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 원서 에세이 쓰기 5
지난 주 라디오 한국이 주최한 에세이 경연 대회및 웅변 대회가 터퀼라의 라마다 호텔에서 열렸다. 에세이의 내용을 바탕으로 14명의 결선 진출자를 1차로 선정하고 이들이 자신들의 에세이를 웅변으로 표현하는 경연 대회였다. “광복과 나”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뜻을 참석자들에게 간절히 호소하는 이 중고등학생들의 발표를 들으며 짙은 감회에 젖었었다.
한국계 미국인 학생으로서 대한민국의 광복의 의미는 무엇이며, 어떻게 광복 (광복은 ‘빛을 회복한, 즉 다시 찾은 것’이라는 의미) 의 뜻을 자신의 삶속에서 새기고 실천할 것인지를 피력하는 대회였다. 이들의 발표를 심사위원의 입장에서 들으며, 나같은 어른들 보다 훨씬 광복의 의미를 바로 파악하고 자신들의 생활 속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하려는 어린 학생들의 다짐을 들으며 몸 전체에 기분 좋은 소름이 끼치는 그런 복된 시간을 가졌다.
이들의 웅변속에서 나타난 공통적인 주제 하나는 광복의 의미를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들과 주류 사회에 전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영향력 있는 지도자로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별볼일 없는 소수계 학생의 외침이 많은 이들에게 전파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였다. 바람직한 실천 방안이리라. 하지만, 한가지 바램은 이들의 이야기 속에서 자신들이 되고 싶은 영향력이 있는 어른이 다양함을 결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예를 들어, 많은 아이들이 암을 연구하는 의사등의 몇몇 직업에 집중된 느낌이었다. 이러한 직업도 영향력이 있는 것은 사실일 터이나, 자신에게 충실하고 자신이 사는 사회의 규범을 준수하는 보통 시민 역시 영향력이 크지 않다고는 할 수없을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지난주 발간된 타임지에 실린 “보통 아이를 위한 찬가 (In Praise of the Ordinary Child)”에서 역설한 내용–어릴때부터 상위 1%에 속해야한다는 중압감에서 우리 아이들이 벗어날 수 있도록 보통 아이도 칭찬받는 세상을 만들자–는 우리 한인 동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것이다.
여름 방학이 시작된지 벌써 8주가 지나고 개학을 향한 기한의 반환점을 돌아 이제는 가파른 내리막에서 속도를 내듯 빠른 속도로 결승점을 향해 질주하는 시점에 있다. 올 가을에 시니어가 되는 학생들은 떠밀려 내려 가는 내리막에서 넘어지지 않으려 용을 쓰며 속도를 줄이려 애쓰는 아이처럼, 시간의 흐름이 조금이라도 늦추어졌으면 하는 바램을 눈망울에 가득 담고 있다.
하지만 어쩌랴! 지나간 시간은 누구라도 잡을 수 없는 흐르는 구름같은 것을. 하지만, 항상 희망은 어떤 상황에서라도 있는 법. 아직도 방학은 한 달의 반이나 남아 있고, 앞으로 시간을 잘 활용하면 곧 다가올 대입 원서 제출과 대입 사정 과정에서의 성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일들 중의 하나인 에세이를 무난하게 준비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지난4주 전부터 대입 에세이 쓰기에 대한 조언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다.
오늘은 올 해 사용될 공통 원서 에세이의 제목들 중에서 지난주에 이어 다섯번째 주제에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 지에 대해서 세부 설명을 드린다. 먼저 그 주제의 원문과 함께 번역문을 소개하면,
5. 그것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든, 아니면 내적인 것이든, 당신이 유아기에서 청년기로 발전케한 어떤 사건이나 업적이 있다면 이야기해 보라. 그것은 당신이 속한 고유의 문화, 커뮤니티, 또는 가족 관계 속에서 당신을 성장케한 그런 것들을 의미한다 (Discuss an accomplishment or event, formal or informal, that marked your transition from childhood to adulthood within your culture, community, or family). 이 주제는 작년의 것과 동일하다.
다른 제목들도 마찬가지이지만, 이 주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이해는 되지만, 에세이를 쓰는 이 자신의 인생에서 어떤 배경이나 사건들이 구체적으로 이 에세이에 합당한 주제인지 금방 집어내기는 쉽지 않다. 먼저, 이 에세이 제목을 선택한 경우 가장 신경써야 할 어구들은 “당신이 어른으로 성장한 것을 보여 주는 업적이나 사건” 등일 것이다. 이것을 염두에 두면서, 이 주제에 해당하는 가능한 예들을 살펴 보면, 1) 어느 날, 집안의 부모님들께서 급한 일로 모두 한국을 방문하시게 되어 동생들과 남아 있게 되었는데, 그 와중에 동생이 아프게 되는 등 많은 일들을 혼자서 책임지고 한주일을 보내면서 자신이 성장하게 되는 과정을 이야기한다든지, 2) 학교의 다양성 증진 클럽에 가입하여 활동하면서, 윗 사람을 공경하고 배려하는 부모님 모국의 문화와 각국의 다양한 문화 속에서 다르게 표현되는 가족간의 긴밀한 유대관계 등을 깊이 깨달으면서 다양한 문화의 장단점과 우리 사회에 유형, 무형으로 존재하는 다양성을 깊이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겪었다면 이 역시 좋은 이야기 꺼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웅변 대회 참석자들이 깨달은 그런 것들과 통하는 것이리라. 올 가을 시니어가 되는 학생이라면, 지금 당장 에세이를 쓰기 시작하라. 추운 마감일이 도적처럼 다가오리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