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길라잡이 7

SAT 길라잡이 7

한 동안 소식이 없던 지인이 전화를 했다. “우리 애, 있잖아. 아니 쟌, 작은 아이 말이야. 큰 애는 벌써 대학 갔지.” 세월은 참 빠르다. 안 본지 얼마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는데. 코흘리개가 벌써 고등학교 시니어가 된다니. 이 친구 곧장 본론으로 들어간다. “쟌이 SAT를 봤는데, 점수가 바라는 만큼 안나오는 모양이야. 9월에 ACT라는 걸 본다는데. 어떻게 생각해?”

시니어가 되는 새 학기를 앞둔 이맘때가 되면 대입 원서 제출을 목전에 둔 많은 학생들이 대입 표준 학력 시험들인SAT와 ACT를 놓고 심각한 저울질을 한다. “ACT는 수학 시험에서 비교적 꼬인 문제들이 없이 단순하다고 하던데.”라는 말을 친구로부터 들은 어제는 그 추가 ACT쪽으로 기울더니, “넌 영어 어휘에 강하니까 SAT가 더 맞지 않을까?”라는 카운슬러의 조언에 오늘은 SAT 쪽으로 무게가 더해진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SAT나 ACT 두 시험중에서 하나의 성적만 제출하면 되도록 요구하기 때문에 어떤 것을 택해도 상관은 없지만, 둘 중에 어떤 것이 자신의 능력이나 특성에 더 맞는지 사실 확실히 알 수가 없기에 답답한 것은 당연하다. 물론 두가지 시험을 다 치르고 더 좋은 성적이 나온 시험의 결과를 지원 대학에 보내면 간단하지만, 시간에 쫓기는 수험생들이 두 시험을 다 준비하는 것이 그리 쉬운 것만은 아닌지라 선택에 장고를 거듭하게 된다. 이런 자녀들을 두신 부모님들을 위해 SAT를 다루는 이번 시리즈의 대미는 SAT와 ACT 두 시험의 장단점과 차이점들에 대한 간단한 설명으로 장식하려 한다.

SAT와 ACT는 아주 간단히 말해, 한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수학 능력 (수능) 시험의 미국판이라고 보면 된다. 먼저 SAT를 보면, 한국의 수능 시험과 비교할 때 이름 자체를 놓고 보아도 유사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한국의 수학 능력 시험을 영어로 번역하면, Scholastic Aptitude Test 정도가 될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SAT는1901년에 이 시험이 처음 생겼을 당시에는 명칭이 Scholastic Achievement Test(학업 성취도 시험)였지만, 1941년에Scholastic Aptitude Test (학업 능력 시험)으로, 다시 1990년에는Scholastic Assessment Test (학력 평가 시험)으로 바뀌었고 마지막으로 1994년부터는 단순히 SAT 또는 SAT Reasoning Test로 부르고 있다.

우리 한인 부모님들에게는 비교적 덜 알려진 ACT는 원래 American College Test의 약자로서, 미국 대학 입학 시험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이 시험의 이름도 1996년부터는 단순히 어느 것의 약자가 아닌 ACT가 됨). 중부의 아이오와에서 시작된 이 시험은 2차 세계 대전 이후에 대학 교육을 위한 재정 지원이 늘어나면서 대학에 입학하려는 학생의 숫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당시에 엘리트 사립 학교들의 입학 시험으로만 주로 사용되어 오던 SAT를 대체하여 많은 주립 대학이나 소규모 사립 대학들이 신입생을 선발하는데 있어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시험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1959년에 생겨났다. SAT가 동부와 서부 지역의 대학들에서 전통적으로 편애를 받아 온 것과 비견될만큼, ACT는 중부 대학들에서 강세를 보여 온 바 있는데, 한 예로 일리노이, 미시간, 콜로라도, 켄터키와 와이오밍 주에서는 모든 고교 재학생들이 학력 평가를 위해 이 시험을 의무적으로 치루게 되어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역 구분없이 두 시험이 어느 대학들에서나 공평하게 받아들여 지는 추세이다.

SAT는 일년에 일곱번 (1/3/5/6/10/11/12월) 시행되는데, 1월과 3월을 제외하고 보통 그 달의 첫 토요일에 치를 수 있게 되어있다. 이 시리즈의 초두에 소개한 것처럼 이 시험은 3시간 45분이 걸리는 아주 긴 시험으로, 작문 능력 (Writing Skills) / 독해력 (Critical Reading) / 수학 (Math)의 세 분야를 다루는 각 세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총 9개 섹션이 있다 (그렇지만 실제 시험에서 학생들이 치르는 시험은 10개의 섹션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중의 한 섹션은 점수에는 가산되지 않고 미래의 시험에 출제할 문제들을 테스트하는 문제들로 구성됨). 각 분야는 최소 200점 기본 점수에 최고 800점 만점이므로 총 2400점 만점인 시험이다. 이 시험은 순발력이 뛰어나고 머리가 좋은 학생들에게 유리한 시험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ACT는 일년에 6번 (2/4/6/9/10/12월) 시행되는데 보통 짝수달이며, SAT와는 다른 날자에 시행되므로 두 시험이 겹치는 6, 10, 12월에도 두 시험을 시간차를 두고 볼 수 있다. 이 시험은 SAT 보다는 짧은 3시간 30분이 걸리는 시험으로 영어 (English), 독해력 (Reading), 수학 (Math), 과학 (Science)의 네 분야로 구분되는데, ACT의 영어는 SAT의 작문 능력부문과, 수학과 독해력은 두 시험에서 거의 동일하며, ACT에만 있는 과학 분야는 독해력 시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구체적인 과학적 지식이 없어도 충분히 풀 수 있는 정도이다. 이 시험은 각 섹션 36점 만점으로 총점을 섹션 수로 나누어 종합 점수 역시 36점 만점으로 계산된다. 이 시험은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한 근면 성실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시험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두 시험의 장단점과 상이한 특징들에 대해서는 다음 호에서 자세히 다루기로 한다.

[벨뷰 eWay Learning Center 민명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