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 대학/건전한 대학

대학에 입학하는 새내기들이 얼마 지나지 않으면 집을 떠나 대학으로 간다. 지난주만해도 동부의 대학에 합격한 녀석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위해 떠난다며 인사를 왔다. 이들과 석별의 정을 나누며 배웅을 하는데, 며칠 전 올 해 와주에 입학하는 아들 녀석을 데려다주고 돌아 온 지인이 필자의 사무실을 방문했다. “뭐, 녀석에게 이 시점에서 가장 적합한 대학이니 보내긴 하는데, 좀 걱정은 되네요. 가 보니, 시애틀에 비해 작은 대학 도시여서 뭐 별로 공부이외에는 할 일이 없을 것같은 분위기인데, 너무 건전한 놀 거리가 없으면 소문처럼 파티에 몰입해 4년을 허송세월하면 어떻게하나하는 우려가 들더라구요.” 고등학교 때, 공부에 큰 취미가 없이 운동을 열심히 하느라 성적이 좀 좋지않기는 했지만, “성격 좋고 리더쉽이 있는 아이이니 이제 철 들어 제 앞가림 잘 할겁니다”라며 소위 파티 스쿨이라고 알려진 대학들의 특징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각종 대학 랭킹 매기기로 잘 알려진 Princeton Review와College Prowler라는 기관이 매긴 미국 대학 파티스쿨 랭킹을 보면, 각 주관 기관에 따라 좀 다르기는 하지만, 전국 단위로는 뉴욕의 시라큐즈 대학, 아이오와 대학, 캘리포니아 대학의 산타바바라 캠퍼스, 일리노이 대학의 어바나 샴페인 캠퍼스, 펜스테이트 등이 매년 단골로 올라 온다. 워싱턴 주내에서는 공통적으로 워싱턴 스테이트가 전국 랭킹은 70위 중반이지만, 단연 수위에 올라 있다. 이 랭킹들에서 상위 랭킹에 오른 대학들의 공통점은 이 대학들의 캠퍼스에는 캠퍼스 안팎에 다양한 놀거리를 갖춘 파티 장소들이 많고, 이 대학의 학생들은 대체로 재미있고, 잘 놀며 친근한 성격이라한다. 물론, 이 대학들의 캠퍼스 주변에는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으로도 감당할만한 많은 밤거리 문화가 있다는 것도 빠트릴 수 없는 공통점이다.

이러한 점들 이외에, 위 랭킹의 상위권에는 대학 풋볼을 잘하는 대학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데, 오레곤, 플로리다 스테이트, 웨스트 버지니아, 위스칸슨과 펜스테이트가 두드러진다. 이러한 대학들에서, 해당 대학 운동팀의 성적에 따라 학생들의 파티의 정도나 회수 또는 재학생들의 성적도 차이가 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지인에게 소개를 했다:

지난 몇년간 풋볼팀이 좋은 성적을 내 한층 주가를 올리고 있는 오레곤 대학의 연구팀이 지난 1999년부터 2007년에 걸쳐 약 3만명의 남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들의 학업 성과가 우리 대학 풋볼팀의 성적과 어떤 상관 관계가 있는 지”를 따져 보았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오레곤 대학의 풋볼팀이 경기에서 이기면 이길수록 남학생들의 파티 횟수가 늘고 술을 더 마시며, 그 시간이 길어졌고, 팀이 승리할 때는 공부를 덜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이러한 경향의 결과로, 이 학교 풋볼팀의 성적이 오르면, 이 대학 남학생들의 성적은 떨어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에서 이뤄진 설문 조사에 의하면, 이 연구에 참여한 남학생들의 24 퍼센트는 풋볼팀이 연중 이긴 게임의 숫자가 많을 경우, “확실히” 또는 “아마도” 공부를 덜 했다고 대답을 한 반면, 여학생들의 경우는 단지 8 퍼센트만이 공부에 덜 매진했다고 대답했다. 또한, 대학 풋볼팀이 승승장구할 경우 남학생들의 반 이상은 파티를 더 많이 했다고 답한 반면, 여학생들의 경우에 파티를 더 많이 했다는 답은 28 퍼센트에 그쳐 남학생들에 비해 여학생들은 경기 결과에 훨씬 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통계를 거론하며, 이야기를 하다가 “그러면, 이 반대의 학교들–가장 건전한 학교들–의 랭킹을 매겨논 건 혹시 없나요?”라고 물어 온다. “당연히 있지요. 프린스턴 리뷰라는 회사가 ‘Most sober colleges’라는 것을 발표해 놓았어요”하며 설명을 해 드렸다.

이 리스트의 첫째줄에는 모르몬계 사립 대학인 유타의 브리검 영 대학 (Brigham Young University)이 올라 있다. 이 대학은 학생들이 술, 마약, 혼외 정사를 하지 않겠다는 명예 코드를 지키도록 요구한다. 그 뒤를 크리스천 하버드라고 불리는 시카고의 위튼 칼리지 (Wheaton College), 그리고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각종 사관학교들–웨스트 포인트라고 부르는 미 육군 사관 학교 (United States Military Academy), 해안 경비대 대학 (United States Coast Guard Academy), 해군 사관 학교 (United States Naval Academy) 등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이 리스트의 20위 안에는 카톨릭 대학인 토마스 아퀴나스 대학과 미시간의 캘빈 칼리지 등 신구교 대학들이외에도 최고의 이공계 대학인 캘택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 여성 지도자의 산실로 알려진 웨슬리 대학 (Wellesley College), 장학금이 후하기로 잘 알려진 공과 대학인 올린 칼리지 (Franklin W. Olin College of Engineering) 등도 알콜이나 마약 등에 노출되기 어려운 대학들에 속하니 대학 선택시에 유념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