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길라잡이 3

SAT 길라잡이 3

워싱턴 주의 남단에 위치한 한 작은 도시에 사시는 지인이 오랫만에 전화를 했다. 말에 앞서 먼저 한숨을 푹 쉬시며, “올 가을에 고등학교 졸업반이 되는 우리 아이가 시골 학교에 다니다 보니까 학교 성적은 전체 일등이잖아요. 그런데, 지난 6월초에 본 SAT 성적이 생각보다 낮게 나왔어요. 거의 모든 과목에서 A를 받으니 SAT도 당연히 어느 정도는 나오리라 기대했는데 말이에요.” 들어보니 나쁘지 않은 점수이지만, 부모님이 원하시는 대학의 합격자 평균 점수에는 못 미치는 점수여서 실망이 대단하신 거였다. 다음날 먼길 운전해 시애틀로 올라와 상담을 한 아이 역시 풀이 많이 죽은 기색이 완연했다. “아니 이 녀석아, 뭐 그리 맥아리가 없어. 방학이 10 주나 되잖아. 공부 별로 못하고 본 점수가 그 정도면, 이 긴 방학동안에 집중해 공부에 전념하면, 개학하고 10월초에 있는 시험에서 충분히 네가 필요한 점수를 받을 수 있겠네” 격려해 주었다. 여름이 끝나면, 12학년이 되는 아이니까, 작년 10월에 본 PSAT 시험 결과와 지난 6월에 본 SAT 시험의 결과를 분석해 보니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자신있게 아이에게 조언을 할 수 있었다.

지난 주에 “SAT는 어떤 과목들로 구성되며, 어떻게 여름을 활용하여 이 대입 표준 시험의 준비를 하는 것이 좋을까?”에 대해 간단히 소개했다. 간단히 말해, SAT의 시험 과목은 세가지이다: 독해력과 어휘력을 측정하는 Critical Reading, 에세이를 쓰는 능력과 문법 지식을 평가하는 Writing Skills, 그리고 대수 2와 기하까지의 수학 능력을 평가하는 Math로 각각 800점이 배당되어 2,400점 만점의 시험이다. 점수를 일반화하기에 문제가 없지는 않으나 대학 입학에 가능한 점수를 어림잡으면 UW은 1800점대, 타주의 명문 사립 대학들은 2200점 이상정도로 보면 큰 무리는 없다. 전국 평균 점수가 약 1500점 정도이니 결코 쉬운 점수는 아니되 불가능한 점수 역시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다.

시험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학생의 현 상황을 정확히 평가하는 일이다. 먼저, 11학년 초에 전국적으로 시행되어 댁의 자녀 역시 봤을 것임에 틀림없는 PSAT 시험 결과를 살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 시험을 본 뒤, 그 해 12월 중순경에 시험을 시행한 College Board로 부터 받은 평가서를 보면, 학생의 강점과 약점, 어떤 것을 보완해야 하는 지, 전국의 학생들과 비교해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 등의 자세한 평가가 나와 있으니 이것을 이용하는 것이 좋은 출발점이다. 둘째, PSAT 시험 이후에 실제 SAT를 본 경우에는 그 두 점수를 비교해 보고 어떤 변화가 있는 지를 살펴 본다. 셋째, 현재의 실력을 평가하기 위해 모의 시험을 본다. 이 경우에는 SAT를 출제하는 College Board의 웹 사이트인 collegeboard.com에 가면, 무료로 진단 시험을 볼 수 있다. 아니면, 시중의 책방에 나와 있는 참고서들 중의 하나를 들춰 보면 (College Board, Princeton Review, Kaplan, Barron’s등 어느 것이나 괜찮음) 어느 책이나 모의고사가 들어 있으니 이를 활용해도 좋다. 여름 방학 중에는 거의 모든 학원들이 무료 모의고사를 시행하니 이를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데, 모의 고사를 학원의 등록과 반강제적으로 연결시키는 곳과 학원 등록시 지나치게 높은 수강 비용을 부과하는 곳은 피할 필요가 있다.

이 모의 고사를 보면, 많은 경우에 우리 한인 동포 학생들이 약한 부분은 위에서 언급한 Critical Reading 부문이다. 다는 아니지만, 수학은 비교적 쉬운 문제들이 출제되는데다 우리 자녀들이 수학에 비교적 상대적으로 강점을 보이며, 낮은 점수를 받는 경우에도 여름 방학동안 시간을 투자하면, 높은 점수를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문법 시험 역시, 모의 시험이나 기출 문제들을 많이 풀어 보고 유형별로 항목들을 정리해 공부하면, 별로 큰 어려움을 격지는 않을 수준의 문제들이다 (기출 문제라는 말을 부정적인 방법을 통해서만 입수할 수 있는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기에 소개하면, College Board는 매년 치뤄지는 7번의 시험 중에서, 10월, 1월과 5월의 시험을 그 시험을 본 학생들 중 원하는 학생들에게 대금을 받고 공개하므로 합법적으로도 기출문제를 입수할 수 있다).

그러나 Critical Reading 시험의 경우는 우리 학생들이 고득점을 받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고, 단 기간에 준비하여 좋은 성적을 내기가 좀 어려운 시험이다. 저학년 때부터 이 독해력 평가 부분의 시험 대비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준비는 단어 공부와 책읽기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것인데, 이에 대해서는 다음주에 다시 자세히 설명하기로 한다.

[벨뷰 eWay Learning Center 민명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