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의 재정 지원 1

미국 대학의 재정 지원 1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기간이 점점 길어져 가고 불황의 끝이 오는 기미가 밝게 보이지 않는 요즘같은 때에는 자녀들이 원하는 대학에 들어 가는 것을 간절히 바라면서도 대학에 들어 가면 학비를 어떻게 낼 수 있을까가 큰 고민 중의 하나이다. 어떤 분들은 대학에 들어가기만 하면, 학자금 융자를 받아서 학교에 다니고 졸업 후에 갚으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하시는 분도 계시다.

당연히 틀린 말이 아니고, 자녀들의 자립심 고취라는 측면에서도 좋은 일이다. 하지만, 또다른 측면에서 보면,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 적령기가 된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 아무리 상대방이 마음에 들고 좋아도 학자금 융자 빚이 많은 상대는 재고해야한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을 정도이니 신경이 쓰이는 것도 사실이다. 경제 여건이 지금만큼은 나쁘지 않았던 오바마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일 때, 미국의 대학은 학비가 너무 비싸 대학에서의 수학 능력이 있는 학생들도 대학을 갈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지적한 것이 기억난다.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고, 여러가지 면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새로운 제도들이 시작되고 실행되고 있지만, 아직도 갈길은 멀다.

하지만, 대학에 진학하는 자녀들에게 국가나 대학이 지원하는 재정 보조의 자세한 사항들을 알면, 그리 비관적인 것도 아님이 분명하다. 이번 호부터 대학에 합격한 학생들이 받을 수 있는 재정 보조 프로그램, 즉 financial aid란 무엇이며, 어떤 종류가 있고, 이 재정 보조를 적절히 받기 위한 특별한 방법이 있는 지에 대해서 몇 회에 걸쳐 비교적 자세히 설명드리도록 한다.

미국 역사상 대학 교육을 위한 재정 보조(Financial Aid)의 시초는 1643년에 Ann Mowlson이라는 부인이 하버드 대학에 재학 중인 가난한 학생들을 위한 학자금을 보조하기 위한 기금으로 당시로서는 거금인 100 파운드를 기부한 것에서 비롯한다. 그러나, 미국에서 현대적인 의미의 재정 보조 프로그램이 시작된 것은 그로부터 300년이상이 흐른1958년이다. 미 연방 정부가 그 해에 대학 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재정 보조를 시작한 것은 한 해전인 1957년에 우주 개발의 경쟁자였던 소련의 무인 우주선인 스푸트닉호가 사상 최초로 지구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것에서 자극을 받은 바 크다. 냉전하에서 모든면에서 최대 경쟁 상대인 소련을 앞서기 위해 가능한한 많은 인재들의 교육에 투자를 해야한다는 인식에서 시작된 것이다.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고등학교까지는 무상교육이지만, 대학 이상의 교육을 위해서는 피교육자 본인이나 가족이 그 비용을 담당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므로, 자신의 능력으로 등록금을 낼 수 있는 가정의 자녀들만이 아닌 모든 사람들이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균등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국가가 도와 주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재정 보조, 즉 financial aid 프로그램이 생겨난 것이다. 칼리지 보드의 통계에 의하면, 미국 주립대학의 평균 등록금 액수는 7,600불 (비거주민 학비는 12,000불) 정도이고, 사립 대학은 2만 7천불 가량으로 나와 있다.

이 지역의 UW 등록금이 년간 8천 7백불 정도이니까 평균보다는 약간 비싼 셈이다. 물론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아이비 리그 대학과 같은 동부의 사립 대학들은 년간 3만불을 넘는 대학들이 많고, 기숙사비나 다른 비용들을 합친 액수인 전체 비용은 5만불에 가까운 학교들도 100여 군데가 있는 형편이니 미국의 사립 대학을 졸업하기 위해 드는 비용이 만만한 금액이 아님은 틀림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녀를 대학에 보낼 수 있도록 도와 주는 것이 바로 재정 보조라 할 수 있다. 다시말해서, financial aid란 어떤 학생이 대학에서 공부하는데 드는 전체비용 중에서, 학생과 그 가족이 가능한 한도까지의 비용을 부담하고 연방 정부나 주 정부 또는 해당 대학이 그 차액을 보조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면, 전체 비용이란 무엇이며, 학생과 가족이 부담할 수 있는 금액의 기준은 누가 정하는 것일까? 전체 비용이란 학생이 대학에 등록하여 공부하는데 드는 모든 비용을 합친 금액(Cost of attendance)을 말한다. 즉, 학교에 내는 등록금, 기숙사비는 물론이고, 책값이나 기타 공부에 필요한 경비, 개인의 용돈과 교통비 또는 집에서 멀리 떨어진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명절때 가족을 방문하는데 드는 항공료까지를 포함한 모든 비용인데, 학생이 가고자하는 대학의 웹사이트나 안내 책자를 보면 대개 이 비용들에 대한 상세한 설명들이 나와 있다.

우리 지역의 UW의 경우에는 거주민의 경우 기숙사에 거주할 경우 등록금 9천여불, 기숙사비 9천여불 가량을 포함 약 이만 이천불 정도로 나와 있고, 많은 사립 대학들의 경우에는 학비 삼만여불, 기숙사비 만불정도를 포함해 약 오만불로 나타나 있다. 다음에는, 한 가족이 부담할 수 있는 액수는 누가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결정하는 지가 큰 관심사일터이니 다음호에서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갈 것이다.

[벨뷰 eWay Learning Center 민명기 원장] www.ewaybellevu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