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길라잡이 1

SAT 길라잡이 1

대입 상담을 하다 보면, 많은 부모님들께서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그릇된 고정관념 중의 하나는 SAT 성적이 대학들의 입학 사정에서 제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아이가 SAT 성적은 좋거든요. 학교 성적이 썩 좋지는 않지만 아이비에 한 번 넣어 볼까요?,” “아니 우리 타미는 다른 건 다 괜찮은 데, 유독 SAT만 보면 성적이 안 나오네요. 좋은 대학에 가기는 틀린거죠?” 이번 주부터 시작하는 SAT에 관한 시리즈 중에 자세히 다루겠지만, 사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남부의 하버드로 불리는 듀크 대학의 입학 사정관을 지낸 Rachel Toor에 의하면, 이 대학의 신입생 사정에서 SAT 성적이 차지하는 비중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문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의 경우, 이 지원자가 얻은 표준 시험들의 총 성적은 학과목의 선택, 학교 성적, 추천서, 에세이, 과외 활동등과 같은 여섯 분야중의 하나로 균등한 비중으로 취급된다. 수치로 따지자면, SAT를 비롯한 시험 성적들이 입학 사정에 있어 약 16 퍼센트 정도의 비중을 갖는 셈이다. 크다면 크지만, 가장 큰 요소는 아니다. 물론 이 시험 성적들이 엔지니어링 학과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약 두 배 정도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는 하지만, 우리 부모님들이 생각하는 것만큼의 크기는 아니다.

그렇다고, SAT와 같은 표준 시험 성적의 중요성을 완전히 무시하고저 함은 물론 아니다. 물론, 요즘 한참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아이 패드를 만든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다닌 학교로 유명한 오레곤의 Reed College나 동부의 명문교들인 Smith College, Wake Forest College같은 대학들은 SAT나 ACT같은 표준 점수를 제출하지 않아도 입학 원서 제출에 아무 문제가 없다. 이와 같은 표준 대입 학력 고사들을 입학 지원의 필수요건에서 제외시키는 경향이 점차 확산되고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명문 대학의 입학 사정에서 이 시험 성적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높다. 지난해 10월에 필자가 속해있는 전국 대입 카운셀러 협회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각 대학의 입학 사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사항들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대학 수준의 과목들에서의 성적, Grades in college prep courses/ 2. 수강 과목들의 적절성 또는 수준, Strength of student academics (difficulty of student’s course curriculum) / 3. 대입 표준 시험의 성적, Admission test scores (SAT and/or ACT scores)/ 4. 전체 평균 성적, Overall grade point average (GPA)/ 5. 대입 에세이, Application essays/ 6. 고교 학년 석차, Class rank/ 7. 동 대학에 입학하고자하는 관심도, Demonstrated interest of students in attending a particular college/ 8. 카운슬러의 추천서, Counselor recommendations/ 9. 교사 추천서, Teacher recommendations/ 10. 인터뷰, Interviews/ 11. SAT 과목별 시험 성적, SAT Subject Test™ scores/ 12. 과외 활동, Extracurricular activities). 즉, 대학들의 입학 사정에서 SAT 시험 성적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원자의 고등학교 성적과 관계되는 사항들 (어떤 과목들을 어떤 성적으로 이수했는 지의 여부) 다음으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임에 분명하다.

SAT의 중요성에 대한 우리 세대의 집착은 아마도 한국의 대입 사정에서 예비고사나 수능시험이 차지하는 큰 비중의 잔재가 우리 부모님들의 머리속에 남아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또한, 위의 조건들 중에서, 다른 것들은 시간과 정성이 오랫 동안 투자되어야 이룰 수 있는 것들이지만, 유독 SAT만은 외견상 비교적 짧은 시간을 투자해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많은 수험생들과 학부모님들이 여기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은 분명해 보이고, 일견 설득력도 있어 보인다. 이러한 이유에서 대리 시험, 시험지 유출, 시차를 이용한 부정 행위 등의 재기발랄한 각종 방법들이 활개를 치고 있는 것이리라.

이렇듯 말도 많고 탈도 많은 SAT 시험이 아직도 미국의 교육 시스템 속에서 굳건히 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원래 표준 시험의 효용은 각각 다른 환경 속에서 공부한 사람들을 객관적인 기준 아래 평가하기 위함이다. 즉, 시골이나 도시, 사립이나 공립, 수 많은 다른 종류의 고등 학교에서 교육받은 학생들의 학업 능력을 객관적으로 비교하기 위해 모두가 같은 종류의 시험을 공통적으로 보면 비교의 근거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이 시험의 주관 기관인 칼리지 보드에 의하면, 이 시험이 대학 입학 사정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주된 이유 중의 하나는 이 시험 성적이 해당 학생이 대학에서 얼마나 공부를 잘할 수 있는 지의 여부에 대한 지표가 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이 맞는 이야기인지, 어떻게 SAT를 준비하는 것이 좋은 지등을 다음주부터 살펴 볼 예정이다.

[벨뷰 eWay Learning Center 민명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