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가 메디케어 보험 팔면 무조건 산다?
메디케어 보험도 올해부터는 코스트코에서 살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비영리단체 보험회사인 스캔 그룹과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맺고 메디케어 어드밴티지와 메디케어 서플리먼트, 두 보험 상품을 소개한다고 하니까요.
다만 미국 전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건 아니고 일단 2개 주에서 메디케어 어드밴티지를 그리고 또 다른 한 주에선 메디케어 서플리먼트, 이렇게 팔 계획이라고 하죠. 그러나 이 3개 주가 구체적으로 어디인지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아직 발표할 단계가 아니란 이유에서죠.
하지만 스캔 그룹이 이미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그리고 워싱턴, 이 3개 주에서 메디케어 보험을 팔고 있고 코스트코 전체 매장 중에서 35%가 이 세 주에 몰려 있습니다. 그래서 코스트코의 메디케어 보험은 아마도 이들 주에서 먼저 판매될 것으로 보는게 일반적 관측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습니다. 코스트코는 왜 메디케어 보험을 시작하겠다고 나선 걸까요? 사업을 키우기 위해서라고 봐야겠죠. 창고형 소매사업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긴 하지만 새로운 사업을 개발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그 자리를 빼앗길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을 수도 있으니까요.
게다가 메디케어 시장은 무척 큽니다. 거의 6천억 규모라고 하니까요. 이런 거대한 시장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그게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일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코스트코의 주 고객은 젊은 사람들이 아니라 좀 나이가 든 사람들입니다. 1946년부터 64년 사이에 출생한 베이비 부머 세대, 그리고 1965년과 81년 기간에 출생한 제너레이션 X, 이 두 그룹의 비중이 63%나 된다고 하니까요. 그러니까 코스트코 입장에선 이 두 그룹이 필요로 하는 상품이나 서비스, 이런 걸 계속 찾아낼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거라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겁니다.
문제는 코스트코의 코어 비즈니스와 사업 전략, 이것들과 메디케어 사업이 어울릴거냐 그거겠죠. 잘 알려진 것처럼 코스트코는 박리다매를 기본 사업전략으로 삼고 있는 기업 아닙니까?
그래서 마크업을 아주 낮게 매겨 가지고 상품을 팔고 있습니다. 브랜드 제품은 14 % 그리고 자체 브랜드인 커클랜드는 15% 수준이라니까 소매업계의 마크업 평균 100%에서 300% 와 비교하면 엄청나게 낮은 마크업이죠.
Loss Leader 전략도 과감하게 쓰고 있습니다. 1985년부터 지금까지 무려 40년 동안 핫독과 소다를 1달러 50센트에 팔고 있는 게 대표적이죠. 코스트코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카스토머 로열티, 이걸 키우기 위해서죠.
그럼 돈은 어떻게 버느냐? 연 회비를 받는 회원제를 통해서 법니다. 그리고 이 전략은 적어도 현재까진 통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멤버십 리뉴얼을 하는 고객들이 매년 90% 이상이라고 하니까요. 그렇다면 코스트코가 이런 박리다매 전략을 메디케어 보험상품을 파는 데도 쓸 수 있을까요? 쓰고 싶긴 하겠지만 아마 힘들 겁니다. 여러가지 법적 제도적 제약 때문이죠.
우선 메디케어 보험과 코스트코 멤버십을 묶을 수가 없습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이렇게 하는 건 명백히 불법이니까요. 그리고 코스트코가 의사들과 병원들을 엮고 또 그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일을 자체적으로 해가지고 비용절감을 하는 것도 현실적으론 넘기 힘든 벽이 될 겁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큰 이슈는 보험 사업에는 필수적으로 따르게 되는 무한대 손실 위험성, Unlimited Loss Risk 에 노출될 가능성입니다. 수술을 받거나 아니면 장기 치료를 받는 가입자들이 한꺼번에 늘어 나는 경우 회사가 책임져야 할 보상금이 무제한적으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죠.
만에 하나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회사의 존립 자체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뜻이죠. 그래서 메디케어 마크업을 아주 낮게 한다거나 Loss Leader 로 쓴다는 건 꿈도 꾸지 못할 겁니다. 어쨌든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많아진다는 건 나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건 메디케어 보험을 고를 때도 마찬가지고요.
다만 코스트코가 파는 메디케어라고 해서 최고다 또는 무조건 믿어도 된다고 하는 건 성급한 결론일 수 있습니다. 이미 말씀드린 대로 적어도 메디케어 보험 문제에 관한 한 아무리 코스트코라 해도 자기들이 그동안 써오던 비즈니스 전략을 그대로 적용하긴 어려울 거라고 보기 때문이죠.
그래서 코스트코가 메디케어 보험을 팔기 시작하면 바로 사겠다 그러는 건 현명해 보이지 않습니다. 반드시 다른 회사들 플랜들과 꼼꼼히 비교해 본 다음 구입 여부를 결정하는 게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