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류 학생과 대학 입학 1

체류 학생과 대학 입학 1

“스티븐은 열한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왔다. 엔지니어인 그의 아버지는 미국내의 한 회사의 주선으로 H-1B 비자를 받아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고, 어머니와 스티븐은 H-4 동반자 비자를 받아 미국에서 거주하게 되었다. 합법적인 거주민으로 스티븐은 아무런 걱정없이 공립 학교를 다니며, 교회의 학생부 활동에 열심일뿐아니라 학교의 배구팀에서 빼어난 활약을 하는 소년이었다. 또한, 영화에 관심이 많아 나중에는 영화 공부를 해서 자신이 살고 있는 뉴욕의 퀸즈나 플러싱 지역을 배경으로한 이민자들의 삶을 다루는 영화를 만들 꿈을 갖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스티븐의 아버지가 다니던 회사에서 직장을 잃게 되자 모든 것이 갑자기 변했다. 비자가 만료되고 미국에 거주하는 것이 더 이상 합법적인 것이 아니게 되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를 빌리는 것도 마음대로 되질 않게 되고, 부모님은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도 했으나 스티븐이 이미 한국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결론으로 그냥 눌러 앉아 있게 되는 상황이 길어만 갔다. 지금은 24살이 되었지만 운전 면허도 없고, 커뮤니티 칼리지에 다니고 있지만 졸업후에 취직을 할 수 있을 지 등에 대해 고민하느라 힘겨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어느 한인 불체자 학생(undocumented student)의 이야기이다. 미국에서 대입 카운슬러로 일하면서 가장 곤란한 경우는 불체자 가족들이 자녀의 대학 문제에 관한 상담을 부탁할 때이다. 이번 시즌에도 십여통의 전화를 받고 대답을 할 때마다 속시원히 문제에 답해주지 못하는 것에 미안함을 느낀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사실,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가 물어오는 모든 문제들에 대해 완벽한 답을 줄만큼 충분치 않은 점도 있었거니와, 대답은 하더라도 별로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가령, “우리 아이도 대학에 지원을 할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는 “물론이지요”라고 선뜻 답을 해 주지만, “그럼 대학 학비를 위한 재정 보조를 받을 수도 있겠지요?” 물어오면, “아! 그게, 아직은 허용이 되지를 않습니다. 나중에 드림 법안이 실시되면 가능하겠지만요”하며 말꼬리를 내리게 된다.

불체자 자녀들의 대학 입학에 관한 문제는 거의 모든 교육 칼럼들에서 많이 다루지 않은 문제이기에 언젠가 상세히 소개해야겠다는 마음이 있었지만, 자료가 별로 많지 않은 관계로 차일피일 미루어 왔다. 마침 근자에 유덥의 교수인 Roberto Gonzales가 발표한 논문을 읽고 그 내용에 근거해 불체자 가족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하여 불체자 학생들의 대학 입학에 관해 몇주에 걸쳐 소개하기로 한다.

매년 미국의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 중에서 무려 6만 5천명이 불체자 학생들이라는 통계가 있다. 여기에서 불체자 학생이라함은 보통 미국이 아닌 외국에서 출생하여 부모님과 함께 미국에 불법 (또는 합법)적으로 미국에 입국하여 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을 말한다. 같은 통계에 의하면, 미국내에 있는 불체 학생의 숫자는 백 팔십만명에 이르고 이는 전체 불체자의 15 퍼센트를 차지하는 숫자라고 한다.

대학 교육과 관련하여 불체자 학생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는 보통 1) 대학들이 불체 학생들의 입학을 허용하는지, 2) 대학들이 불체 학생들에게 어떤 종류의 등록금을 부과하는지, 3) 대학측이 불체 학생들에게 재정 지원을 어떤 형태로든지 운용하는지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주에는 이 질문들에 대해 간단히 답변을 하고 다음주부터 각각의 질문들에 대해 보다 자세하게 다루도록 할 것이다.

첫째, 미국의 연방법이나 주법등 어떤 법도 불체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하는 것을 금하는 법은 아직 없다.

두번째, 미국의 대부분의 주에서는 불체자 학생들에게 외국 유학생들과 같은 등록금을 부과한다. 하지만, 다음의 10개 주는 불체 학생들에게 거주민 학비 (resident tuition)을 내도록 정하고 있다: Texas, California, New York, Utah, Illinois, Washington, Nebraska, New Mexico, Oklahoma, and Kansas. 즉, 우리가 살고 있는 워싱턴 주의 경우는 불체 학생들에게 워싱턴 주의 주민들이 내는 액수와 같은 금액의 등록금을 내도록 정해져 있다.

세번째로, 대부분의 공, 사립 대학들은 불체 학생들에게 재정 지원을 하지않지만, 몇몇 사립 대학들과 두군데의 남부주 (Texas, New Mexico)에서는 이 학생들에게도 한정된 재정 보조를 한다.

[벨뷰 재능교육 민명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