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 원서 에세이 쓰기 4


여름 방학이 시작된지 벌써 7주나 지나 개학을 향한 기한의 반환점을 돌고도 일주일을 지난 시점에 있다. 6월 하순에 방학이 시작될 즈음에는 10주가 넘는 방학이 너무 길어 해야할 일들을 다하고도 시간이 남아 돌 것이라고 허풍을 떨던 아이의 얼굴에 슬쩍 초조함이 비치기 시작한다. 올 해 말에 대학에 원서를 제출해야 하는 고교 시니어 아이의 안색에 살짝 패인 초조함의 기색의 무게가 왜 이리도 우리 부모님들의 마음에는 무겁게 내려 앉게 되는지? 묻고 확인해 자녀가 아직도 할 일이 태산처럼 쌓여있음을 알게되기 두려운 부모님들의 마음은 그야말로, 요즘 한국의 인터넷 세대가 즐겨 쓰는 줄임말로 하자면 “심쿵” 직전으로 잘 표현할 수 있을 듯하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을 확실히 파악해야 해결책을 적절히 조언할 수 있음은 불문가지. 초조함의 흔적에 지레 겁먹지 말고 오늘 저녁 식사상을 물리신 후에 아이에게 넌지시 물어 보시라: “지난 8월 1일에 공통 원서가 열렸다며? 이제 슬슬 대입 에세이를 시작해 볼 때가 온 것 같은데!!” 얼마나 완성되었느냐가 아니라 이제 시작하는 것이 어떠냐고 사정을 봐주고 물으시면, 아마도 우리 아이들, 고마운 마음을 바지 뒷 주머니에 감추고는 이렇게 짐짓 허세를 부리지 않겠는가?: “머릿속에서는 많이 진전이 되었어요. 이제 컴퓨터를 켜고 옮겨 적으면 될 거예요. 너무 걱정 마세요.”

그렇다. 아직도 방학은 3주나 남아 있고, 앞으로 시간을 잘 활용하면 곧 다가올 대입 원서 제출과 대입 사정 과정에서의 성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일들 중의 하나인 에세이를 무난하게 준비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지난 3주 전부터 대입 에세이 쓰기에 대한 조언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다.

오늘은 올 해 사용될 공통 원서 에세이의 제목들 중에서 지난주에 이어 네번째 주제에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 지에 대해서 세부 설명을 드린다. 먼저 그 주제의 원문과 함께 번역문을 소개하면,

4. 당신이 해결했거나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있다면 무엇인지 말해 보라. 지적인 도전일 수도, 연구 과제일수도, 윤리적인 갈등일수도 있는데, 당신에게 중요하면 되지 거창한 것일 필요는 없다. 왜 그 문제가 당신에게 중요한지, 어떻게 그 문제의 실마리를 풀 가닥을 잡을 수 있을 지에 대해 써 보라 (Describe a problem you’ve solved or a problem you’d like to solve. It can be an intellectual challenge, a research query, an ethical dilemma-anything that is of personal importance, no matter the scale. Explain its significance to you and what steps you took or could be taken to identify a solution). 이 문제는 작년까지는 없던 전혀 새로운 주제로 올 해 처음으로 등장해 익숙치 않은 주제이다.

여기에서 가장 신경 써야 되는 대목은 물론, “해결했거나 해결하고 싶은 문제,” “당신에게 중요한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왜 중요한 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등이다. 믿어지지 않겠지만, 많은 학생들이 “문제” 그 자체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에 집중하느라 “왜”와 “어떻게”라는 중요한 요점에 대해 말하는 것을 빼먹거나 소홀히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장 중요한 부분을 잊고 지나치는 경우이니 조심해야 한다.

먼저 학업적인 면의 가능한 실예를 살펴 보자: 1) 세계사 시간에 아주 잠깐 언급된 일본 정치인들의 위안부 문제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몰지각한 태도를 미국인 친구들에게 올바로 전하고 싶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하자. 한국계 미국인으로서의 아이덴티티 문제와 연관 지워 자신에게 이 문제가 왜 더 중요한 지를 설명할 수도 있고, 주변의 친구들에서 시작해 지역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이 문제를 알리는 방도를 생각해 “어떻게”에 대해 기술할 수도 있을 것이다. 특별 활동의 면에서는, 1) 친구들과 차별과 학대를 받는 여성의 권익을 신장하는 클럽을 조직해 일하고 있다고 하자. 얼마전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이슬람 무장단체인 보코 하람이 270여명의 여학생을 납치해 인신매매도 불사한다는 뉴스를 접하고 회원들과 함께 이 문제에 대한 토론과 해결책을 의논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하자. 여성이라고 해서 특별히 차별을 받지 않는 미국에 사는 아시아계 여학생으로서, “서구식 교육이 죄”라고 주장하는 이 무장 단체의 행동을 반박하고, 이들의 참행에 대한 세계인을 인식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린다든지의 활동에 대해 쓰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한편, 개인적인 면에 있어서는, 차도에서 구걸을 하는 홈리스들에게 잔돈을 적선하는 것이 문제의 해결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어떤 근본적인 해결책을 위해 적선을 금지하는 것이 좋은 지의 문제를 생각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어쨋든, 자신에게 적당한 주제와 소재를 찾아 열심을 다해 글을 쓰시라. 올 가을 시니어가 되는 학생이라면, 지금 당장 에세이를 쓰기 시작하라. 인정사정 없이 추운 마감일이 도적처럼 다가오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