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의 조기 전형 (Early Admissions) 3

미국 대학의 조기 전형 (Early Admissions) 3

“제 아들 아이가 벨뷰의 고등학교 12학년인데 얼리 디시전으로 Johns Hopkins 대학에 지원하라고 했더니, 자기는 못 한다고 고집을 부리네요. 제가 주위에 알아보니까 그 학교가 얼리 디시전으로 지원하면 합격율이 50퍼센트나 된다는데 말이에요 (이수치는 몇년전 통계에 기반한 것으로 지금은 훨씬 다름).” 정확한 통계 수치와 시차를 생각하지 않고 한국에서 건 전화여서 한밤중에 눈을 비비며 받는 것이라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얼마나 답답하시면 전후좌우를 생각지 않으시고 전화를 했을까 생각하며 자녀의 학교 성적, 수강한 학과목의 난이도, SAT 성적 등등에 대해 물었다.

결과는 그 학교에 합격하기에는 많이 무리가 되는 것이었지만, “아드님 성적으로는 언감생심입니다”라고는 말할 수 없어 휘휘 에둘러 설명을 한다 “합격율이 상당히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만, 그 합격율에는 운동 특기자나 동문 우대자 등등이 포함된 것인데다가, 얼리 디시전으로 지원하는 학생들은 그 학교에 꼭 입학하기를 원해 그 학교의 전형 기준에 맞게 오래전부터 준비해왔기에 그 아이들의 스펙(한국에서 흔히 쓰는 말로)이 아드님과 비교해 만만치 않을 겁니다. 더구나 그 학교는 입학해서도 공부하기가 굉장히 빡빡한 학교로 유명합니다.” 정도로 이야기를 하고 끊을까하다가 몇가지를 덛붙인다. “얼리 디시전을 사용하는 학교중에서 Lehigh University (65%)나 Brandeis University (57%)등도 합격율이 아주 높은 학교들인데요. 아드님에게 맞는 학교일지 한번 검토해 보시죠”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얼리 디시전(ED)이 합격율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모든 학교가 그런 것도 아니다)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물건을 살 때 가격만 맞으면 사는 것이 아니듯, 대학이 합격율 고저만 따져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따져 볼 것이 많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조기 전형의 이점에 대해서 계속해 살펴 보도록 하겠다.

1. 조기 전형의 이점은 무엇인가?
많은 학생들은 자신들이 조기 전형으로 지원하면, 일반 전형으로 지원할 때에 비해서 훨씬 유리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조기 전형으로 대학에 지원한다. 비록 조기 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수가 어느 대학을 막론하고 일반 전형으로 지원하는 학생 수에 비해 현저히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조기 전형으로 입학하는 것이 일반 전형과 비교해 쉬운지 어려운지의 여부는 각 대학의 정책에 따라 다르므로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조기 전형으로 원서를 제출하는 것이 유리한지의 여부를 알기 위해서는 원서를 내기 전에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해당 대학의 입학 사정관에게 물어 보거나 또는 자기 자신의 학력 상태등에 대해 점검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1) 전체 합격자 중에서 얼마만큼의 학생들이 조기 전형으로 선발되는가?

2) 조기 지원자 중에서는 몇 퍼센트의 학생들이 합격되며, 일반 전형에서 합격하는 학생들의 비율은 얼마인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 첫번째의 비율이 두번째와 비교해 높으면 높을수록, 조기 전형으로 지원하는 것이 일반 전형으로 지원하는 것에 비해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3) 고등학교 시니어의 가을 학기 성적이 원서에 들어가는 것이 좋은 지, 또는 포함되지 않는 것이 유리할 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주니어까지의 성적이 어땠는 지와는 상관없이 만약에 시니어 학년의 첫학기 성적이 아주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일반 전형으로 지원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왜냐하면, 조기 전형의 경우에는 시니어 학년의 일학기 성적이 나오기 전에 벌써 합격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4) 조기 전형, 특히 Early Action의 경우가 유리한 이유 중에 중요한 한 가지는, 조기 전형으로 지원한 경우에 합격 여부를 일찍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합격한 경우에는 여유있게 나머지 학교들의 합격 여부를 기다릴 수 있을 뿐 아니라, 불합격이 된 경우에도 전열을 재정비하여 다른 학교들에 원서를 제출할 수도 있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대학들이 합격이나 불합격을 결정하지 않고, 그 원서를 일반 전형으로 돌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일반 전형의 마감일에 늦지 않게 보강 자료들(예를 들어, 시니어 일학기 성적이나 과외 활동 내용등)을 잊지 말고 제출해야 한다.

5) 마지막으로 조기냐 일반 전형이냐를 결정하는 것은 지원자 자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친구들이 지원한다고 따라할 것도 아니며, 가족의 재정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턱대고 ED로 지원해서도 안될 것이다.

가을 학기의 스케쥴이 어떤지 (조기 전형의 경우, 가을 학기 초에 모든 준비가 끝나야 함) 등의 여러가지 선택사항들을 고려하고, 카운슬러나 가족등과도 상의한 후 신중히 결정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