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경된 PSAT 시험

아니, 올 해부터는 또 시험이 바뀐다면서요? 한국에서 수시로 바뀌는 교육 정책에 질려 미국에 왔는데, 여기도 뭐 그리 다르지는 않은 모양이네요.” 2005년에 개정된 SAT가 10년이 지나더니 내년부터 바뀌고, 이에 따라, 그 예비 시험인 PSAT가 올 해부터 바뀌는 것을 못 마땅해 하시며 일갈을 뿜어내는 어느 부모님의 말씀이다. 또 다른 대입 표준 시험인 ACT 역시 대규모 수술은 아니나 약간의 성형을 하는 수준으로 에세이 시험의 형태를 올 9월 시험부터 바꿨으니 시험이 오락가락하기는 미국이나 한국이나 거기가 거기임에 틀림없다. 거기에 더해, “한국에서는 수능 하나면 되는데, 여긴 무슨 놈의 시험이 이리도 많고 복잡한지 원! 도무지 헛갈려서 알 수가 있어야 지요” 올 해도 어김없이 코 앞으로 다가온 PSAT 시험에 대해 덛붙이시는 것을 잊지 않으신다. 몇 주 후인 10월 14일과 28일 양일중 하루에 자녀가 고등학교 주니어인 가정에서 많이 듣게 될 불평의 한 토막이라 할 수 있다. PSAT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하면,

PSAT (Preliminary SAT)는 말 그대로 예비 SAT인데, 정확하게는 PSAT/NMSQT (National Merit Scholarship Qualifying Test의 약자)라고 부른다. 이것은 PSAT 시험이 예비 SAT 시험임과 동시에 미국에서 가장 영예로운 장학금 중의 하나인 National Merit Scholarship (굳이 번역하자면, 전국 성적 우수 장학금) 수상자를 선발하기 위한 자격 시험의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이 시험은 올 해부터 시험의 과목과 내용이 바뀐다. 작년까지는 독해력과 수학 그리고 작문 능력을 측정하는 세가지 분야의 시험으로 구성되어, 각 80점 만점으로 총점이 240점이었다. 그러나 올 해부터는, 내년 3월부터 바뀌는 SAT의 변경된 형태를 반영하므로, 독해/어법 (evidence-based reading and writing)과 수학이 각각 720점으로 1440 점 만점인 시험으로 바뀐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개정된 PSAT에는 SAT에서와는 달리 실제로 에세이를 작성하는 작문 문제가 없다. 또한, 예년처럼 문제의 난이도는 SAT와 비교하여 비교적 쉬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문제 수와 시험 시간이 약 절반 정도로 축약된 시험이었던 구형과는 달리, 새 PSAT는 SAT와 문항수와 소요 시간이 별 차이가 없다.

이 시험은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전국의 11학년 학생들이 거의 의무적으로 치르게 되는데 그 이유를 간단히 살펴 보면 다음의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이 시험을 봄으로서 장차 대학을 갈 학생이라면 볼 가능성이 있는 SAT 시험과 유사한 예비 시험을 미리 보는 기회를 갖게 된다. 즉, 어떤 시험이든지, 시험 대비의 가장 좋은 방법은 실제 시험과 같은 유형의 시험을 많이 치뤄 봐서 실제 시험의 내용과 문제 유형등에 익숙해 지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PSAT는 학생들에게 미리 SAT 와 비슷한 시험을 보게함으로서 실제 시험에 대한 감을 가질 수 있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

둘째로, 학생들이 PSAT를 본 후 보통 12월 하순에 크리스 마스 방학을 할때쯤이면 성적이 나온다 (어떤 학교들은 시험을 잘 못 본 학생들의 연말 연시 분위기를 번다하지 않게 하기 위해 방학이 끝난 후에 점수를 나눠 준다). 이 성적표에는 이 학생이 올 해 시험을 본 전국의 같은 학년 학생들 중에서 어느 정도의 학력을 갖고 있는 지를 퍼센타일로 (상위 몇 퍼센트에 속하는 지, 즉 99 퍼센타일은 상위 1퍼센트에 속한다는 의미) 보여 준다. 또한 시험의 각 분야에서 문제 분석과 정오답 분석을 통해 이 학생이 어떻게 공부하여 본 SAT를 대비해야 하는 지의 방법을 제시해 준다.

셋째로, 이 시험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National Merit 장학금을 위한 자격 시험이다. 그래서 11학년 때 치른 PSAT 시험에서 대략 상위 1%에 해당하는 성적(주마다 인구 비례로 상위 1 퍼센트 정도에 속한 학생을 선발하므로 주마다 컷오프 점수가 다르지만 작년까지의 예를 보면, 워싱턴 주의 경우 보통 218점 내외였는데, 새로운 점수체계에서는 아직 정확한 예상이 불가함)를 획득하면 이 장학금 사정에 있어 준결승 진출자의 자격을 획득하게 되고 그 다음 관문인 결승에 진출하는 만 오천명의 반 정도는 2,500불부터 수 만불의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장학금 수혜자로 선발된다. 이 과정에서 한가지 특이한 사항은 PSAT 시험은 10학년 또는 그 아래 학년의 학생들도 치를 수는 있지만, 장학금 자격 시험은 11학년에 보는 시험에 한정된다는 사실이다 (www.ewaybellevu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