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이 (거의) 없는 대학 10. Deep Springs College

3년전인 2009-10 학년도에는 미 전국에서 58개 대학만이 1년 총 학비가 $50,000을 넘었는데, 그 다음해에는 그 숫자가 100 학교, 작년에는 123 개 대학이, 올 해는 $60,000이 넘는 대학도 다수가 될 것이라는 통계를 대학 연감이 발표했다. 4년을 마치고 졸업하려면, 20만불이 훌쩍 넘는 비용이 든다는 계산이다. 경제가 활황이던 때에도 그랬지만, 특히 요즘같이 경기가 좋지 않은 때에는 5,6만불씩이나 되는 학비가 여간 부담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몇 주전부터 우리 한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학비 부담이 거의 없는 명문 대학들을 선별하여 소개하는 시리즈를 시작했는데, 지난 몇 주간 각각 중부의 명문인 Berea College와 명문 조선 공학 대학인 뉴욕의 Webb Institute, 보스톤 근교의 공과 대학인 Olin College of Engineering, 필라델피아의 세계적인 음악 대학인 Curtis Institute of Music을 소개했다. 이어서, 미국내의 다섯개 사관 학교들을 알아 보았고, 오늘은 아주 독특한 2년제 리버럴 아츠 칼리지인 Deep Springs College를 살펴 본다.

뉴욕 타임즈 신문이 “세계에서 가장 입학하기 까다롭고, 가장 혁신적인 학교중의 하나 ( … one of the most selective and innovative colleges in the world)”라고 극찬한 학교가 바로 오늘 소개하는 Deep Springs College이다. 캘리포니아 주와 네바다 주 경계의 황량한 사막에 위치하고, 가장 가까운 동네가 40마일이나 떨어져 있는 오지의 목장과 농장에 위치한 이 대학은 1917년 당시 광산 사업과 금융 사업등으로 큰 재산을 모은 부자이며 광산용 발전기의 파이오니어로 불리우는 루시엔 넌에 의해 설립되었다.

“사막은 깊은 개성과 독특한 소리를 지녔다. 유사 이래 위대한 지도자들은 사막을 찾았고 그것의 소리를 들었다…’당신은 왜 이 광야에 왔는가?’ 전통적인 학문을 하기 위해서도, 농장 생활을 즐기기 위해서도, 돈을 벌기 위한 상업적 직업적인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도 아니리라. 당신은 봉사의 인생을 준비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설립자는 이 대학의 위치와 목적에 대해 설파한 바 있다. 이에 걸맞게, 이 대학에 입학한 전 학생들은 등록금과 숙식비를 전부 장학금으로 지급받는 대신, 학문, 육체 노동, 자치의 세가지 요소를 병행해 실천한다. 즉, 학생으로서 최고 수준의 학문을 공부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들이 숙식과 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것들을 육체 노동을 통해 직접 해결하며 (예를 들어, 가축을 키우고 사료를 생산하며, 도축하고 우유를 짜는 등), 자신들의 공동체를 학교 행정 담당자들과 연합하여 자치적으로 운영한다.
이 대학은 2년제 대학으로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준학사 학위를 수여하기에 실망의 표정을 짓는 독자들도 계시리라. 하지만, 이 대학 대부분의 졸업생들은 다른 명문 4년제 대학으로 편입을 하고, 이들의 평판이 지극히 우수하기에 편입한 학교들의 면면도 화려하거니와 졸업생의 삼분의 이는 대학원에 진학하고, 전체의 절반 가량은 최종 학력이 박사 학위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지난 10년간의 통계를 보면, 졸업생의 16%가 하버드 대학에, 13%는 시카고 대학으로, 7%는 브라운 대학에, 또 다른 7%는 예일 대학에, 나머지는 콜럼비아, 옥스포드, 버클리 코넬과 스탠포드 대학으로 편입을 한 것으로 나타나니 이 대학 교육의 질을 알만도 하고 최고 명문대 예비 대학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고 하겠다.

이 대학은 전체 학생수가 26명으로 남학생만을 선발한다 (계속 여학생을 선발하지 않는 것에 대한 비나과 불만이 있어왔으나 현재까지는 여학생을 선발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 일년에 11명에서 15명을 선발하는데, 보통 100명에서 200여명의 학생이 지원하므로 대략 합격율이 6%에서 15%를 오르내리니 합격율만으로는 하버드와 견주어도 떨어지지 않는다.

이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두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첫째는 11월 7일까지 고교 성적 증명서, 세편의 에세이를 SAT나 ACT 성적과 함께 제출해야 한다. 이 단계를 통과하면, 12월초에 통보를 받는데, 다음 단계는 두 편의 추천서와 추가 에세이를 작성해 1월 중순까지 제출한 뒤 학교를 방문해 3~4일간 머물며 인터뷰를 받아야 한다. 이 학교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SAT 평균 성적은 독해와 수학이 각각 700점 내외로 대단히 높은 편은 아니고 이 시험 성적에 대한 비중도 그리 크지 않다. 이 대학 입학 담당자들에 의하면, 이 대학은 사정에서 에세이와 인터뷰에 가장 중점이 주어진다고 한다.

이 대학은 외국인 유학생에게도 문호를 개방하는데,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유학생의 경우 TOEFL 시험을 치르고 점수를 제출해야 한다. 타 대학에 재학중인 학생들의 편입도 허용하는데, 이 경우에는 고교와 대학의 성적을 같이 제출해야 한다. 단지 타 대학을 졸업했거나 25세 이상인 학생은 입학 자격이 없다. 마지막으로 학비와 숙식비 이외에 일년에 학생이 지출하게 되는 비용은 약 $2,800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