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방학에 할 일 3

“우리 아이가 여름 방학을 의미있게 보내기 위해서는 하면 제일 좋을까요?” 10주나 되는 방학을 앞두고 점차 초조해지시는 부모님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들 중의 하나이기에 이 질문에 대답을 드리는 시리즈를 계속하고 있다. 초중고교 학생들이 자신의 학년과 상황에 걸맞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부모님들이 도와주셔야 할터인데, 지난주에 이어 고교생 자녀들이 여름 방학동안 할 수 있는 일들의 가장 우선 순위에 들어있는 항목들 중의 하나인 SAT 준비에 대해 소개한다.

지난 주에 설명한 것처럼, SAT 시험에 출제되는 세 과목 (Math, Writing Skills, and Critical Reading) 중에서Critical Reading (비판적 독해력 또는 꼼꼼히 읽기) 시험의 경우는 우리 한인 동포 학생들이 고득점을 받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고, 단 기간에 준비하여 좋은 성적을 내기가 비교적 어려운 시험이다. 그래서, 저학년 때부터 이 독해력 평가 부분의 시험 대비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준비는 단어 공부와 책읽기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것이고, 또한 다른 모든 시험과 마찬가지로 시험의 형식에 익숙해지도록 연습 시험을 많이 보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인 준비 방법을 원하시는 독자를 위해 몇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물론 2016년 봄부터 개정되는 이 시험의 어휘 부문에서는 대학의 강의에서 자주 쓰이는 단어등을 비롯해 좀 더 실질적인 단어들이 출제될 예정이기에 대비 방안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사회에 진출해 전문직의 고위층에서 활동할 때 이러한 고급 단어들의 용도가 있을 것임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

첫째, 우리 한인 동포 자녀들이 가장 점수를 받기 어려운 부분인 Critical Reading 시험에서 출제되는 문제들은 고도의 어휘력과 독해력을 요구하는 문제들이다. 이 부문 문제들의 약 30%는 일상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의 의미를 대충이라도 이해해야만 정답을 고를 수 있는 문제들이니 고급 단어들을 의도적으로 외워야 한다.

나머지 70%인 독해력 테스트에서는 짧게는100 단어정도에서 길게는800 단어정도의 길이로 구성된 다양한 소재의 글을 읽고 이 글들이 나타내고자하는 주제나 작자의 의도 등을 묻는다. 이것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주어진 글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하는데, 이를 위해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는 닥치는 대로 흥미있는 소설들을 읽는 것이다. 논란의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그 소설이 꼭 잘 알려지고 작품성이 뛰어난 고전일 필요는 없다. 물론, College Board가 추천하는 101권의 양서 목록에 들어있는 고전들을 읽는다면, SAT 준비를 위한 비타민이 될뿐만이 아니라, 달고 향기로운 마음의 양식이 될 것임에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고전이라는 것들이 많은 경우에 우리 자녀들의 입맛에 사근사근하게 와 닿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이라 아예 책읽기를 멀리하게 되는 쓴 보약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뭏든, 지난 100년 이내에 출판된 소설들 중에서 바른 문법을 사용해 쓰여진 책이라면 어느 것이라도 읽는 이의 어휘력 향상과 문장 구조를 이해하는 힘을 기르는 보약이 될 것임에 분명하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종류의 책을 읽느냐라기 보다는 어떤 책이건간에 얼마나 지속적이고 규칙적으로 또한 분석적으로 읽느냐가 중요하다. 이런 목적으로 요즘에는 아예 공상과학 시리즈의 만화로 구성되어 SAT 단어들을 공부하게 만들어진 책들이 출판되기 시작하는 경향도 보여준다. 만약에 자녀가 어느 특정 분야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그 분야의 전문 잡지 또는 신문의 특정난을 읽도록 추천하는 것도 좋다. 과학에 흥미가 있는 저학년 아이라면 Kids Discover라든지, 중/고생의 경우에는 Odyssey Magazine 등과 같은 잡지들을 읽도록 구독을 신청하거나 도서관에서 빌려 읽도록 권장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두번째로, 어휘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보다 구체적이고 자신에게 적합한 방법들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서점에 즐비하게 깔려있는 어휘력 보강 참고서들 중의 하나를 골라 꾸준히 공부한다든지, 하루에 시간을 정해 놓고 신문이나 잡지를 읽고 모르는 단어들을 사전에서 찾아 단어장을 만들고 외운다든지, 아예 SAT 준비서에 모아 놓은 단어들을 하루에 몇개씩 외운다든지, 자신에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개발하여 시행해야 힐 것이다. 이것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하루에 얼마만큼의 시간을 정해 놓고 거르지말고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약은 정해진 시간에 먹는 것이 좋고, 거르면 효과가 반감된다는 이야기를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저녁을 먹고 나서 잠자리에 들기전의 어느 시간을 정해, 어머니와 아들, 또는 아버지와 딸, 또는 가족 모두가 모여 앉아 단어장을 사이에 두고 서로 그 의미를 묻고 대답하는 조금은 어색한 ‘가족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아들 녀석이 물어 보는 단어의 발음을 문제 삼으며, “아빠, 어떤 것 물으신 거예요. 스펠링 좀 말 해 보세요.”라는 지적도 배우는 과정의 인고로 여기며 인상쓰는 대신 같이 허허 웃고 어깨를 툭 쳐주며 격려하는 그런 시간을 갖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