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대입 조기 전형 결과 분석 II

대부분의 명문 사립 대학들이 오는 1월 1일을 전후해서 정시 모집 입학 원서를 마감한다. 지난 11월 초중순의 사립대 조기 전형 마감, 11월말과 12월 초에 마감한 캘리포니아 대학들과 유덥의 원서 마감을 거쳐 이제 거의 결승점에 이르는 막바지의 오르막을 올라가는 마라토너처럼 고교 시니어 학생들의 요즘은 하루 하루의 1분 1초가 숨가쁘고 힘겨운 시간들일 것이다. 마치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결승점인 올림픽 스타디움을 얼마 앞둔 몬주익 언덕에서 일본 선수를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한 황영주 선수의 막판 스퍼트처럼 우리 자녀들이 끝까지 힘을 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렇게 초단위로 시간을 시용할 때 생각나는 재미난 사이트가 있다. 섬뜩한, 아니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재미있고 유익할 수도 있는 죽음의 시계 닷 컴 (www.deathclock.com)이라는 웹 사이트이다. 생년월일과 삶의 태도 (긍정적인지, 비관적인지, 공격적인지 등), 흡연 여부와 몸무게, 키 등의 간단한 물음에 답을하면, 응답자의 사망 연월일시를 초 단위로 정확하게 (?) 알려주는 친절한 사이트이다. 이 날의 도래를 늦추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들, 예를 들어 콜레스테롤 레벨에 유의한다거나 달리기를 해야 한다거나 또는 건강을 지키기 위해 유의할 다른 사항들에 관해 조언해 주는 것도 잊지않는 병 주고 약 주는 그런 곳이다. 물론 철저히 과학적인 분석에 근거해 예측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생의 의미나 시간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되는 그런 심심풀이 땅콩류의 사이트이다. 그 중의 백미는 단연 “죽음의 시간을 알려 주는 시계(death clock)인데, 정해진 사망 시간에 이르기까지 얼마만큼의 시간이 남아 있는 지를 초 시계로 알려 준다. 만약 한 시간이 남았다면, 그 웹 사이트를 보고 있는 순간에 디지탈 시계가3600초에서 시작하여 3599, 3598 등으로 시간이 점점 줄어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째깍 째깍, 째깍 째…. 시간은 지금도 가고 있다. 열심히 살아야 겠다. 좋은 의미로 해석하여, 그런 종류의 자극을 주는 웹 사이트라고 볼 수 있다. 이 사이트를 다시 찾아서, 모월 모시에 이 세상을 하직한다는 날짜를 받아 보곤 “아이구, 기대한 것보다는 훨씬 일찍 가겠구먼”하는 푸념이 떠오른 것도 잠시, 직업의식이 발동한다. “이번 조기 전형에 불합격하거나 합/불합격 결정이 유보된 (DEFERMENT) 지원자들은 지금 12월의 마지막 며칠동안에 시간가는 것이 이 죽음을 알리는 초 시계가 째깍거리는 것처럼 섬뜩하게 다가오겠구먼”하며 괜한 걱정을 한다. 지난 12월 중순에 발표된 금년의 조기 전형 경향에 대해서는 지난주에 분석해 드린 바 있는데, 지난호에서 몇가지 언급하지 않은 특이 사항들을 소개한다. 첫째, 이번 조기 전형에서 특이하게 나타난 현상은 아니지만, 최상위급 대학들에서 합격 유보 판정을 받은 지원자 수가 아주 많았다는 점이다. 동부의 아이비 리그 대학들 중의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대학과 최고 명문 공과 대학인 MIT의 경우 합격 유예를 통보 받은 숫자가 지원자의 약 70% 내외였는데, 합격자는 15~20%를 차지했다는 발표였다. 하버드의 경우는 올 해 5천 9백여명의 지원자 중에서 977명이 합격했는데, 합격 유예는 4,292명이었으니 적지 않은 수임을 알 수 있다. 한편 브라운은 3,016명의 지원자 중에서 617명이 합격 1,968명이 유예 통보를 받았다. 이 유예 통보를 받은 학생들 중에서, 보통 약 10% 정도는 4월에 발표되는 최종 합격자 명단에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아주 희망의 닻줄을 놓을 이유는 없다. 그런데, 특히 브라운 대학의 경우는 합격자 6백여명 중 28%가 운동 특기자로 합격한 경우라서 관심을 끌었다. 마지막으로, 명문 사립대학에 합격한 소수 인종의 비율이 약 30%(듀크 35%, 윌리암스 30% 브라운 30% 등)으로 발표되었는데, 하버드의 경우는 48%(아시안 22%, 흑인 10.4%. 라티노 11.4% 등)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렇게 합격 유예를 받은 지원자들은 너무 실망만 할 시간도 그럴 필요도 없다. 물론 제 1 지망 대학에 합격하지 못한 것이 즐거운 일은 아니지만, 어디 세상 일이 모두 자신의 뜻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인가? 다음 일을 생각하고 대비해야 할 것이다. 첫째로, 유예를 받은 대학의 지역 담당자에게 동 대학이 아직도 본인의 최우선 대학임을 밝히는 이메일이나 전화를 하고, 조기 전형 지원서 제출후에 일어난 학업이나 과외활동 등에서 일어난 사항들을 업데이트 해야 한다. 또한 적어도 12학년 첫학기 성적을 잘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다. 둘째는 물론 제2, 3 지망 학교들이 요구하는 에세이를 정성을 들여 쓰고 제 시간에 제출하는 것도 첫번째 사항들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오늘이 지금 이 순간이 생의 마지막 시간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면 당연히 바라는 결과를 곧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