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이 (거의) 없는 대학 11. Cooper Union

3년전인 2009-10 학년도에는 미 전국에서 58개 대학만이 1년 총 학비가 $50,000을 넘었는데, 그 다음해에는 그 숫자가 100 학교, 작년에는 123 개 대학이, 올 해는 $60,000이 넘는 대학도 다수가 될 것이라는 통계를 대학 연감이 발표했다. 사립대 4년을 마치고 졸업하려면, 20만불이 훌쩍 넘는 비용이 든다는 계산이다. 경제가 활황이던 때에도 그랬지만, 특히 요즘같이 경기가 좋지 않은 때에는 5,6만불씩이나 되는 학비가 부담이 된다기 보다는 거의 불가능한 금액이다. 그래서, 몇 주전부터 우리 한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학비 부담이 거의 없는 명문 대학들을 선별하여 소개하는 시리즈를 시작했는데, 지난 주에는 아주 독특한 2년제 리버럴 아츠 칼리지인 Deep Springs College를 살펴 보았고, 오늘은 이 시리즈의 마지막에서 두번째 대학으로 뉴욕의 유서 깊은 미술/건축/공학 대학인 Cooper Un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 and Art를 소개한다.

Cooper Union 대학은 1859년 발명가이고 기업가이며, 박애주의자였던 피터 쿠퍼에 의해 뉴욕 맨하탄의 이스트 빌리지 지역에 설립되었다. 당시 미국에서 가장 부자중의 하나였던 쿠퍼는 독실한 크리스챤이었고, 기독교 정신의 실천을 교육에서 찾으려했다. 성경의 잠언에 나오는 “지혜의 길은 기쁨의 길이며, 그 길은 평안하다”를 모토로 학생들이 배움을 통해 사회에 나가 나눔의 도를 실천함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쿠퍼는 자신의 종교를 학생들에게 고집하는 대신, 누구든지 자격이 되는 학생은 자신의 종교와 인종에 상관없이 입학할 수 있도록했고,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의 자녀들을 위해 학비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급하는 전통을 수립했는데, 이것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근래에 들어 학교 재정이 악화됨에 따라 앞으로는 등록금을 부과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기는 하지만, 올 해도 각 학부생들에게는 $37,500에 달하는 학비 전액이 무상 지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학교는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크게 세가지 분야의 학문을 전공하는 세개의 단과 대학이 있는데, 전체 학부의 학생 수가 약 천명 정도이며 합격율은 지난 해의 경우 전국 최저 수준인 7% 정도로 아주 경쟁율이 높은 학교이다. 전체 학생중 공과 대학에 51%, 미술 대학에 33%, 그리고 건축 대학에 나머지 16%의 학생들이 소속되어 있다. 인종별 분포는 흑인과 아시아계를 포함하는 소수계가 41%, 백인계가 42%로 거의 비슷하며, 나머지 15% 정도는 외국인 유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다. 한편, 이 학교는 다른 대부분의 미국 대학들이 남녀의 비율이 거의 같거나 여학생이 6대4의 비율로 많은 것과는 달리 남여 학생의 비율이 65 대 35로 단연 남학생들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대학이며 뉴욕 주민이 58%로 압도적인 대학이다.

각 단과대의 특징을 간단히 살펴 보면, 건축 대학은 5년제 프로그램으로 한 연구 조사에 의하면 건축 연구 환경 분야에서 세계 3위에 올라있는 우수한 대학이다. 미술 대학은 회화, 조각, 드로잉, 영화, 비디오, 그래픽 디자인, 사진과 판화과가 있는데, 예술의 중심지인 뉴욕을 무대로 활동하는 작가들로 구성된 교수들로부터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생생하게 건져낸 예술의 흐름을 공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과 대학은 화학, 물리, 화학 공학, 토목 공학, 전기 공학, 기계 공학과 등이 속해 있는데, 토마스 에디슨이 공부한 곳으로 유명한 화학과, 그리고 학부 대학 중 미국 최고의 랭킹을 자랑하는 화학 공학과 등이 단연 돋보인다.

미술, 건축, 공학 세분야의 단과 대학은 각각 입학을 위한 요구 조건들이나 과정이 다르기에 각자의 지망 분야에 따라 모집 요강을 상세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미술과 공과 대학은 조기 전형인 얼리 디시전으로 학생을 선발하는데, 마감일이 보통 11월 초중순인 다른 대학들과는 달리 12월 3일인데 반해, 건축 대학은 조기 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하지 않는다. 또한 정시 전형의 경우도, 건축 대학이 원서 접수 마감일이 1월 7일, 미술 대학이 1월 9일, 마지막으로 공과 대학은 2월 1일로 각각 다르니 유의할 일이다.

입학 사정 과정도 각각 다른데, 건축 대학의 경우는 1월 7일까지 원서를 접수시키고, 2월 1일까지 SAT/ACT 성적, 고교 성적, 추천서, 그리고 유학생의 경우는 TOEFL 성적을 제출해야 한다. 그러면, 학생들에게 건축가로서의 자질을 테스트하는 테이크 홈 시험을 보내 주는데, 이것을 보통 3, 4주만에 마쳐서 학교에 제출하도록 되어있다. 미술 대학의 경우도 이와 비슷한데, 먼저 원서를 접수시킨 후 학교 성적 등의 추가 서류를 2월 1일까지 제출하고, 홈 테스트를 받으면, 3, 4주만에 포트 폴리오와 함께 학교에 제출해야 한다. 공과 대학의 경우는

2월1일까지 원서를 접수시킨 학생들에게 학교측이 에세이 제목들을 이메일로 보내 주는데 이것과 고교 성적, SAT/ACT 성적, 추천서 등을 2월 10일까지 대학 입학처에 제출하면 된다. 한편, Cooper Union의 합격자 SAT 평균 점수대는 독해 665, 수학 715, 작문 675점 정도로 나와 있으니 참조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