 돌봄이 정상이게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고 1월말에 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결과는 아이비 리그 전 대학은 물론이고, 80여개의 명문 공립/사립 대학 입학처 관계자들로부터 찬사와 동의를 얻어 냈는데, 이미 예일 대학을 비롯한 몇몇 대학들은 이 결과에서 추천한 내용들을 내년의 입학 사정에 반영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프로젝트 결과물의 제목인 “물꼬 비틀기: 대입 과정을 통해 남을 위한 배려심을 고양하고 사회 공통의 선을 추구하도록 (Turning the Tide: Inspiring Concern for Others and the Common Good through College Admissions)”를 보면 이 프로젝트의 윤곽이 보인다. 어떤 비평가들은 이 연구물의 성과를 폄하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관계자들이나 언론의 평은 환영이 주조를 이룬다. 폄하하는 측의 지적중 가장 귀담을 만한 것은 현행 대학 입학 사정에서 사용되는 제도 중에서 가장 악습 중의 하나인 “레가시 제도 (졸업생의 자녀들에게 입학에서 특혜를 주는 제도)”나 기부금 입학 등에 대한 개선 방안이 포함되지 않았음을 지적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적이 적절한 면도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내용은 현행의 제도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하는 제안이므로 대부분이 환영하고 있는데, 특히 예일 대학의 입학처장인 제레마이어 퀸란같은 이는 벌써, 내년의 동 대학 입학 에세이에 이 프로젝트의 결과를 반영하는 내용인 “당신이 어떻게 당신의 가족이나 커뮤니티 그리고 사회 공통의 선을 위해 헌신하고 활동했는는지에 대해 써 보시오”와 같은 에세이를 포함시킬 것이라고 워싱턴 포스트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이렇듯, 올해의 입시에 확실한 영향을 미칠 내용이기에 다시 한 번 그 주요 사항들 중에서 과외/봉사 활동에 관한 것을 추려 여기 사안별로 요약하니 참조하시기 바란다:

1) 현행의 특별하고 튀는, 또는 보다 직설적으로 돈많은 가정의 아이들이나 할 수 있는 (exotic) 과외 활동 대신에 자신이 좋아하고 의미있다고 느끼기에 푹 빠져들어 참여하는 (immersive) 활동을 더 강조하는 사정 방식을 추천한다:

이 발표의 초점 중의 하나는 부유한 가정의 지원자들이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들보다 더 많은 기회를 갖는 현행의 사정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것에 의하면, “중요한 것은 봉사 활동이 집 근처에서든지 또는 외국에서 이루어졌든지, 또는 지원자가 리더이든지 아니든지의 문제라기 보다는, 그 학생이 그 경험 속에 푹 빠져들어감으로서 그리고 그 봉사경험을 통해서 그 봉사 대상에 대해 감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알게 되고 그것을 통해 무엇을 얻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2) 그룹 프로젝트가 개인적인 성과보다 더 중요하다:

개인으로 하는 봉사 활동보다는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에서 동 커뮤니티가 처한 어려움을 인식하고 주위의 다양한 백그라운드의 다른 학생들과 함께 힘을 모아 이것을 해결하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추천한다. “개인적인 활동도 좋지만, 지역의 공원을 개선하거나 주변 환경 오염, 또는 학교 폭력 등을 친구들과 단체로 해결하려 노력하는 것도 공동선에 대한 이해와 투자를 고양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함.” 특히 이러한 활동을 통해 많은 다른 인종이나 경제적으로 다른 가정의 아이들과 같이 일함으로서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3) 일상속에서 가정의 가치를 위한 일이 결코 거창한 다른 프로젝트보다 못하지 않음을 강조:

“자기 자신의 가족에 대한 공헌: 커뮤니티 서비스뿐만이 아니라 동생을 돌본다든지, 생활비를 벌어 가계에 보탠다든지, 집안 일을 돌본다든지와 같은 지원자 자신의 가족에 대한 공헌도 입학 사정에서 중요한 것으로 친다는 것을 지원자들이 알도록 해야 함.”

4) 업적은 양이 아니라 질이다: 봉사 활동을 대여섯개를 한다든지, 공부면에서 AP를 자신의 능력을 훨씬 넘게 수강한다든지 하는 것은 득이 아닌 실임을 알아야 한다. “사정관들은 지원자들이 (지금의 공통 원서에서는 활동을 적도록 10개의 난이 주어져 있는데, 이 숫자를 줄임으로서) 두세개의 활동들만을 골라 서술하도록 함으로서 봉사 활동이나 과외 활동의 양보다는 질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해야함. 학생의 지적, 윤리적 참여와 잠재력의 깊이라는 측면에서 업적을 평가해야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